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남도 공식 블로그를 통해 ‘2026 충남미술주간’ 소식을 접한 뒤, 참여 미술관 가운데 천안시립미술관을 직접 찾아가 보았습니다. 충남미술주간은 도내 여러 국·공·사립 미술관을 연계해 전시 관람은 물론 교육 프로그램, 미술여행 스탬프 투어, SNS 방문 인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 미술관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문화 행사입니다.

무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에는 야외 관광지를 오래 걷기가 부담스러운데요. 시원한 실내에서 작품을 감상하며 충남의 미술과 한국 공예를 함께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천안시립미술관이 더욱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주차장은 건물 뒤편에 마련돼 있습니다. 차를 세운 뒤 정문으로 들어가면 곧바로 건물 2층과 연결됩니다. 외부에서 바라본 건물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고, 내부에는 2층 제1전시실과 3층 제2전시실이 각각 마련돼 있었습니다.

2층 제1전시실에서는 《균열: 충남의 아방가르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충남미술관 사전 프로젝트이자 충남미술관, 천안시립미술관, 고암이응노생가기념관이 함께하는 공공미술관 협력 전시입니다.

전시장 안에는 회화뿐 아니라 사진, 영상, 설치, 섬유 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익숙한 풍경과 인물을 그대로 보여 주기보다는 이미지를 해체하거나 겹치고, 일상의 물건과 전통 재료를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이 많았습니다.


특히 충남 부여 출신의 김순기 작가를 비롯해 실험적인 작업을 이어 온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흑백사진과 콜라주, 색동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색채, 영상 작품이 한 공간에 이어지면서 충남 현대미술이 지나온 흐름을 자연스럽게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작품 사이에는 잠시 앉아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의자도 마련돼 있었습니다. 전시를 빠르게 훑어보기보다는 작품 설명을 읽고 영상까지 천천히 감상하니, ‘균열’이라는 전시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기존 미술의 경계를 흔들고 새로운 표현을 시도해 온 작가들의 태도가 전시 공간 곳곳에서 느껴졌습니다.

계단을 따라 3층으로 올라가면 제2전시실에서 《찾아가는 공예명작전: 뿌리와 열매》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전시는 오랜 시간 한 분야를 탐구해 온 16명 작가의 작품을 통해 한국 공예의 깊이와 다양성을 보여 줍니다.

도자와 금속, 목공, 섬유 등 서로 다른 재료로 만들어진 작품들이 전시돼 있었는데요. 단순히 완성된 결과물만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작업 과정과 도구, 기록 사진, 일기장까지 함께 소개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매일 작업하며 남긴 도자기 유약 자료와 일기, 그릇의 형태를 고민한 스케치, 금속을 두드려 만든 숟가락과 생활 도구 등을 보고 있자니 공예품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손길이 필요한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전시장 중앙에는 의자와 탁자, 조명, 도자기, 금속 공예품 등이 길게 배치돼 있었습니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물건과 비슷해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살펴보면 재료의 질감과 형태, 제작 방식이 모두 달랐습니다. 공예가 생활에 쓰이는 물건이면서 동시에 작가의 생각과 시간이 담긴 작품이라는 사실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벽면을 가득 채운 제작 현장 사진과 재료, 도구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완성품만 감상할 때는 보이지 않았던 작가의 노동과 시행착오를 함께 볼 수 있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전통적인 기술을 지키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과 새로운 재료를 접목한 작품들이 많아 아이들과 함께 관람해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충청남도 공식 블로그에서 소개한 충남미술주간은 단순히 여러 미술관의 이름을 알리는 행사에 그치지 않습니다. 가까운 미술관을 직접 찾아 작품을 감상하고, 지역마다 다른 전시 공간과 작가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것이 이번 행사의 진정한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안시립미술관에서는 한 층에서는 충남 현대미술의 실험적인 흐름을, 다른 층에서는 한국 공예가 쌓아 온 시간과 손의 감각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두 전시의 성격은 서로 달랐지만 기존의 틀을 넘어 새로운 길을 만들어 왔다는 점에서는 닮아 있었습니다.

무더운 날씨 때문에 야외 나들이가 망설여진다면 천안시립미술관에서 시원한 예술 여행을 즐겨 보셔도 좋겠습니다. 작품을 천천히 살펴보려면 최소 1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방문하는 것을 권합니다. 충남미술주간 스탬프 투어나 SNS 방문 인증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라면 방문 전 관련 안내도 함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천안시립미술관 이용 안내]
○ 주소: 충남 천안시 동남구 성남면 종합휴양지로 185
○ 관람시간: 화요일~일요일 10:00~18:00
○ 전시실 입장 마감: 17:30
○ 휴관일: 매주 월요일
○ 주차: 건물 뒤편 주차장 이용
○ 전시: 《균열: 충남의 아방가르드》, 《뿌리와 열매》
○ 전시 기간: 2026년 7월 1일~8월 23일
* 방문일: 2026년 7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