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봄꽃들의 합창이 시작되었다.
청양군 청양읍 군량리에 위치한 고운식물원은 ‘충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칠갑산 자락 아래, 봄을 가장 고운 빛깔로 맞이하는 생태정원이다
이곳은 충남에서 봄이 가장 늦게 도착하는 정원이다. 기온이 낮고 계곡 바람이 머무는 이곳의 봄은 더디지만, 그만큼 더 깊고 고요하게 피어난다.
2003년에 문을 연 고운식물원은 약 5만 제곱미터의 부지에 8천여 종의 수목과 야생화가 자라고 있다. 자연 지형을 살려 조성된 이 식물원은 화려한 인공 구조물보다 숲과 나무, 꽃과 돌 하나하나가 자연의 질서에 따라 배치된 곳이다. 그래서 더 ‘고운’ 정원이다.
정원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반기는 건 노란 생강나무꽃이다. 산수유와 닮은 이 꽃은 이른 봄, 잎보다 먼저 피어나 따스한 햇살 아래 그 존재를 알린다.
바닥을 뚫고 앙증맞게 피어난 복수초는 수줍은 듯 고개를 내밀고 있고, 크로커스는 흰색·노란색·보라색 등 다채로운 색감으로 산책길에 봄빛을 더한다.
이번 방문은 드론 촬영과 함께 진행되었다. 드론을 낮게 띄워 식물원의 주요 구역을 따라가듯 구성된 이번 영상에는 꽃길, 산책로, 유리온실, 야생화원, 조각공원 등이 고운 봄빛 속에 담겼다. 영상은 마치 정원을 산책하는 이의 시선처럼 공간과 계절의 결을 조용히 따라간다.
고운식물원 상설전시장에서는 제10회 고운 새우난초 등 멸종위기식물 전시회가 진행 중이다. 2025년 4월 1일부터 운영되는 이번 전시는 희귀 자생식물에 대한 보호와 인식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마련되었으며, 다양한 멸종위기 식물들이 직접 소개되고 있다.
문화아트홀 내부에는 다채로운 화분과 꽃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공간 중앙의 투명한 유리 지붕 아래 펼쳐진 꽃과 나무들은 방문객들에게 또 다른 시각적 힐링을 선사한다.
소나무숲 아래 야생화원은 고운식물원의 가장 정적인 공간이다. 이른 봄 복수초들이 바닥 가득 피어 있고, 그 옆으로 새싹들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온다.
이곳에는 산야에서 자라는 낯익은 야생화들이 구역별로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으며,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크고 작은 조각 작품들이 시선을 붙잡는다.
고개를 살짝 숙인 청동 조각상은 숲길 사이에서 조용히 시선을 붙잡고, 습지원 한편에 놓인 물레를 돌리는 농부의 형상은 자연과 삶의 연결을 상징하듯 정겹고 소박한 울림을 전한다.
야생화원 한편에 조성된 습지원은 다양한 수생식물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장소다. 물 위로 고개를 내민 봄의 식물들은 또 다른 생명의 리듬을 보여주며, 자연 생태의 다양성을 온몸으로 체험하게 해준다.
고운식물원은 2026년 말까지 운영될 예정이며, 이후에는 충남산림자원연구소가 이 자리에 이전할 계획이다.
20여 년간 충남의 사계절을 품어온 이 정원이 마지막 계절들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에, 이곳의 풍경은 더욱 애틋하게 다가온다.
햇살, 바람, 꽃, 나무…
정원을 걷는 발걸음마다 마음이 정돈된다.
겨울을 견뎌낸 꽃들이 피어나듯, 이곳에서 움츠렸던 몸과 마음도 다시 피어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고운식물원은 봄을 따라 걷는 가장 아름다운 길이 된다.
※ 이 영상에는 계절의 감성을 담은 연주곡 ‘봄이 오면’이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정원의 고요한 풍경과 어우러지는 따뜻한 선율이, 독자 여러분의 마음에도 잔잔한 봄의 여운으로 머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