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림서원(竹林書院)은 1626년(인조 4년) 이이와 성혼을 기리기 위해 황산서원으로 세워졌으나, 후에 김장생을 추가하여 1665년(현종 6년) 임금으로부터 ‘죽림’이라는 이름을 받아 사액 서원이 되었고 조광조, 이황, 송시열의 위패를 추가했다.

▲ 죽림서원 입구
서원의 건물은 홍살문과 외삼문을 지나면 동재와 서재가 있고 내삼문을 지나면 사우 죽림사가 있다. 죽림사는 앞면 3칸, 옆면 1칸 규모로 소박하게 세워졌으며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사람 ㅅ자 모양인 맞배지붕으로 꾸며져 있다. 죽림사 옆에는 황산서원의 지비와 죽림서원의 중건비가 세워져 있다.


▲ 죽림서원 중건비
조선 후기 우암 송시열과 미촌 윤선거가 당시 파격적인 경전해석으로 쟁점이 되었던 윤휴(尹鑴)에 대한 평가를 논하는 과정에서 단호히 척결해야 한다는 강경파와 파격적일지언정 학문적 깊이는 인정해야 한다는 온건파의 논쟁이 깊어져 조선의 노론과 소론으로 분열이 시작된 공간이라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죽림사 모습
죽림사(竹林祠)에는 정암 조광조, 퇴계 이황, 율곡 이이, 우계 성혼, 사계 김장생, 우암 송시열 등 여섯 분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고 있는데 조선시대 성균관 문묘에 함께 배양된 최고의 유학자들이다. 이 때문에 ‘육현서원’ 이라 불리기도 한다.

▲ 죽림서원 전경
죽림서원에서 계단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조선 예학의 대가 사계 김장생 선생이 제자들을 가르치던 임리정이 있다. 이곳에서는 유유히 흐르는 금강과 주변의 드넓은 평야 지대가 내려다보인다. 하지만, 강경으로 상선이 드나들었던 모습을 상상해 보면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명소였다.

▲ 임리정 오르는 길
앞마당에는 임리정의 건립·사용 과정과 비를 세우기까지의 흐름을 비문으로 기록한 비석, 임리정기비가 세워져 있다. 이 비석은 1875년(고종 12)김상현이 비문을 짓고 김영목이 글씨를 쓴 유형문화유산이다.

▲ 임리정기비
임리정(臨履亭)은 원래 황산정이었다고도 전해지는데 ‘깊은 못에 임하는 것처럼, 얇은 얼음을 밟는 것처럼 두려워하고 조심하라’는 「시경」의 뜻을 따라 이름을 붙였다는데 그런 뜻대로 살아간다면 이 세상에 갈등이 생길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당파, 계파 갈등을 겪는 요즘에도 되새겨볼 만한 글이란 생각이 들어 숙연해진다.

▲ 임리정 모습
이곳 임리정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작은 정자이지만, 많은 유생이 금강의 경관을 바라보며 호연지기를 배우고 학문을 익혔던 곳이라는 점에서 1976년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67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 임리정 모습
죽림서원과 임리정, 팔괘정 주변에는 죽림이란 명칭에 걸맞게 대나무가 둘러싸고 있다. 대나무는 사계절 푸르고 곧게 자라는 성질 때문에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며 조선시대 매화, 난초, 국화 등과 함께 사군자에 속했다. 또 곳곳에 진분홍의 배롱나무꽃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있다.


▲ 임리정 모습
임리정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는 우암 송시열이 지은 팔괘정도 있다. 스승 김장생의 임리정과 제자 송시열이 지은 팔괘정은 모양과 규모도 비슷한데 조선시대의 건축물을 연구하고 강경지역 유교문화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듯싶다.

▲ 팔괘정 모습
팔괘정(八卦亭)은 1663년 조선 후기의 문신 송시열(宋時烈)이 건립한 누정으로 창살무늬를 건乾(하늘), 태兌(못), 이離(불), 진震(눈), 손巽(바람), 감坎(물), 간艮(산), 곤坤(땅)등 팔괘(八卦)로 꾸몄고, 그로 인하여 정자 이름을 팔괘정이라 불렀다고 한다.

▲ 팔괘정 모습
팔괘정의 규모는 앞면 3칸 · 옆면 2칸이며 금강 변에 세워졌다. 앞면에서 왼쪽 2칸은 넓은 대청마루로 하고 오른쪽 1칸은 온돌방으로 만들었다. 지붕은 팔작지붕 구조로 옆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이다. 조선시대 정자 건축양식의 대표적인 건물로 한식 가옥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어 1978년 충청남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 팔괘정 모습
팔괘정 주변으로는 건물의 초석으로 보이는 석재가 흩어져 있는데 건물 뒤편 북쪽의 바위에는 송시열이 썼다고 전해지는 청초안(靑草岸), 몽괘벽(夢挂壁)등의 글씨가 새겨져 있다. 강경읍 황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 서향 사면에 자리하고 있어 금강 삼경이라고 불리는 강경포구를 발아래 내려다보는 조망의 명소이기도 하다.


▲ 송시열이 썼다는 글귀
팔괘정의 뒤편에 높게 세워진 황산공원 전망대에 오르자, 강경포구를 비롯한 금강과 부여 쪽 평야 지대는 물론 강경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여 가슴이 후련해진다. 주변 지역을 조망하고 석양을 바라보는 곳으로는 이곳만 한 곳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서인지 찾는 이들도 많은 편이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전경
죽림서원과 임리정, 팔괘정을 둘러보면서 느낀 것은 조선시대 남인과 서인, 노론과 소론의 갈등이 지금의 진영과 계파 간의 갈등으로 이어져 오는 모습이 지금도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좋은 죽림정에 모여앉아 나라와 국민을 걱정하며 토론하는 모습이 간절해 지는 오늘이다.

▲ 죽림정 모습
죽림서원
○ 충청남도 논산시 금백로 20-8
○ 관람 시간 : 상시 개방
○ 이용요금 : 무료
○ 주차장 : 넓은 편
* 취재일 : 2026년 8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