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는 이제 글쓰기에서도 꽤 익숙한 도구가 됐다. 취재 메모를 정리하고, 제목을 몇 가지 뽑아 보고, 긴 문장을 다듬거나 빠진 내용을 확인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진기사나 영상기사, 사는 이야기처럼 도민리포터가 자주 쓰는 글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 AI는 기사를 대신 쓰는 도구가 아니라, 취재 내용을 정리하고 다듬는 보조도구다.
매끄러운데 왜 ‘AI가 쓴 글’처럼 느껴질까
문제는 AI에게 글을 너무 많이 맡겼을 때다. 문법은 맞고 문장도 매끄러운데 읽다 보면 어딘가 비슷한 느낌이 난다. ‘다양한’, ‘효과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같은 표현이 반복되고, 문장 길이와 문단 구성도 지나치게 고른 경우가 많다. 서론에서 주제를 소개하고 몇 가지 장점을 나열한 뒤 희망적인 결론으로 끝나는 전개도 자주 눈에 띈다.
특정 단어 하나 때문에 AI 글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비슷한 표현과 문장 구조, 지나치게 반듯한 전개, 구체적인 경험의 부족이 한꺼번에 나타날 때 ‘AI가 쓴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해진다.

▲ 같은 사진을 보고 써도 일반적인 설명에 머무는 글과 현장의 장면·경험·시선이 담긴 글은 확연히 달라진다.
해답은 ‘AI 티’를 숨기는 데 있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AI 티’를 억지로 감추는 데 있지 않다. 내가 직접 취재한 내용을 글 속에 더 많이 살려내는 것이 중요하다.
도민리포터 기사에는 AI가 대신할 수 없는 재료가 있다. 내가 직접 본 장면, 그날의 날씨와 빛, 사진을 찍게 된 이유, 현장에서 만난 사람, 예상과 달랐던 모습, 취재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예를 들어 “배롱나무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는 문장은 어느 장소에도 붙일 수 있다. 반면 “오후 햇빛이 기와지붕을 비스듬히 비추고, 담장 옆 배롱나무에는 붉은 꽃이 한창이었다”라고 쓰면 현장을 직접 본 사람의 시선이 생긴다. 몇몇 방문객이 꽃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면 그것도 좋은 취재 내용이다. 물론 실제로 보지 않았거나 확인하지 않은 장면을 AI에게 만들어 달라고 해서는 안 된다.
사람이 먼저 보고, AI는 나중에 정리한다
AI를 활용하는 순서도 중요하다. 처음부터 “○○에 관한 기사 2,000자로 써줘”라고 맡기기보다는 사람이 먼저 기사 재료를 준비하는 편이 좋다.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어떤 사진을 찍었는지, 무엇을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지 간단히 메모한다.
그다음 AI에게 기사 구조를 잡거나 문장을 다듬게 하고, 빠진 정보가 무엇인지 점검하도록 하면 된다. 마지막에는 다시 사진과 취재 메모를 확인하면서 내 표현으로 고쳐 쓴다.

▲ 현장에서 사진 찍기 → 내가 본 것 메모하기 → AI로 구조·문장 정리하기 → 사진과 사실을 다시 확인하며 내 문체로 마무리하기.
AI에게도 ‘어떻게 도와달라’고 말해야 한다
AI에게 요청하는 방법도 조금 바꿔보자.
“내가 직접 취재한 메모를 바탕으로 기사를 정리해 줘. 내가 제공하지 않은 현장 상황이나 인터뷰, 느낌은 만들지 마. 상투적인 홍보 표현은 줄이고 실제 장면을 중심으로 써 줘. 취재자의 판단이나 소감이 필요한 곳은 임의로 작성하지 말고 표시해 줘.”
이렇게 요청하면 AI는 기사를 대신 쓰는 ‘대필자’가 아니라 기사 작성 과정을 돕는 ‘편집자’에 가까워진다.
AI가 만든 초안을 받은 뒤에도 손볼 부분은 있다. 비슷한 길이의 문장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는지, ‘또한·따라서·이처럼’ 같은 접속어가 반복되지는 않는지 살펴본다. ‘관광 활성화에 기여한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알린다’처럼 어느 장소에나 붙일 수 있는 표현은 가능하면 실제 장면이나 구체적인 정보로 바꾼다.
모든 내용을 첫째·둘째·셋째로 나눌 필요도 없다. 현장에서 중요하게 느낀 장면은 조금 길게 설명하고, 덜 중요한 내용은 짧게 지나가도 된다. 그것이 오히려 사람의 자연스러운 글에 가깝다.
마지막에는 ‘AI 흔적’보다 ‘내 흔적’을 확인하자

▲ 내가 직접 본 장면이 있는지,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지 않은 내용은 없는지, 내 생각과 판단이 담겼는지 마지막으로 살펴본다.
마지막에는 한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자.
“이 글에서 나만 쓸 수 있는 문장은 무엇인가?”
내가 직접 본 장면, 취재 중 기억에 남은 순간, 사진을 찍으며 느낀 점, 현장에서 얻은 새로운 생각이 있다면 그 글에는 이미 취재자의 흔적이 남아 있다.
생성형 AI를 쓰지 않는 것이 답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AI에게 맡기고 무엇을 내가 직접 할 것인가다. 사람이 먼저 보고 생각하고, AI가 정리를 돕고, 마지막에는 다시 사람이 책임지는 것.
AI에게 기사를 대신 써 달라고 하기보다, 내가 취재한 기사를 더 정확하고 읽기 좋게 만들어 달라고 하자.그것이 생성형 AI 시대에도 도민리포터의 현장과 목소리를 지키는 글쓰기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