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강경 여행을 하다 보면 젓갈시장이나 근대문화거리처럼 잘 알려진 장소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요. 이번에는 그보다 조금 더 조용하고, 풍경이 좋은 숨은 여행지를 찾아서 다녀왔습니다.

▲ 논산 팔괘정의 모습
바로 강경 황산근린공원 인근에 자리한 논산 팔괘정인데요. 팔괘정은 우암 송시열이 세운 정자로 전해지는 곳입니다. 스승인 사계 김장생의 임리정과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어, 스승을 따르고 존경했던 제자의 마음이 담긴 공간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역사적인 의미도 있지만, 직접 가보니 이곳은 어렵게 공부하듯 둘러보는 유적이라기보다 금강 풍경과 대나무 바람 소리, 조용한 정자의 분위기를 함께 느끼기 좋은 여행지였습니다.

▲ 황산근린공원 돌산전망대의 모습
특히 돌산전망대와 함께 둘러보는 동선이 좋았는데요. 전망대에서 강경 일대를 내려다보고, 팔괘정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걸으면 짧은 산책만으로도 강경의 풍경과 역사, 고즈넉한 분위기를 함께 만날 수 있습니다.

▲ 팔괘정의 외관
팔괘정은 충청남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시대 정자입니다. 조선 중기의 학자 우암 송시열이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를 추모하며 학문을 연구하고 제자들을 가르치던 곳으로 전해집니다.
팔괘정이 더 의미 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가까운 곳에 사계 김장생의 임리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장생은 송시열의 스승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팔괘정은 스승의 정자인 임리정과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어, 스승 곁에서 학문을 이어가고 싶었던 마음을 떠올리게 합니다.

▲ 우암 송시열 선생이 세웠다고 전해지는 팔괘정
요즘의 시선으로 보면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만큼 스승을 존경하고 학문을 귀하게 여겼던 시대의 분위기가 남아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정자 앞에 서면 단순히 오래된 건축물을 보는 느낌보다, 한 사람이 머물며 공부하고 제자를 가르쳤던 시간을 상상하게 됩니다.

▲ 팔괘정에서 볼 수 있는 풍경
도심에서 멀리 벗어난 깊은 산은 아니지만, 팔괘정 주변에 들어서면 분위기가 꽤 조용해집니다. 사람이 많은 관광지와 달리 천천히 걸으며 둘러볼 수 있어 더 좋았습니다. 강경에서 여행 중에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한번 방문해 보세요.

▲ 정자에서 볼 수 있는 금강의 뷰
팔괘정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정자 주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었습니다. 아래로는 금강이 흐르고, 강경 일대의 풍경이 함께 내려다보입니다.
돌산전망대처럼 확 트인 전망을 한눈에 보는 느낌과는 조금 다르게, 팔괘정에서는 정자와 나무, 강변 풍경이 함께 어우러진 차분한 뷰를 만날 수 있습니다. 강경은 금강과 함께 발달한 지역이라 그런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팔괘정에 올라서 바라보니, 강경이 왜 예부터 중요한 고장이었는지 조금은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 대나무 소리까지 운치 있는 팔괘정
잘 알려진 관광지처럼 화려한 볼거리가 많은 곳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 조용함이 매력적인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대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대나무 잎이 서로 스치며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렸는데요. 사진으로는 잘 담기지 않지만, 그 소리 덕분에 공간이 훨씬 더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정자 주변을 천천히 걸으며 풍경만 보는 것이 아니라 소리까지 함께 들을 수 있어 기억에 많이 남는 곳이었습니다. 금강의 풍경,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오래된 정자의 분위기가 어우러져 잠시 쉬어가기 딱 좋았습니다.

▲ 우암 송시열의 글씨로 전해지는 암각 글씨
팔괘정 주변을 둘러볼 때는 정자만 보고 내려오지 말고 뒤편 바위도 함께 살펴보면 좋습니다. 이곳에는 우암 송시열의 글씨로 전해지는 암각 글씨가 남아 있습니다. 바위에는 '청초안'과 '몽괘벽'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는데요.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바위 위에 남아 있는 글씨를 보고 있으면, 이곳이 단순한 전망 좋은 정자가 아니라 학문과 사유의 공간이었다는 점을 더 실감할 수 있습니다.

▲ 고즈넉한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논산의 숨은 명소 팔괘정
팔괘정은 돌산전망대와 함께 둘러보면 더 좋은데요. 두 곳 모두 강경의 풍경을 볼 수 있는 장소로 짧은 시간 안에 전망과 산책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돌산전망대에서는 강경과 금강 일대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고, 팔괘정에서는 조금 더 고즈넉하고 차분한 분위기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한 곳만 보기보다 돌산전망대에서 먼저 넓은 풍경을 보고, 이어서 팔괘정으로 걸어가 조용히 정자와 대나무숲을 둘러보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강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젓갈시장이나 근대역사거리와 함께 묶어도 좋고, 짧게 자연과 역사 공간을 걷고 싶을 때 방문하기에도 좋습니다.

▲ 측면에서 바라본 팔괘정의 모습
팔괘정은 규모가 크지는 않아서 오래 머무는 여행지라기보다 돌산전망대와 함께 가볍게 산책하듯 둘러보는 코스였는데요. 빠르게 둘러보면 20~30분 정도면 충분하지만, 풍경을 바라보고 사진을 남기며 천천히 걷는다면 조금 더 여유롭게 일정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이곳에서 바라본 풍경이 좋았습니다.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뷰와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소리, 고즈넉한 정자 분위기까지 더해져 잠시 쉬어가기 딱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 돌산전망대에서 팔괘정으로 내려가는 코스
논산 강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팔괘정만 단독으로 보기보다 돌산전망대와 함께 둘러보는 코스를 추천드립니다. 강경의 풍경을 조금 더 깊이 느낄 수 있고, 사람이 많지 않은 조용한 여행지를 찾는 분들에게도 잘 어울립니다. 숨은 여행지라 그냥 지나치면 아까운 곳, 논산 팔괘정에서 조용한 강경의 매력을 만나보세요.
팔괘정
○ 위치 : 충남 논산시 강경읍 황산리 86-1
○ 입장료 : 무료
○ 주차 : 황산근린공원 주차장 무료 이용 가능
* 취재일 : 2026년 6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