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해 낙조가 아름다운 당진 전통사찰 망일사 전경
망일산 중턱의 오솔길을 오릅니다
한때 젊음이 앞서가고 마음은 내일을 달렸지만
오늘은 느린 숨 하나 지나온 계절을 데려옵니다
세심문 지나 대웅전 마당
오랜 괴목의 굽은 가지에 서해 먼빛이 펼쳐지고
바람은 망로정 처마를 스칩니다
그 옛날 이곳에서
왜구의 검은 돛이 서해물결을 가르던 날
망일사 철마는 돌처럼 굳은 몸을 일으켜
간절히 기도하던 청년에게 쇠도리깨의 지혜를 건네고
혹은 천둥 번개 속에 다섯 마리 적토마가 되어
쇠발굽으로 노략질하던 어둠을 몰아냅니다
전설은 오래되어
이제는 철마도, 쇠도리깨도 남아 있지 않았지만
겁에 질린 우리들의 마음은
어느날은 쇠처럼 무겁고, 어느날은 말처럼 달려야기에
망일사 범종의 울림이 되어
돌계단마다 남아 있습니다
이제는 평온한 마음으로
해가 서쪽 바다로 기울라면
대웅전의 단청은 제 빛을 내려놓고
검붉은 노을을 온몸으로 받아들여
산사의 지붕 위로 금빛과 자줏빛이 번지고
서해 물결은 말없이 저녁을 받아 흔듭니다
그 빛 속에서 지난날을 함께 바라보며
사라지는 빛을 붙들지 않고
다만 아름답게 보내는 법을 생각해봅니다
망일산 너머,
마지막 햇살이 바다에 잠길 때 지는 해는 끝이 아니라
한 생이 다시 깊어지는 시간임을
망일사는 충남 서산시 대산읍 망일산로 831-134 (대산리 산 146-6) 일대 망일산(302.1m)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 수덕사 소속의 전통사찰입니다. 망일산의 170m 중턱에서 서해를 바라봐 해 질 녘 노을 풍광이 자못 신비로운 사찰입니다. 또한 서해를 자주 침략한 왜구를 격퇴하는 쇠말 전설을 통해 호국 의지를 드러내기도 합니다.

▲ 당진 전통사찰 망일사 일주문(세심문).
창건연대는 1017년(고려 현종 8) 지선대사가 인법당을 창건해 모두 5차례의 중수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지지만, 구체적인 기록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1619년(조선 광해군 11) 한이현이 간행한 호산록(湖山錄)에 따르면 대산 중봉에 절이 있다는 기록이 등장합니다. 1589년(조선 선조 22) 중창과 1628년(조선 인조 6) 중수되었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당시 활약한 정충신장군이 당진에 유배(1633년)됐다가 이듬해 이곳에서 40일간 요양차 머물렀다는 기록이 전해져 조선 시대 법등을 이어나갔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당진 전통사찰 망일사 망노정.
이어 1801년(조선 순조 1) 대화재로 법당이 전소되어 이를 중수하고, 1857년(조선 철종 8) 재중수해 사세를 회복했지만, 1960년 농지개혁으로 소유 전답이 상당량이 분배되어 형편이 다시 기울어졌다가 1989년 이후 불사를 일으켜 오늘의 도량을 갖췄다고 합니다.

▲ 당진 전통사찰 망일사 대웅전의 사존불.
가람배치는 등산로로 이어진 절 입구 일주문(세심문)을 통과해 경내로 올라서면 대웅전을 중심으로 산신각과 정자인 망로정, 요사(안심료)가 있으며, 대웅전 마당에 근래 세워진 석탑(5층)과 범종각이 있습니다.

▲ 당진 전통사찰 망일사 석탑과 대웅전 전경
대웅전은 산중 사찰임에도 전면이 5칸으로 비교적 규모가 크고 측면은 2칸의 맞배지붕으로 1991년 지었습니다. 양쪽으로 한 칸씩 퇴칸이 덧대어져 있습니다. 법당에는 가운데 석가모니불과 약사여래불이 나란히 가운데에 모셔지고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협시하고 있습니다. 벽면에 영산회상도, 지장도, 칠성도, 신중도 등의 탱화가 봉안되어 있습니다.

▲ 당진 전통사찰 망일사 대웅전의 전면 전경

▲ 당진 전통사찰 망일사 대웅전의 측면 전경.

▲ 당진 전통사찰 망일사 대웅전 현판
산신각은 전면과 측면 각 1칸씩의 맞배지붕으로 대웅전과 비슷한 시기에 지었는데 내부에 산신상과 목각산신탱을 봉안했습니다. 산신각 옆으로 망일사삼성각(1932년 제작)가 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망로정은 1960년에 세운 팔각 정자입니다.

▲ 당진 전통사찰 망일사 산신각.

▲ 당진 전통사찰 망일사 산신각의 산신탱.
망일사에는 빈번한 왜구(오랑캐)의 노략질을 부처님의 힘을 빌려 물리치는 호국 의지가 전해오고 있습니다. 이야기인 즉, 망일사가 있는 서산의 대산면에는 오랑캐의 노략질이 빈번하여지자 사람들은 망일사에서 부처님께 기도를 드려 이를 물리쳐 주길 기도합니다. 이 가운데 한 청년의 간절한 기도가 부처님께 전달되어 절 마당의 철마(쇠말)가 깨어나 “쇠 도리깨를 만들어 오랑캐를 쳐부수도록”알려주고 이 청년이 침략한 왜구에게 쇠 도리깨를 휘두르자 겁에 질린 오랑캐가 마침내 물러가고 마을의 평화를 찾았다고 설화입니다. 청년이 휘둘렀다는 쇠 도리깨와 이를 알려준 철마는 현존하지 않지만, 외적에 시달린 백성의 바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주문 앞에는 이 같은 전설의 안내문이 방문객을 맞아주고 있습니다.

▲ 당진 전통사찰 망일사 일주문(세심문) 옆에 세워진 철마전설 안내문.
또 다른 이야기로는 철마가 적토마로 변해 왜구를 퇴치하는 이야기입니다. 고려시대 서해안을 휩쓴 왜구의 패악질에 마을이 초토화가 되었는데 어느 날 천둥·번개와 함께 다섯 명의 장수가 하늘에서 내려오고 망일사의 철마 다섯 마리가 적토마가 되어 이들을 태우고 노략질을 하던 왜구를 섬멸하자 장대 같던 비가 그치고 하늘에서 풍악이 울리고, 장수들은 하늘로 승천하고 적토마는 다시 철마가 되어 대웅전 앞 바위에 놓였는데 이후로 왜구의 출몰이 사라졌다는 이야기입니다.

▲ 당진 전통사찰 망일사 범종각.

▲ 당진 전통사찰 망일사 범종각의 범종.
서해안을 끼고 있는 망일사는 서산에서도 최북단의 한적한 사찰이었지만, 대산 석유화학단지 등 주변 인구 증가와 노을의 아름다움이 입소문을 타고 퍼져 망일산을 찾는 등산객과 함께 방문자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석양이 대웅전을 비출 때면 본래의 단청 대신 노을빛이 반사되어 한층 신비로움을 느끼게 해주는데, 경내 앞마당의 수령 700년의 괴목에 기대거나 망로장 정자에서 멀리 서해를 바라보는 풍광이 더욱 아름답다고 합니다.
< 서산시 망일사 >
○ 위 치 : 충남 서산시 대산읍 망일산로 831-134 (대산리 산 146-6)
○ 연락처 : 041-663-8441
○ 운 영 : 연중무휴 (일몰 이후 출입제한)
○ 입장료 및 주차장 : 무료 (주차는 서산시립대산도서관 등 이용)
○ 취 재 : 2026년 10월 2일 등
< 참고문헌 >
전통사찰총서 13 - 대전·충남의 전통사찰 2, 사찰문화연구원, 1999년
충남지역의 문화유적 – 당진편 (백제문화개발연구원, 1988)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정보(https://www.khs.go.kr)
충남디지털문화유산(https://www.chungnam.go.kr)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https://www.ak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