
▲ 46년생 김자영 개인품새부분 금메달 수상
지난 13일, 충청북도 진천종합스포츠타운 다목적체육관. 전국 670명의 실버 태권도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저마다의 도전을 펼쳤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실버태권도대회로, 개인전 350명, 단체전 13팀 320명이 출전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도복 차림의 어르신들이 품새를 펼치는 이 풍경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서산에서 온 청춘도복단 어르신들에게 이 무대는 몇 달을 준비해 온 진검승부의 자리였다.

▲ 종합시범경기 직전 청춘도복단 단원들의 긴장된 모습
태극1장·2장, 땀으로 새긴 품새
서산시운동재활연구센터 소속 청춘도복단은 이번 대회에서 개인품새(태극1장·태극2장) 종목에 출전했다. 결과는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5개. 총 12개의 메달이었다.
금메달은 신안, 김종한, 김자영 씨가 차지했다. 은메달은 김종숙, 조차순, 김금숙, 유재호 씨가, 동메달은 정진주, 성계순, 김명극, 이병일, 김기숙 씨가 각각 받아 안았다. 개인전에만 전국 350명이 출전한 치열한 경쟁이었다. 그 속에서 청춘도복단은 출전 어르신 12명 전원이 입상권에 이름을 올렸다.

▲ 경기 전, 80세 이상 어르신 개인품새 경기 연습 모습
창원·서울에 이어 3위… 단체 시범도 통했다
개인전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단체 종합시범 무대에서도 낭보가 날아들었다.
태권 음악체조 무대로 꾸며진 종합시범에는 전국 13개 팀 320명이 출전했다. 청춘도복단은 그 경쟁에서 전국 3위에 올랐다. 1위는 창원 실버태권도, 2위는 서울 벗나루체육관이었다. 서산의 어르신들이 전국 내로라하는 팀들을 제치고 단상에 오른 것이다.
단체 호흡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대회를 앞두고 청춘도복단은 개인 품새 연습과 함께 단체 동선과 팀워크를 반복해서 갈고닦았다. 서로 박자를 맞추고, 틀리면 다시 맞추고, 그렇게 완성된 무대였다.

▲ 개인품새 금메달을 목에 건 52년생 김종한 어르신과 권재일 관장
"포기하지 않고 버텨낸 것, 그게 진짜 메달“
권재일 관장이 꼽은 진짜 성과는 메달이 아니었다.
"처음 태권도를 시작하셨을 때는 동작을 따라 하는 것조차 어려워하셨던 어르신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연습하며 오늘의 성과를 만들어냈습니다. 메달의 개수보다도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고 끝까지 완주해 낸 어르신들의 열정이 더욱 값진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대회 준비 과정에서 어르신들이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던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으로도 태권도를 통해 건강은 물론 자신감과 삶의 활력을 얻으실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가겠습니다.“

▲ 밤에도 연습을 게을리 하지않았던 청춘도복단
"나이가 들어도 목표가 있으면 됩니다"
금메달을 목에 건 김자영 어르신은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젊은 사람들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태권도를 배우면서 몸도 건강해지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어요.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직접 경험했습니다. 더 많은 어르신들이 태권도를 통해 건강과 즐거움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 서산 청춘도복단 모습
한편, 청춘도복단은 서산시운동재활연구센터가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와 사회참여 확대를 목표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주 1회 이상 정기 수업을 통해 품새와 기본동작, 체력훈련을 이어온 어르신들이 이번 전국 무대에서 다시 한번 증명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 취재일: 2026년 6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