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 동남구 수신면에 상당부원군 한명회의 묘역이 사당과 함께 조성되어 있습니다.
한명회는 조선 세종의 아들 수양대군의 심복이자 책사로 활동하면서 1453년 계유정난을 주도하여 단종을 몰아내고 수양대군을 왕위에 올린 지대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세조는 한명회를 일러 나의 장량이라 하였고, 정난공신, 좌익공신, 익대공신, 좌리공신 등 4차례나 공신으로 책록되었지만
지금까지도 시대의 간신으로 치부되는 등 부정적인 인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한편, 셋째 딸을 세조의 둘째 아들 황(예종)과 혼인시키고, 넷째 딸은 세조의 손자 자을산군(성종)과 혼인하여 두 딸을 왕후로 만들었으며,
손자 한명진을 성종의 후궁 소생 공신옹주와 혼인시켜 겹사돈을 형성하면서 왕실의 막강한 외척이 되어 권력과 부를 누렸으나
죽은 뒤, 갑자사화 때 연산군 생모 폐사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부관참시 되었습니다.
물론 중종반정 이후 신원 되었으나 어쨌건 사후가 그리 평탄하지는 않았습니다.
신도비

▲ 비각
상당부원군 한명회 묘 입구에 사당을 등지고 비각이 세워져 있습니다.

▲ 신도비
비각 안에는 서거정이 비문을 짓고 성종 19년(1488)에 세운 비가 안치되어 있습니다.

▲ 지붕돌(이수)
지붕돌은 대리석이며, 구름 속에서 여의주를 가운데 두고 두 마리 용이 서로 희롱하는 모습인데, 무척 크고 조각이 섬세하며 화려합니다.

▲ 비신
대리석 흰 바탕의 비신에 작은 글자가 깨알 같이 새겨져 있어 판독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에 한글로 번역하여 새로 제작한 신도비를 사당 앞에 세워 놓았습니다.

▲ 신도비 역문
상당부원군 한공 휘 명회 신도비 역문으로 시작하며, 수충위사협책정난, 동덕좌익, 정난익대, 순성명량경제홍화좌리공신, 대광보국숭록대부 의정부 영의정 겸 영경연사, 홍문관 예문관 관상감사 세자사, 강원 황해 평안 함길도 도체찰사, 판병조사 상당부원군 증시 충성이라고 새겨 그의 관직과 상훈을 기록하였습니다.
묘역

▲ 묘역
신도비 위 언덕에 커다란 사각 돌로 띠를 두르고, 그 안에 한명회 묘와 함께 부인 민씨 묘를 안장하였으며,
묘지석, 상석, 향로석, 장명등, 무인석, 망주석 등으로 묘역을 조성하였습니다.

▲ 한명회의 묘
한명회의 묘 앞에 묘지석과 함께 상석과 향로석이 놓여 있는데,
묘지석에는 신도비에 기록되어 있는 공신록과 관직 등을 동일하게 새겨 놓았습니다.

▲ 부인 민씨의 묘
한명회의 묘 바로 뒤에 부인 민씨의 묘를 두어 부후(祔後) 형태를 취하였습니다.
부좌는 남편 좌측에, 부우는 남편 우측에, 부전은 남편 앞에, 부후는 남편 뒤에 안장한 곳을 이르는 말입니다.
부인 민씨 묘 앞에 세워져 있는 묘지석에 황려부부인 민씨지묘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한명회 부인인 황려부부인 민씨는 단종 비인 정순왕후의 어머니 여흥부부인 민씨와 사촌간입니다.
장명등

▲ 장명등
장명등은 묘 앞에 세워 불을 밝히는 석등과 같은 모습을 하였는데, 지붕돌은 크고 둔중한 데 반해 화사석과 받침돌은 상대적으로 높이를 낮게 제작하였습니다.
실제로 불을 밝히기 보다는 죽은 자를 극락 세계로 밝게 인도하는 상징적인 설치물이며, 잡귀를 물리치는 벽사의 의미에 무게를 더 준 듯 합니다.
무인석

▲ 무인석
묘 앞 좌우에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은 무인이 두 손으로 칼을 쥔 모습의 무인석 4구가 서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문인석은 두지 않고 4구를 모두 무인석으로 배치하였습니다.
망주석

▲ 망주석
묘에서 조금 떨어진 아래에 좌우로 망주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망주석은 묘의 위치를 알려주는 표식 역할을 하는데, 그리 높지도 않고 주변의 나무와 숲으로 가려져 있어 망주석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는 못할 듯합니다.
충모사

▲ 충모사
묘역 아래 한명회 후손이 세운 사당 충모사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 충모사
정면 5칸, 측면 2칸 규모에 겹처마 팔작지붕의 주심포집으로 짓고 충모사 현판을 걸었습니다.
사당은 제사를 지낼 때 개방하고 평소에는 폐쇄되어 있습니다.
'세상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물음에 '이 손 안에 있소이다' 답한 한명회였습니다.
상당부원군 한명회 선생 묘
○ 주소: 충남 천안시 수신면 속창3길 62
○ 운영시간: 상시 개방(단, 사당 충모사는 폐쇄)
○ 입장료 없음
○ 주차 가능
* 취재 일자: 2025년 6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