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에는 38개의 4년제·전문대학이 있다. 그중 천안은 단국대, 상명대, 호서대, 백석대, 남서울대, 한국기술교육대까지 굵직한 대학들이 한 도시에 모여 있는 보기 드문 '대학 도시'다. 그래서일까, 천안 서북구 월봉로 48번지에 자리 잡은 한 작은 캠퍼스는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바로 나사렛대학교(KNU).
재학생 약 4,148명, 캠퍼스 면적 약 14만㎡(약 4만 2천 평). 천안 4년제 대학 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작은 편이지만, "특수 교육 임용고시에서 매년 전국 수석·차석을 배출하는 학교"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특화 명문이다. 무엇보다 천안·아산 지역에서 유일하게 수도권 전철 1호선(쌍용역)과 캠퍼스가 맞닿아 있는 학교.
오늘은 충남 청년 도민리포터의 시선으로, 이 작지만 단단한 캠퍼스를 한 바퀴 돌아봤다.

▲ 은수국제관 ― 설립자의 한국 이름이 그대로 건물이 된 곳
캠퍼스 안쪽으로 한 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물이 있다. 빨간 벽돌과 거대한 백색 기둥이 만든 필로티 구조의 오은수국제관(Owens International Hall). '오은수(吳恩秀)'는 1954년 이 학교를 세운 미국 나사렛교단 선교사 도널드 D. 오웬스 (Donald D. Owens) 목사의 한국 이름이다.
1954년 9월 14일, 그는 서울 종로구 사직동의 작은 건물에서 '한국 나사렛신학원'의 문을 열었다. 1958년 첫 졸업생은 단 5명. 그러나 72년이 지난 지금 이 학교는 39개국 124개 해외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은 글로벌 캠퍼스로 성장했다. 한 사람의 이름이 한 건물에 새겨지고, 한 건물이 한 학교의 출발점이 되는, 그런 캠퍼스다.

▲ 본관 ― 그리스 신전을 닮은 캠퍼스의 얼굴
캠퍼스 중심으로 들어가면 더 인상적인 풍경이 기다린다. 흰 페디먼트(삼각형 박공)와 도리스식 기둥, 그리고 그 정중앙에 놓인 학교 교표(校標). 마치 그리스 신전을 옮겨놓은 듯한 본관은 1981년 천안 쌍용동 이전 → 1992년 4년제 정규대학 인가 →1996년 현재의 교명 '나사렛대학교'로 변경, 그 모든 시간을 견뎌낸 캠퍼스의 얼굴이다.
페디먼트 정중앙의 그 작은 원형 마크에는 비둘기 한 마리가 새겨져 있다. 비둘기는 나사렛대의 공식 상징이다.

▲ 신학관과 본관 측면 ― 캠퍼스 어디서나 반복되는 양식
같은 양식은 캠퍼스 곳곳에서 반복된다. 신학관과 본관 옆면 역시 페디먼트와 줄지어 늘어선 아치형 창문이 그대로 살아있다. 이런 일관된 외관은 단순히 건물을 비슷하게 짓겠다는 결정이 아니라, '기본에 충실한 특성화 명문대학'이라는 학교 슬로건의 시각적 번역이라 봐도 좋다.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한 장의 포스트카드 같다.

▲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 Arise, Shine, 興起發光
캠퍼스 어느 건물 외벽에 들어서면, 모두가 한 번쯤 멈춰 서서 올려다보게 되는 황금빛 문장이 있다.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Arise, Shine
興起發光
이사야 60:1-22 / Isaiah 60:1-22"
한글·영문·한자가 함께 새겨진 이 문구는 기독교 정신을 기초로 세워진 이 학교의 영적 이정표다. 종교 여부와 별개로, 글귀가 주는 무게감이 사뭇 진중하다. 캠퍼스를 한 번 방문해서 이 문장 앞에 멈춰 서면, 어쩐지 발걸음이 한 박자 늦춰진다.

▲ 'N-Dream Zone'과 장애학생지원센터
본격적인 학습 공간으로 들어가본다. 거대한 도리스식 기둥 두 개가 입구를 받치고 있는 나사렛대학교 도서관(LIBRARY). 그러나 이 도서관에서 정말 주목해야 할 곳은 입구 옆이다. 'N-Dream Zone'과 함께 자리한 장애학생지원센터.
1995년 국내 최초로 인간재활학과를 신설한 학교답게, 이 캠퍼스 곳곳에는 '재활복지'와 '특수교육' 인프라가 자연스럽게 깔려 있다. 천안의 한 대학이 한국 재활복지 교육의 산실이 된 이유가, 이 작은 안내판 하나에서도 읽힌다.

▲ 학생회관 ― 캠퍼스의 또 다른 중심
도서관에서 시선을 멀리 두면, 잔디밭 너머로 학생회관 건물이 보인다. 짙은 청색 유리창과 페디먼트 지붕이 결합된 또 하나의 랜드마크. 학생자치회, 동아리방, 학생식당 등 학생들의 일상이 가장 길게 머무는 공간이다.

▲ N-ZONE ― 1004마일리지와 품(POOM)인증제
이 학교에는 다른 어느 대학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졸업 제도가 있다. 1004마일리지 ― 일명 품(POOM)인증제.
2017학번부터 적용되는 이 제도는, 졸업 전까지 다양한 비교과 활동(봉사·교양·이러닝·역량인증 등)을 통해 누적 1004점을 채워야만 졸업이 인정되는 시스템이다. 그것도 사랑·나눔·섬김·밀알·열매(여기서도 또 이 다섯 단어가 등장한다) 영역별로 골고루 쌓아야 한다.
운영 거점이 바로 사랑관 1층의 N-ZONE / 나눔품성봉사센터. "'품(POOM)을 수 있는 인재 양성'"이라는 비전 아래, 졸업생 한 명 한 명이 학위와 함께 1004점의 사회봉사 경험치를 함께 들고 사회로 나간다. 단순한 졸업학점 외에, '한 인격이 만들어진 1004점의 시간' 이 별도로 인증되는 것이다.

▲ 천원의 아침밥 ― 사랑관 2층 학생식당
캠퍼스 게시판에서 만난 한 장의 포스터가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2026 천원의 아침밥'.
농림축산식품부와 충청남도가 도내 11개 대학을 보조사업자로 선정한 '2026년 충남형 천원의 아침밥' 사업. 나사렛대도 그 11개 대학 중 한 곳이다(건양대·공주교대·나사렛대·남서울대·단국대·상명대·선문대·순천향대·청운대·한국기술교육대·한국전통문화대 ― 도비 지원 3억 원).
포스터 정보에 따르면 운영 장소는 사랑관 2층 학생식당, 운영 기간은 2026년 4월 7일부터 11월 26일까지, 운영 시간은 오전 8시부터 9시 30분까지(매주 화~목, 학기 중 운영)이다. 학생은 단돈 1,000원에 든든한 아침을 해결한다. 농림축산식품부+EPIS(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충청남도+나사렛대학교4자 공동 사업이다.

▲ 쿰 칼리지(CUUM COLLEGE) ― 9년 연속 A등급
캠퍼스 안쪽 깊숙이 자리한 쿰 칼리지(CUUM COLLEGE) 건물 앞에는 작지만 자랑스러운 검은 현수막이 걸려 있다.
"9년 연속 교육혁신전략 A등급"
교육부 평가에서 9년 동안 단 한 번도 등급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자율개선대학(2022~2024년), 교육국제화역량 인증대학, 대학혁신지원사업 연차평가 '우수대학' 같은 지표가 모두 이 한 줄로 압축된다. 작은 학교가 매년 A등급을 받는다는 것의 무게감.

▲ 졸업준비위원회실 101호 ― 끝과 시작이 같은 자리
본관 한 켠 복도를 걷다 보면, 단정한 문 옆 명패가 보인다. '졸업준비위원회실 101호'. 학번이 끝을 향해 가는 4학년들의 공간이다. 1004점의 마일리지를 모두 채운 학생들이 학사모와 가운을 준비하고, 다음 세대의 출발선을 다시 마련하는 곳. 한 캠퍼스에서 '끝'과 '시작'이 같은 자리에 놓여 있다.

▲ 입학처 ― "스무살, 설렘의 시작"
캠퍼스를 한 바퀴 돌아 입구로 나오면, 입학처 안내문 옆에 인상적인 게시판이 보인다. 행정 안내가 아닌 한 통의 편지다.
"입학처 : 스무살, 설렘의 시작 떨리는 마음으로 여기에 선 당신,
처음 마주하는 설렘이 배움의 기쁨이 되도록 우리가 당신의 가장 첫 번째 이웃이 되어 기다립니다.
이제, 당신만의 빛나는 이야기를 마음껏 써 내려가기를."
한 학교의 입학처 정문에 이런 문장이 걸려 있다. 행정 게시물이라기보다 신입생에게 보내는 한 통의 편지에 가깝다. 캠퍼스 산책의 마지막 페이지로 더할 나위 없다.
천안 4년제 중 가장 작은 규모. 그러나 1954년부터 72년을 단단히 다져온 학교. 1004점을 모아야 졸업하는 학교, 천원에 아침을 먹는 학교, 9년 연속 A등급을 받은 학교, 그리고 어디서나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는 문구가 따라다니는 학교.
충남 천안 월봉로 48번지 나사렛대학교는 그렇게 자신만의 색을 또렷이 그어가고 있다. 쌍용역에서 도보 5분. 충남 청년이라면, 또는 천안에 한 번이라도 발걸음할 일이 있다면, 한번쯤은 이 캠퍼스 산책을 추천한다. 작은 학교에 의외로 큰 이야기가 많다.
나사렛대학교
○ 주소: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월봉로 48
○ 주차: 무료주차장 개방
○ 문의: 041-570-7700
○ 나사렛대학 홈페이지: https://www.kornu.ac.kr/mbs/kornukr/intro.jsp
* 취재(방문일): 2026년 5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