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부여에 신동엽문학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신동엽 시인이 자라고 신혼생활을 했던 생가와 함께 그의 작품세계를 알리는 신동엽문학관이 있는데 신동엽이라는 시인이 궁금해 신동엽문학관을 방문했습니다.
신동엽문학관은 부여 읍내 주거단지 내에 있어 일부러 찾아가지 않는 이상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주차장은 문학관 내에 4대 정도 주차가 가능한 주차공간이 있지만 자리가 넓지 않기 때문에 주변 골목에 주차하는 것이 더 편리합니다.

문학관을 둘러보기에 앞서 움집터가 보였습니다.
시굴조사를 통해 백제시대의 저장시설로 추정되는 방형 수혈유구를 확인하였고 이 외에도 조선시대 주거지와 도기류, 자기류, 기와류 등이 출토되었다고 합니다.

문학관 입구에 칠판이 걸려 있습니다.
칠판에 분필로 글을 남길 수 있는데 분필과 칠판만 보아도 옛 감성이 느껴집니다.
"사양들 마시고 적고 가시라"라는 글이 신동엽 손글씨체로 적혀 있는데 부여군 지역공동체 활성화 재단에서 신동엽 시인의 손글씨를 서체로 개발한 것이라고 합니다.

전시관 내부에서 신동엽시인을 만납니다.
신동엽 시인은 1930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고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겪었지만 비극적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미래를 낙관하며 문학작품을 펼쳐냈습니다.
1959년 29세에 등단해 작품활동을 펼쳤는데 지병으로 인해 39세에 요절했습니다.
작품활동을 10년 밖에 하지 못했지만 그의 작품들은 많은 이에게 위로를 주었습니다.

전시관에서 그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성적표, 생활기록부, 반장 임명장, 신분증 등을 통해 성장과정을 살펴볼 수 있고 시인의 아내인 인병선 여사가 시인 신동엽에게 보낸 편지도 볼 수 있습니다.

대학 학생증, 교사 교원증, 문인증명서, 주민등록증, 전시 학생증, 충청남도 도민증 등 다양한 자료는 그 시절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신동엽 시인의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는데 그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껍데기는 가라」를 읽어 보았습니다.
짧은 시이지만 관념의 더깨를 떨궈낸 직설적인 정언이 명료한 가락을 타고 울리는 명작입니다.
민족의 알맹이를 지키고 가꾸려는 옹골찬 정열이 일관되어 '껍데기는 가라'는 구절과 함께 반복되고 있습니다.
시와 함께 시에 담긴 의미가 적혀 있어 이해가 쉽습니다.

북한산 최고봉인 백운대 남서벽에 신동엽 시인을 기념하는 '시인 신동엽길'이 있습니다.
남서벽은 약 360m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벽 중 한 곳으로 실제 등반길이가 330m에 이릅니다.
문학도인 김기섭씨가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시인의 이름을 바위에 새기고 싶어 개척했는데 추후에 신동엽 시인이 암벽등반을 즐겨 했다는 사실은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방문자의 흔적을 남기는 방문자의 집입니다.
자유롭게 메모를 남길 수 있는데 다녀간 이들의 글을 읽어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그 중 하나 눈에 띈 것은 '껍데기는 안주다'인데 진지하게 시인의 문학세계를 알아가다 가볍게 웃고 갈 수 있는 메모였습니다.

젋은 시절 시인 신동엽과 뜨거운 우정을 나누었던 작곡가 백병동 선생을 추모하는 기획전시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백병동 선생은 한국 현대음악의 선구자로 불리는 작곡가이며 가곡, 관현악, 실내악, 오페라, 무용음악, 국악곡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100곡이 넘는 작품을 발표하며 한국 현대 음악계를 이끌어오신 분입니다.
지난 3월 12일 별세하셨고 신동엽 시인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분이기에 그분을 추모하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신동엽 시인의 생에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인연 중 하나가 작곡가 백병동 선생을 만난 일이라고 합니다.
명성여고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화가 정건모씨가 둘을 이어주었고 오페레타 '석가탑'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신동엽 시인이 대본을 쓰고 백병동 선생이 작곡을 했는데 이를 공군교향악단까지 동원해 무대에 올린 일은 왕성한 나이의 예술적 열정이 얼마나 뜨거웠는지를 보여줍니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시인은 작고 했지만 백병동 선생은 한국 예술계의 원로가 되었습니다.
두 분이 함께 하던 시절의 사진들과 백병동 선생이 기증해 주신 악보 원본이 전시되어 있는데 젊은 날의 열정이 그대로 묻어 있습니다.

전시관을 둘러보고 북카페도 둘러보았습니다.
신동엽문학관에서는 다양한 행사도 진행하고 있는데 시인을 기리기 위해 매년 봄에 <백일장>을 열고 가을에는 <가을문학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건물 외부에 특별한 깃발이 있습니다.
신동엽 시인의 시가 적힌 깃발인데 바람에 나부끼지는 않지만 마치 시인의 시가 귓가에 들리는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신동엽시인의 생가도 둘러보았습니다.
이곳은 신동엽이 어린시절부터 결혼 후 까지 살았던 집터로 시인이 생활하던 방을 볼 수 있습니다.
생생하게 재현해 놓은 공간은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고 금방이라도 이 방에서 신동엽 시인이 나올 것 같은 느낌입니다.

바로 옆에 딸린 부엌에는 식재료를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분은 없는 생가이지만 아직까지 온기가 느껴집니다.
평소 신동엽 시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이번에 문학관을 둘러보며 자세히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부여 신동엽문학관
○ 주소: 충남 부여군 부여읍 신동엽길 12
○ 관람료: 무료
○ 관람시간: 4월 - 10월 09:00 - 18:00,1 1월 - 3월 09:00 - 17:00 (월요일, 1월 1일, 설날과 추석날 휴관)
○ 문의: 041-833-2725
* 취재일 2026년 5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