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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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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서천, 갈대와 맥문동을 담다

금강의 신성리 갈대밭에서 서해의 장항송림까지

  • 위치
    충남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 22-50
  • 등록일자
    2026.09.07(월) 20:50:48
  • 담당자
    하늘나그네 (jtpark2014@daum.net)

  • 9월 4일 오후, 드론촬영동호회 정기출사로 서천을 찾았다. 이날 촬영지는 신성리 갈대밭과 장항송림. 하나는 금강을, 다른 하나는 서해를 마주하고 있지만 두 곳을 이어주는 초가을 풍경이 있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소나무 아래 피어난 보랏빛 맥문동이었다.

     

    바람 따라 일렁이는 신성리 갈대밭

    오후 3시쯤 신성리 갈대밭 전망대에 올랐다. 원형 전망대 주변으로 넓은 갈대밭이 펼쳐지고, 9월 초 오후 햇살이 갈대 이삭을 비스듬히 비추고 있었다.

     

    동호회 회원들의 드론이 하나둘 하늘로 올라갔다. 아직 푸른 기운이 많이 남아 있는 갈대 사이로 은빛과 누런빛이 조금씩 섞이기 시작했다. 바람이 불 때마다 갈대밭은 한쪽으로 기울었다가 다시 일어섰다. 멀리서 바라보면 넓은 들판 위로 물결이 지나가는 듯했다.

     

    초가을 바람 따라, 갈대가 물결처럼 춤춘다.

    그 움직임을 가까이 담기 위해 드론의 고도를 낮추고 갈대밭 위를 천천히 이동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볼 때는 갈대밭의 넓이가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낮은 높이에서는 바람에 흔들리는 잎과 이삭의 움직임이 훨씬 또렷하게 살아났다.

     

    고도를 조금 높이자 풍경은 다시 달라졌다. 갈대밭 가장자리 산책로 너머로 금강이 넓게 펼쳐지고, 주변 논과 멀리 이어지는 산줄기까지 한 화면에 들어왔다.

     

    갈대밭 너머 논에서는 벼가 익어가고 있었다. 아직 짙은 초록빛을 간직한 논과 조금씩 누런빛으로 변해가는 들녘이 섞여 있었다. 갈대밭과 들녘, 금강이 차례로 이어지는 모습은 지상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신성리의 풍경이었다.

     

    촬영 도중 금강 위로 작은 배 한 척이 지나갔다. 예정에 없던 장면이었다. 드론의 방향을 강 쪽으로 돌려 천천히 이동하는 배와 주변 풍경을 함께 담았다. 넓고 잔잔한 강 위에 작은 움직임 하나가 더해지자 화면에도 생기가 돌았다. 현장에서 우연히 만나는 이런 순간도 출사의 재미다.

     

    신성리 갈대밭은 금강변에 자리한 서천의 대표적인 갈대 명소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지만, 직접 찾아와 보면 영화 속 배경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넓은 갈대밭과 금강이 만들어내는 풍경이다.

     

    9월 초의 신성리는 완연한 가을빛으로 물들기 전이었다. 초록과 누런빛이 함께 남아 있고, 그 위로 바람이 쉬지 않고 지나갔다. 계절이 바뀌는 순간의 갈대밭을 만날 수 있었다.

     

    소나무 아래 번지는 보랏빛, 장항송림

    신성리 촬영을 마친 뒤 오후 5시쯤 장항송림으로 이동했다.

    며칠 전인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이곳에서는 제4회 장항 맥문동 꽃 축제가 열렸다. 축제는 끝났지만 소나무 아래에는 보랏빛 맥문동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장항송림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서쪽으로 제법 기울어 있었다. 곧게 뻗은 소나무 사이로 햇살이 비스듬히 들어왔다. 빛을 받은 맥문동 꽃대는 보라와 연분홍빛을 오갔고, 그늘에 들어간 꽃은 한층 짙은 색으로 보였다.

     

    이번 촬영에서는 드론을 높이 띄우기보다 낮은 높이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소나무 사이와 맥문동 군락을 저공·저속으로 지나며 꽃과 풀의 높이, 바람에 흔들리는 움직임, 숲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가까이 담았다.

     

    햇살이 닿는 곳과 그늘진 곳의 차이도 뚜렷했다. 소나무 사이로 들어온 사광이 맥문동 위에 긴 빛의 결을 만들었다. 조금 더 이동하자 수크령 이삭도 눈에 들어왔다. 햇살을 머금은 수크령은 바람이 불 때마다 가볍게 몸을 흔들었다.

     

    숲 위로 시선을 넓히면 장항송림 스카이워크가 모습을 드러낸다. 울창한 송림 위로 길게 이어진 스카이워크는 바다 쪽으로 뻗어 있었다. 드론의 고도를 높이자 짙은 초록빛 송림과 스카이워크, 그 너머 반짝이는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길게 이어진 송림과 스카이워크 너머로 바다는 늦은 오후 햇살을 받아 잔잔히 빛났다.

     

    시간이 흐르면서 장항송림의 색도 달라졌다. 오후 6시 30분을 넘어서자 해가 서해 쪽으로 낮아지고, 바다는 금빛에서 붉은빛으로 천천히 물들기 시작했다. 수평선 가까이 번진 노을과 바다 앞 갈대의 실루엣이 겹치면서 하루의 마지막 장면이 만들어졌다.

     

    회원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카메라와 드론으로 낮아지는 해를 담았다.

    금강의 갈대에서 시작해 장항송림의 맥문동, 그리고 서해의 노을까지. 같은 날 두 곳을 돌아보니 서천은 강과 바다라는 서로 다른 풍경을 자연스럽게 이어주고 있었다.

     

    신성리에서는 바람이 갈대를 움직였고, 장항에서는 낮게 기울어진 햇살이 맥문동과 송림의 색을 바꾸었다. 아직 여름의 초록이 남아 있으면서도 곳곳에서 가을빛이 시작되고 있었다.

     

    9월의 서천을 찾는다면 신성리 갈대밭에서 금강의 바람을 만나고, 장항송림에서는 소나무 아래 보랏빛 맥문동과 서해의 저녁빛을 천천히 이어서 만나보는 것도 좋겠다. 하루 안에서도 서로 다른 서천의 초가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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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신성리갈대밭, #장항송림, #맥문동, #초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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