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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청년 인터뷰] 정수빈 우물정 대표(32) “사람과 이야기를 길어 올리는 곳”

면천 기록하는 로컬 아카이브 스튜디오 ‘우물정’ 열어
전시, 클래스, 플리마켓 등 청년과 예술인 위한 공간

  • 등록일자
    2026.08.31(월) 16:17:38
  • 담당자
    (주)당진시대 (gpgp1106@naver.com)
  • 면천면 마을 초입에 자리한 ‘우물정’에는 지역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정수빈 대표가 있다. 그는 이곳에서 마을 소식을 콘텐츠로 풀어내는 한편 주민들이 모여 새로운 활동을 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을 꾸려가고 있다.

     

    “자전거로 당진 곳곳 누비며 적응”

    정 대표는 경기도 군포시 출신으로 국제유통학을 전공한 뒤 마케팅과 브랜딩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그는 대학생 시절에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글과 사진, 영상 등 콘텐츠를 제작하고 SNS 업로드 활동을 이어갔다. 결혼 후에는 남편의 직장을 따라 당진에 정착했다. 이곳에서 처음 지낼 때는 자전거를 타고 마을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는 “마치 도장 깨기를 하듯 온 동네를 둘러봤다”며 “도시에서 지내면서 보지 못했던 자연경관을 보며 힐링할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아무것도 없어 너무 심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직접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조금씩 새로운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평소 요리를 즐겼던 정 대표는 시장을 자주 찾았고, 시장에서 만난 농산물과 집밥 이야기를 SNS에 기록하기도 했다. 

     

    면천에서 발견한 가능성

    정 대표가 면천면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약 1년 전 면천 홍보 SNS인 ‘면천잇슈’ 운영에 참여하면서다. 우연한 계기로 면천의 아카이빙 활동을 맡게됐고 1년간 면천을 오가며 탐색했다. 그 과정에서 정 대표는 면천이 가진 고즈넉한 분위기와 아름다움, 역사에 매력을 느꼈다. 그는 “면천은 약 3200명의 주민이 지내는 작은 지역이지만 인구에 비해 굉장히 큰 영향력을 가진 곳”이라며 “유산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새롭게 해석해 문화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문화예술의 가능성이 큰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곳이 청년들에게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동네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정 대표는 면천을 알아 갈수록 이곳에서 무언가를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쌓아온 콘텐츠 제작 경험과 면천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로컬 아카이브 스튜디오 ‘우물정’을 열었다.

     

    마을 이야기 담은 콘텐츠 제작

    지난 9일 문을 연 이곳은 면천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콘텐츠로 만들어가는 로컬 아카이브 스튜디오다. 유명 관광지나 축제뿐 아니라 오래된 가게와 동네 어르신의 이야기, 골목의 풍경처럼 지역 곳곳에 있는 소소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이름에도 정 대표가 만들고자 하는 공간의 의미가 담겼다. 정 대표는 “옛날부터 우물은 물을 길으러 오가던 주민들이 만나 안부를 묻고 마을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장소였다”며 “이 곳도 주민을 만나 지역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듣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물 정(井)자가 현대의 해시태 그(#)와 비슷한 모양이라는 점에 착안해 간판 속 로고에도 두 의미를 함께 담았다. 면천 이야기에 해시태그를 달아 지역 밖까지 전달하고 싶다는 의미다.

     

    직접 시공하며 자신의 취향 담아

    가게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 대표의 손길이 닿아 완성됐다. 마을 어귀에 위치한 이곳은 오랜기간 비어있었다. 정 대표는 “매장 위치를 알아볼 당시 마땅한 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았다”며 “그러던 중 때마침 이곳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이후 가벽 설치와 도배, 타일 시공, 조명설치, 인테리어까지 셀프로 작업하며 총 한달에 걸쳐 매장을 완성했다.

    이 과정에는 남편의 도움도 컸다. 정 대표 는 “남편이 휴일마다 매장 준비를 많이 도와줬다”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응원하고 도와줬다”고 말했다.

    공간은 콘텐츠를 작업할 수 있는 작업실과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공간으로 분리돼 있다. 또한 한쪽에는 정 대표의 취향이 담긴 주방용품과 생활 소품이 진열돼 있다. 그는 “취향을 굳이 감추기보다는 솔직하게 보여주며 소개하고 싶었다”며 “사용했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물건들을 위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들이 내가 골라놓은 주방용품을 보고 예쁘다고 좋아해주는 모습을 볼 때 굉장히 기뻤다”고 덧붙였다.

     

    청년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곳

    이곳에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계획돼 있다. 정 대표는 대학생 시절 악세사리 공방을 운영한 경험을 살려 원데이 클래스를 열고 매장 앞뒤 공간을 활용한 작은 플리마켓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역 청년과 작가들이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거나 서로의 활동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이어 그는 “청년이나 지역 예술가들이 큰 도시로 나가지 않고 이곳에서도 문화예술을 시도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그리는 우물정은 거창한 변화보다 면천에서 일어나는 작은 이야기와 변화를 꾸준히 기록하는 공간이다. 그렇게 쌓인 기록이 시간이 지나 면천의 역사가 되고 당진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 청년들에게 작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저도 처음부터 한 우물만 판 것은 아니에요. 여기저기 파다 보니까 제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 하나의 방향으로 모인 것 같아요. 당진에서 새출발을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우물정이 의미있는 공간이 됐으면 합니다.”

     • 위치: 당진시 면천 서문 1길 49, 1층 3호

     •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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