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천년고찰 홍성 고산사 대광보전 귀공포.
청룡산 기슭으로 드는 길은 언제나 조금 느립니다.
서둘러 지나치기엔 연둣빛 풍경이 너무 많고
서둘러 오르기엔 고산사가 품은 시간이 너무 깊습니다.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마음의 속도를 낮추어 다시 살아가게 하는 조용한 자리입니다.
늦봄과 초여름이 맞닿은 자리,
산자락에는 아직 덜 익은 푸름이 번지고
그 사이로 절집의 처마와 돌계단이 조용히 숨을 고릅니다.
이곳은, 크게 자신을 내세우지 않습니다.
오래된 돌과 기와, 세월을 견딘 나무와 마당의 적막으로
먼 길 온 마음을 먼저 맞아 줍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지나며 연등은 환해지기보다 더 깊어집니다.
작은 빛들은 각자의 사연을 품은 채
처마 끝에, 마당 한켠에 기도처럼 걸립니다.
그 아래 선 나는 늦봄의 풀 내음과
초여름의 흙내음을 함께 들이마십니다
오래전 미뤄두었던 마음의 자리들을 떠올립니다.
길어온 시간은 말이 적고, 그 적은 말마저
사람의 등을 다독이는 손길처럼 따뜻합니다.
돌아서는 길에 남는 것은 장대한 감동이 아니라
천천히 가라앉는 평온 하나와 조금 더 맑아진 숨 하나입니다.
고산사는 충남 홍성군 결성면 만해로127번길 35-99 (무량리 492)에 위치한 대한불교 조계종 제7교구 본사 수덕사 소속의 전통사찰입니다. 청룡산 중턱에 있어 산길을 산책하며 잠시 생각을 내려놓고, 마음을 다스리기 좋은 천년고찰입니다. 주변에는 만해 한용운의 생가가 있습니다.

▲ 천년고찰 홍성 고산사 전경.
창건연대는 신라말 도선국사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할 만한 기록이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찰 앞마당 석탑 등의 양식과 출토 문화유산 등으로 고려 시대부터 유지되어온 사찰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문헌상에는 1530년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 불우조에서 “고산사는 청룡산에 있다”는 기록과 ‘범우고’ ‘가람고’ 등에서 현존 사찰로 분류해 조선 중기에도 사찰이 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학술조사(1974년)에서는 ‘天啓六年(천계6년)’이라 새겨진 명문 기와가 발견되어 1626년(조선 인조4년) 중창을 거쳤고 이후 1636년, 1672년, 1927년, 1961년, 1974년, 1984년, 1990년 등 여러 차례에 걸친 중수기록으로 조선시대에도 폐사된 적이 없이 법등이 이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잠시 생각을 내려놓고 마음을 다스리기 좋은 홍성 고산사.
가람배치는 높게 쌓은 석축의 기단 위로 대광보전을 중심으로 좌우에 요사가 있고, 전면에 삼층석탑, 오른편으로 석조여래입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요사의 벽면에는 박달나무로 만든 가로 91㎝ 세로 33㎝ 크기의 고산사 연혁을 기록한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고산사의 가람규모는 비교적 작은 절이지만, 오랜 사찰의 역사를 가진 지역의 대표적 고찰이며 절 인근 고려시대 읍성인 신금성이 있어 군사적 요충지에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천년고찰 홍성 고산사 대광보전 전경.
대광보전(보물. 1963년 지정)은 동남 방향에 전면과 측면이 각 3칸씩의 팔작지붕 주심포 양식이지만, 다포계와 같이 ‘창방’ 위에 ‘평방’을 올리고 그 위에 공포를 둔 것이 특징입니다. 이처럼 팔작지붕에 주심포 양식은 구성방법의 독특함으로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목조건물입니다. 자연석 기단 위에 덤벙 주초석을 기초로 배흘림 원형 기둥이 세워졌습니다.

▲ 천년고찰 홍성 고산사 대광보전 전면 전경.

▲ 천년고찰 홍성 고산사 대광보전 현판.
내부는 우물천장에 불단 위로 화려하게 꾸민 정자형 닫집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불단에는 소조불인 소조아미타여래좌상(충남유형문화유산 2007년지정)이 봉안되었는데 머리 형태는 나발이지만, 육계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얼굴은 둥글고 귀는 어깨까지 내려와 있습니다. 목의 삼도가 뚜렷하고 불의는 통견 형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수인은 오른손을 손바닥을 밖으로 엄지와 중지를 모으고, 왼손은 손바닥을 위로 향해 중지를 자연스레 구부리고 있습니다.

▲ 천년고찰 홍성 고산사 대광보전 소조아미타여래좌상.
불상에서는 7과의 사리를 안치한 유리병과 금강반야바라밀다심경 발원문이 복장품으로 나왔습니다. 불상을 안치한 높이 52㎝의 석조대좌가 있는데 현재는 불단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평면 팔각의 3단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려후기 여래상 특징을 잘 간직하면서 조선전기로 이행되며 나타나는 세부적 변화과정을 잘 나타내는 불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천년고찰 홍성 고산사 대광보전 불단위 닫집.
여래좌상은 2023년 발생한 화재에 대피하다 손상이 발생하여 보존과학 조사를 하면서 내부에서 철조 불상을 발견했습니다. 전자현미경과 X선회절분석 등을 통해 최소 2번 이상의 수리와 철조 불상의 손상된 부분을 지지하기 위해 내부와 외부에 흙(소조코)을 덧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내부의 철조 불상은 일부 손상이 확인되지만, 불두와 양쪽 팔을 비롯한 상·하반신이 모두 남아 있는데 수리 시점은 조선 전기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천년고찰 홍성 고산사 산신각.
대웅전 아래 삼층석탑은 2단의 기단 위에 3층의 탑신과 옥개석을 올린 전형적인 신라 양식의 석탑입니다. 이다. 전체적 외관이나 양식이 나말여초 시기처럼 깔끔하고 정교한 치석 수법은 보이지 않지만, 전대의 석탑 양식을 충실히 계승하고 있습니다. 당시 규모가 작아지면서 탑신석과 옥개석을 동일석으로 마련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산사 삼층석탑은 규모가 작음에도 탑신석과 옥개석을 별석으로 마련한 특징을 갖추고 있습니다.

▲ 천년고찰 홍성 고산사 삼층석탑.
대광보전의 왼편으로 석조여래입상은 머리형태는 나발이며 육계가 뚜렷합니다. 귀는 커서 어깨까지 내려옵니다, 얼굴은 둥근 편으로 목에는 삼도가 표현되고 불의는 통견 형식으로 목부분에서 아래로 ‘U자’형태로 주름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수인은 오른손을 펴서 몸체에 붙이고, 왼손은 구부려가슴 앞에 두었습니다. 발부부은 훼손되었는데 그래 만들어진 석조대좌 위에 있습니다. 전테 높이 219㎝하부너비 40㎝ 고려초기로 추장됩니다.

▲ 천년고찰 홍성 고산사 석조여래입상.
<홍성군 고산사>
○ 위 치 : 충청남도 홍성군 결성면 만해로127번길 35-99 (무량리 492)
○ 연락처 : 041-642-8254
○ 운 영 : 연중무휴 (일몰 이후 출입제한)
○ 입장료 및 주차장 : 무료 (사찰 인근 간이 주차장)
○ 취 재 : 2026년 5월 25일 등
< 참고문헌 >
최정은, 정지연, 김지원, & 이지영. (2024). 홍성 고산사 소조아미타불좌상의 내부 구조에 관한 고찰. 보존과학회지, 40(4), 622-633.
박새암, & 한지만. (2017). 팔작지붕의 측면서까래 결구방법에 대한 연구. 대한건축학회 학술발표대회 논문집, 37(2), 364-365.
전통사찰총서 13 - 대전·충남의 전통사찰 2, 사찰문화연구원, 1999년
충남지역의 문화유적 – 홍성편 (백제문화개발연구원, 1988)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정보(https://www.khs.go.kr)
충남디지털문화유산(https://www.chungnam.go.kr)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https://www.ak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