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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단체 탐방] 당진틀못사랑회 “보이지 않는 곳에서” 80명의 마음이 만든 나눔

'틀못사랑회’, 5년째 이어온 숨은 봉사…취약계층 지원부터 장학사업까지
“회비 한 푼도 친목에 쓰지 않는다”…드러내지 않는 봉사로 지역사회 온기 전해

  • 등록일자
    2026.08.12(수) 09:36:26
  • 담당자
    (주)당진시대 (gpgp1106@naver.com)
  • 틀못사랑회


    틀못사랑회 활동



    (오른쪽부터) 이정수 회원(후원자), 김정화 회장, 허윤정 총무
    누군가는 봉사를 알리고 누군가는 조용히 실천한다. 송악읍 기지시리에서 시작된 틀못사랑회는 조용히 실천하는 봉사를 선택한 단체다. 

    지난 2022년 창립한 틀못사랑회는 현재 회원 약 80여 명이 함께하는 봉사단체다. 독거노인과 취약계층, 다문화가정 지원은 물론 지역 학생 장학사업까지 이어오고 있지만 정작 단체 이름을 아는 시민은 많지 않다.

    회원들도 이를 아쉬워하지 않는다. 보여주기 위한 봉사보다 필요한 곳을 돕는 봉사가 단체의 운영 철학이기 때문이다. 

    회원들은 직장인과 자영업자, 기업체 근로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평범한 시민들이다.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에 모두 참여하기는 어렵지만 회비를 모아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지원하고 회장과 총무를 중심으로 현장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회원들의 회비는 오직 봉사를 위해 사용된다. 친목 모임이나 식사 비용으로 사용하는 일은 없다. 작은 회비 하나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자는 약속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봉사하고 싶은 사람은 많아”

    틀못사랑회는 김정화 회장의 오래된 꿈에서 시작됐다. 

    김 회장은 “어릴 때부터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며 “다른 봉사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운영 방식을 배우게 됐고 나만의 봉사모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송악 지역주민 10명 정도와 함께 작은 모임을 만들 계획이었다. 하지만 식당을 운영하던 김 회장이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봉사를 하고 싶은데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고 회원 소개가 이어지면서 규모가 점차 커졌다.

    지금은 회원이 약 80명에 이른다.

    회원들의 고향도 다양하다. 울산, 강원도 등 전국 각지에서 당진으로 이주해 정착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당진 토박이뿐 아니라 지역에 삶의 터전을 마련한 시민들이 함께 지역을 위한 봉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김 회장은 “틀못사랑회는 특정 지역 사람들만의 모임이 아니라 당진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든 공동체”라고 말했다.

    이름처럼 지역을 품다

    ‘틀못사랑회’라는 이름도 송악 지역의 옛 지명인 ’틀못(들못)’에서 따왔다. 처음에는 지역주민들만 참여하는 작은 봉사 모임을 구상했기 때문에 지역 이름을 담자는 의견이 모였다.

    허윤정 총무는 “처음에는 10명 정도만 함께하려고 했는데 회원이 계속 늘어나면서 지금의 규모가 됐다”며 “지역 이름을 담은 만큼 지역을 품는 봉사를 하자는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회원들은 SNS 단체방을 통해 활동 내용을 공유받는다. 현장 봉사는 회장과 총무를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모든 활동 내역과 지원 결과를 회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한다. 회원들은 의견을 내기보다 믿고 응원하는 경우가 많다.

    허 총무는 “회원들이 믿고 맡겨 주시기 때문에 더 책임감을 갖고 봉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가는 봉사

    틀못사랑회의 봉사는 정기 행사보다 현장 중심이다. 연말이면 독거노인과 취약계층, 다문화가정 등을 찾아 생필품과 생활용품을 전달한다. 또 기지초등학교 학생들에게는 장학금을 지원하고 학교 발전기금도 전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의용소방대와 협력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가정을 발굴하고 있으며, 이전에는 새마을회와 적십자 등과 협력해 어려운 이웃을 지원했다. 이는 지역 단체들이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허 총무는 “우리가 직접 어려운 가정을 찾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지역 단체들이 추천해 주는 가정을 찾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시기를 가리지 않는다.

    다문화가정 아이가 의료비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취약계층이 갑작스럽게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에도 필요한 물품이나 생계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회원들이 바쁜 직장생활을 하는 만큼 회장과 총무가 대신 발로 뛰는 구조지만 회원들은 꾸준히 회비를 보내며 활동을 뒷받침하고 있다.

    “봉사는 조용할수록 더 가치 있다”

    틀못사랑회의 장학사업은 조금 특별하다.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할 때 졸업식이나 공개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 학교와 협의해 어려운 학생들을 미리 선정한 뒤 조용히 전달한다.

    학부모들도 어느 단체가 지원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김 회장은 “아이들이 괜히 위축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며 “공부를 잘해서가 아니라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부담 없이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봉사는 꼭 알려야 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보이지 않는 봉사가 더 의미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

    회원들이 가장 기억하는 봉사는 거동이 불편한 한 어르신을 만났던 순간이다. 생필품을 전달하기 위해 찾은 집은 생각보다 훨씬 열악했다. 허리를 제대로 쓰지 못한 채 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회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물품만 전달하고 돌아왔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결국 다시 찾아가 개인 돈까지 보태 생활비를 전달했다.

    김 회장은 “그날은 밤에 잠이 오지 않았다”며 “우리가 모르는 곳에도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그 어르신은 요양원으로 입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작은 도움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손길이었다는 생각이 들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회비는 오직 봉사를 위해

    회원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회비 사용 원칙이다. 회원들끼리 식사를 하더라도 회비를 쓰지 않는다. 행사 때 필요한 비용도 개인이 부담하거나 별도 후원을 받아 해결한다. 모든 회비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물품과 장학금으로만 사용된다.

    후원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정수 회원은 “거창하게 시작한 단체가 아니라 작은 마음이 모여 여기까지 왔다”며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규모와 상관없이 꾸준히 봉사하는 단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원들이 있어 틀못사랑회가 존재합니다”

    김정화 회장은 인터뷰 내내 회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틀못사랑회는 제가 만든 단체가 아닙니다. 회원들이 묵묵히 회비를 내고 믿어주고 응원해 주셨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는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목표도 밝혔다.

    “언젠가는 독거노인들을 한자리에 모시고 식사를 대접하는 큰 경로잔치를 열어보고 싶습니다. 그것이 틀못사랑회가 꼭 이루고 싶은 꿈입니다.”

    허윤정 총무 역시 “현재는 초등학생 장학사업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중·고등학생까지 지원을 확대해 더 많은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봉사를 망설이는 시민들에게 김 회장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봉사는 특별한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닙니다.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습니다. 틀못사랑회도 그런 마음을 가진 분들에게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틀못사랑회 임원명단] 

    △회장: 김정화(왕손생고기 대표) △총무: 허윤정 △후원자: 윤태상 (티에스(주) 대표), 이정수 (화신이엔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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