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내포신도시는 충남도청 이전과 함께 시작된 도시다. 2006년 도청 이전 예정지가 결정되었고 2007년 도청이전신도시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되어 홍성군 홍북읍과 예산군 삽교읍 일원 995만여㎡에 조성되었다. 처음부터 이름이 정해진 도시는 아니었다. 확정된 것은 충남도청이 이곳으로 온다는 사실 하나였다. 2010년 명칭 공모 당시 예산군에서는 '내포시'를, 홍성군에서는 '홍주시'를 가장 선호했다. 홍성군 조사에서는 '홍예신도시'도 후보에 올랐다. 두 군의 이름을 한 글자씩 합친 '홍예'는 결국 도시 이름이 아닌 공원 이름으로 남았다. 행정 경계를 넘어 하나의 생활권을 만들겠다는 이 도시의 과제가 이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충남도청은 2012년 12월 28일 대전 중구 선화동을 떠나 홍성과 예산의 경계로 옮겨 왔다. 1932년 공주에서 대전으로 옮긴 뒤 80년 만의 이전이었고 올해로 14년이 되었다. 이전 초기에는 벌판 위에 도청과 경찰청 그리고 도교육청 청사만 서 있었다.

인구와 기능, 숫자로 본 성장
도시는 빠르게 자랐다. 도청 이전 첫해인 2012년 말 509명이던 인구는 2016년 말 2만 명을 넘었고 2022년 10월 3만 명을 넘어 2024년 10월 4만 명을 돌파했다. 2025년 3월 말 기준으로는 4만 3527명이 집계되었다. 2024년 10월 집계에서 40대 이하 인구는 75.0%로 젊은 가족 중심의 도시 구조가 뚜렷하다. 2020년 10월에는 '충남혁신도시'로 지정되며 공공기관 이전의 거점이라는 새로운 역할도 맡았다.
다만 성장 속도가 당초 계획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함께 기록해 둘 필요가 있다. 개발계획상 목표 인구는 10만 명이었고 현재 인구는 그 절반에 이르지 못했다. 정주 여건의 완성도가 인구 유입의 속도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공원과 문화체육시설 같은 생활 인프라는 이 도시의 핵심 정책 과제다.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미래 모빌리티의 실험장
내포신도시는 2023년 6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충남 최초의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로 지정되었다. 도시 내 도로 14.5㎞가 대상이다. 충남도는 이곳에서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불법 주정차 계도와 방범 순찰을 전국 최초로 추진했고 충남도서관을 출발해 홍예공원 외곽 2.5㎞를 순환하는 자율주행 셔틀 탑승 체험도 운영했다. 홍예공원이 미래 모빌리티를 도민이 처음 체감하는 현장이 된 것이다.

홍예공원, 도시와 함께 만들어진 인공공원
홍예공원은 도시와 함께 태어난 공원이다. 예산의 수암산과 홍성의 용봉산 사이 27만 4738㎡ 규모로 2013년 조성을 시작해 2015년 완성되었다는 보도가 있다. 2016년 무렵에는 충남 최대 인공공원이자 홍성·예산 주민의 화합 공간으로 소개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한계도 드러났다. 2023년 마스터플랜 용역은 명소화·차별화 요소 부족과 수목 생육 불량 및 고사, 불편한 동선, 편의시설 부족을 개선 과제로 꼽았다. 나무가 잘 자라지 못한 원인으로는 토양이 지목되었다. 공원 토양은 화강암 계열 마사토로 시간이 지나며 입자가 단단해져 뿌리의 호흡과 생장을 방해했고 재정비 과정에서 이 부분을 보강했다. 신도시 조성 단계의 토양 관리가 10년 뒤 공원의 생명력을 좌우한다는 사실은 다른 신도시 개발에도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도민참여숲, 시민이 함께 만든 재정비
재정비의 중심에는 도민참여숲이 있었다. 2024년 4월 11일 첫 헌수목을 심으며 명품화 사업의 첫 삽을 떴고 2025년 4월까지 325개 기업·단체·개인이 46억 원에 달하는 헌수금을 기부했다. 공사는 2025년 3월 1일부터 자미원 일부를 제외한 공원 출입을 제한한 채 진행되었다.
재개장은 예정보다 빨랐다. 당초 2026년 9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물놀이시설 등 일부를 제외한 전 구간이 2026년 4월 18일 조기 개방되었다. 전국 각지의 도민과 단체 1432명이 나무를 심는 데 참여했고 그 이름은 '도민참여숲 기부자의 벽'에 새겨졌다. 행정이 예산으로만 공원을 고친 것이 아니라 도민의 참여가 숲의 일부가 되었다는 점에서 이 사업은 시민참여형 공공공간 조성의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정책적 제언
첫째, 도민참여숲을 일회성 기부로 끝내지 않고 지속 관리 체계로 이어갈 필요가 있다. 헌수자가 자신의 나무를 다시 찾고 생육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정기 방문 프로그램이나 디지털 기록 서비스가 참여를 관계로 바꿀 수 있다.
둘째, 토양과 수목 생육에 대한 장기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이번 재정비의 핵심 원인이 토양이었던 만큼 개선 효과를 연차별로 점검하고 결과를 공개하면 향후 충남 내 다른 공원 조성의 기준 자료가 된다.
셋째,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와 공원을 연계한 체험형 콘텐츠를 상설화할 수 있다. 공원 외곽을 도는 셔틀은 미래 모빌리티 도시라는 내포의 정체성을 방문객이 가장 쉽게 이해하는 통로다.
넷째, 홍예공원을 홍성과 예산의 공동 생활권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두 군이 함께 기획하는 정례 행사는 이름에 담긴 '홍예'의 뜻을 실제 일상으로 옮기는 방법이 될 것이다.

현재 홍예공원의 놀이시설은 더 현대적이고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충남국제테니스장과 내포 스포츠가치센터를 중심으로 한 스포츠타운이 추진 중이고 충남미술관과 충남예술의전당도 건립을 앞두고 있다. 벌판 위에 청사 세 동만 서 있던 자리에 이제 4만 명이 넘는 사람이 살고 그 한가운데 도민이 심은 숲이 자라고 있다. 공원의 나무가 뿌리를 내리는 데 시간이 걸리듯 도시가 제 모습을 갖추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심은 나무가 그늘을 드리울 10년 뒤 이 도시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까.
* 취재일 2026년 10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