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순도 거의 지나고 다소 늦은 장맛비가 며칠째 내리고 있습니다. 오늘도 잔뜩 흐렸지만 비가 소강상태일 때에는 오히려 시원한 바람도 불어서 나들이하기에는 좋습니다. 7월이면 여름꽃을 찾아 나서는데요. 바로 연꽃과 배롱나무꽃입니다. 연꽃은 절정이 지나면서 지기 시작하고 있을 때 배롱나무는 비로소 붉은 꽃잎을 피워 냅니다. 그래서 매년 7월 이맘때가 되면 이곳 종학당에 연꽃과 배롱나무꽃을 보러 나들이를 합니다.

▲ 연꽃과 배롱나무꽃이 어우러진 노성 종학당
충청남도 논산시 노성면에 위치한 종학당은 파평 윤씨 문중의 교육 시설이었습니다. 논산 제11경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요. 봄이면 매화와 산수유가 아름답고, 여름이면 배롱나무꽃이 지역에서는 으뜸으로 꼽힙니다. 경치도 좋지만 한옥 건물도 소쇄한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어서 늘 탐방객이 이어지는 곳입니다. 홍살문을 들어서기 전 담장 밖으로 고개를 내민 배롱나무꽃이 먼저 반깁니다. 얼마나 피었을까. 아직 절정이 되려면 많이 남았는데 하고 생각하며 종학당으로 들어섭니다.

▲ 종학당 홍살문을 들어서며

▲ 배롱나무꽃이 우거진 종학당 담장
오른쪽 반듯한 한옥 건물로 걸음을 옮깁니다. 이곳이 윤씨 문중에서 처음 아이들을 가르치던 종학당입니다. 이곳과 백록당, 보인당, 정수루 등을 총칭하는 말이 종학원인데요. 종학원보다는 종학당으로 통칭하곤 합니다. 종학당 후원의 배롱나무꽃은 논산에서는 단연 으뜸입니다. 물론 보호수도 많고, 더 웅장한 나무도 있지만 여러 그루가 꽃대궐을 이루는 곳은 별로 없습니다.

▲ 파평윤씨 문중 교육기관 종학당

▲ 파평윤씨 문중 교육기관 종학당
기둥을 받쳐 놓은 배롱나무는 수령이 무려 200년이나 되어 보호수로 지정되었습니다. 그 옆으로도 제법 수령이 되는 나무들이 나란히 서 있는데요. 한창 꽃이 절정으로 피어날 때면 후원은 온통 붉은색만 보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기와지붕을 덮을 정도로 피어오르는데 정말 장관입니다. 배롱나무는 줄기가 매끈해서 마치 껍질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무욕을 추구하는 선비들이 서원이나 향교에 많이 심었고, 사찰에도 많이 심었다고 하는데요. 재미있게도 배롱나무의 꽃말은 '부귀'라고 합니다.

▲ 종학당 후원의 배롱나무꽃

▲ 종학당 후원의 배롱나무꽃과 맥문동꽃
작년에는 7월 말 한창 피어올랐을 때 찾았었는데요. 아직은 꽃이 막 피기 시작한 듯 조촐해 보입니다. 가지 끝부터 터져 오르며 점점 줄기 전체가 붉게 물드는데요. 막바지가 되면 나무에 거미줄도 많고, 지는 꽃 때문에 지저분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꽃은 처음 피어오를 때 보는 게 제격입니다.

▲ 종학당 후원의 배롱나무꽃과

▲ 종학당 후원의 배롱나무꽃과
위를 올려다보면 엄숙하게 서 있는 이 층 누각이 보입니다. 이곳이 종학당 정수루입니다. 앞의 연못에는 연꽃이 한창 피어올랐다가 지고 있습니다. 정수루는 여름에는 연꽃을 배경으로, 겨울에는 쌓인 눈을 배경으로 볼 때 더욱 아름답습니다.

▲ 연꽃 연못 뒤로 보이는 종학당 정수루

▲ 종학당 정수루 앞 연못의 연꽃
대문을 열고 백록당과 정수루로 향합니다. 마주 보이는 후원에는 매화며 산수유나무가 많아 봄철이면 꽃동산을 이룹니다. 논산에서는 꽃이 일찍 피는 편이라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습니다.

▲ 백록당과 정수루로 향하는 길

▲ 백록당과 정수루로 향하는 길
종학당은 1625년 인평대군의 스승이었던 윤순거 선생이 고향 노성으로 돌아와 파평 윤씨 집안 자녀들과 조카들을 교육하기 위해 지은 사설 교육기관입니다. 노성면 일원은 파평 윤씨의 집성촌이었고, 교육을 중시하는 양반 가문답게 아이들을 함께 교육할 장소가 필요했었겠지요. 윤 씨 문중에서는 종학당을 지은 후 1628년 상급과정의 필요성을 느껴서 백록당과 누각인 정수루를 지었다고 합니다.

▲ 아름다운 한옥 건물, 종학당 정수루

▲ 아름다운 한옥 건물, 종학당 정수루
정수루에 앉아서 지나온 경치를 구경합니다. 비가 온 후라 초록이 더 싱그러워 보입니다. 날씨도 시원해서 오후의 나들이를 도와줍니다. 정수루 나무 바닥은 시원하고 편안합니다.

▲ 종학당 정수루에서 내려다보이는 경치

▲ 종학당 사색의 길 안내문
종학당 뒤로는 사색의 길이 이어져 있습니다. 총 1킬로미터 남짓한 거리라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길인데요. 자연을 보며 느릿느릿 명상하기 좋은 길입니다. 종학당 배롱나무꽃은 7월 말까지 절정을 이룹니다. 물론 배롱나무꽃은 이름답게 백 일이나 피는 꽃이라 10월 초까지도 볼 수 있습니다.
논산 종학당(종학원)
충남 논산시 노성면 종학길 35
* 방문일시 : 2026. 7.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