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에서 국도 23호선을 따라 대전 방면으로 약 18km 달리면 반포면 공암리에 조선 중기 충청도에서 최초로 사액 서원으로 세워진 충현서원이 있다. 충현서원 忠賢書院은 도심지 한 가운데 위치하며 규모가 크지 않으면서 아담하고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 충현서원 입구
충현서원 입구 정면에는 1712년(숙종 38)에 건립된 ‘충현서원 사적비’와 1752년(영조 28)에 건립된 ‘충현서원 사실 우암 송시열 선생 추향기’라는 글씨가 새겨진 비석이 서 있고, 사적비의 앞에는 하마비 下馬碑가 자리하고 있다.


▲ 충현서원 사적비와 하마비
경내의 건물로는 3칸의 사우, 중앙의 신문과 양옆이 협문으로 된 삼문, 6칸의 재실로 구성되었으며 2024년 5월 17일 국가유산청의 「국가 유산기본법」 시행에 따라 충청남도 문화재자료에서 충청남도 문화 유산자료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 충현서원 입구
충현서원은 1581년(선조 14) 주자를 비롯해, 이존오, 성제원, 이목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하고 위패를 모신 곳이다.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610년(광해군 2)에 복원하고 1625년 ‘충현’이라 사액 되었으며, 조헌, 김장생, 송준길, 송시열을 추가 배향하여 선현 배향과 지방 교육의 일익을 담당했다.

▲ 충현서원
충현서원의 유래를 알다 보면 좀 더 흥미로운 사실을 접할 수 있다. 반포면의 한 대감댁에 얼굴이 박색인 여종이 있었는데 어느 날 논에 새를 보러 갔다가 소나기를 피해 길가의 굴로 들어갔다가 마침 비를 피해 들어왔던 소금 장수와 정을 통했다. 그 후 여인이 태기가 있어 아들을 낳으니 그가 바로 고청 서기라고 한다.

▲ 충현서원
고청 선생이 1573년경 공주 공암에 터를 잡고 살면서 선비들을 가르쳤다고 한다. 그의 명성이 알려지며 공암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자, ‘공암 정사’를 세우고 박약재라는 현판도 달았다. ‘박약 博約이란 ‘배워서 지식을 넓히고 실행하되 예의에 맞게 하라’는 공자의 말씀이라고 한다.

▲ 충현서원
출신적인 한계를 딛고 학문적 성과를 이룩한 인물로, 노년기에 이곳에 정착하여 사망하기까지 19년 동안 많은 제자를 가르쳤고, 공주의 사림 문화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서기 선생이 죽은 후 박약재에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공암정사는 1581년 공암서원이 되었고, 1624년(인조 2) 충현이라는 편액을 하사받아 지금의 이름인 충현서원의 모태가 되었다.

▲ 충현서원
서원 안에는 주자 朱子를 가운데에 모시고 좌우로 이존오, 이목, 성제원, 서기, 조헌, 김장생, 송준길, 송시열 등 8분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해마다 음력 3월과 9월 천간 天干중 정 丁이 두 번째 들어가는 날 서원의 유림들이 제향을 지낸다고 했다.


▲ 충현서원 내부
조선 중기의 서원이 지금은 청소년들이 선비문화인 예티켓, 유교 문화유산 상상 디자인 등을 체험하는 꼬무樂 꼬마 선비, 지역민 주도의 열린 토크쇼 및 고청문화제인 공감 토크 고창 사랑방, 유생 체험과 인성교육, 전통 놀이를 즐기는 박문약례 인성 교실, 선비를 꿈꾸는 서원 만들기 프로젝트인 충현서원 선비 교실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함으로써 현대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 충현서원 활용사업
충현서원 앞에는 주택의 처마 밑에 놓인 세 점의 조각 작품들이 익살스럽고 앙증맞을 정도로 정겹게 서 있어 그것을 구경하는 잠시 힐링이 되었고, 벽화를 바라다보면 어릴 적 시골 골목길에서 뛰어놀던 생각이 절로 난다.


▲ 조각작품
주변에는 고청 선생이 선비들을 가르쳤다고 전해지는 박약재도 자리를 잡고 있다. 송준길의 아버지 송이창, 이유태의 스승 민재문 등 후학을 양성하여 기호학파의 맥을 호서지역에 정립한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 박약재 모습
박약재 옆에는 연지가 있어 마을 사람들은 ‘연정서원’이라고도 불렀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주변에 400년 이상 된 커다란 느티나무 두 그루 사이에 지어진 정자를 연화정이라고 지었다.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줘 마을 사람들의 쉼터를 제공해준다.


▲ 연화정 모습
또 죽어서도 공암을 사랑한 탑 할머니를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탑 할머니는 마을을 온갖 위험으로부터 굳건히 지켜준다고 하여 정월 열나흗날만 되면 마을의 안녕과 마을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을 빌며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공암 지역을 한 바퀴 둘러보며 곳곳의 명소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상상해 보는 것도 유익할 것 같다. 무엇보다 옛 선인들의 뜻을 기리면서 오늘날 살아가는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 더욱 뜻있는 일이다.

▲ 탑 할머니
충현서원
○ 충청남도 공주시 반포면 공암장터길 28-6
○ 관람 시간 : 상시 개방
○ 이용요금 : 무료
○ 주차장 : 여유 있음
* 취재일 : 2026년 9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