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시 연산면 천호산에 자리잡은 호국종찰 개태사, 논산 11경 중 6경에 속하며 천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사찰이에요.
개태사는 고려 태조 왕건이 후백제의 군대를 물리치고 후삼국을 통일한 것을 기념하여 창건하였으며 수도인 개경을 제외한 지역에 처음으로 국력을 기울여 세운 절이라는 점이 의미있어요.

보통의 사찰과는 달리 도로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는 개태사는 입구를 잘 찾아가야 하는데 이날은 주차장이 공사중이라 막아 놓아서 하마터면 입구를 지나칠뻔 했어요.
다행히 마을 진입로 옆에도 주차장이 있어 그곳에 주차 후 개태사를 둘러볼 수 있었는데 가장 먼저 사찰 입구에서 개태사 사적비를 마주했어요.
비석에는 빼곡하게 글이 쓰여 있는데 개태사의 유래부터 역사, 창건 과정, 역사적 가치 등이 적혀 있어요.

사찰의 이름에 대해 알아보자면 부처님의 가호와 천지신명의 도움으로 통일의 대업을 이루었으니 개태사가 위치한 산의 이름을 '천호'라 지었고 태평 성대를 연다는 뜻으로 '개태'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해요.
본래의 개태사가 있던 개태사지가 가까이에 있으며 옛 명성에 비하면 현재는 작은 사찰로 남아 있지만 태조의 영정을 봉안한 어진전이 있어 역사적으로 중요한 위상을 갖추고 있어요.

개태사로 들어가려면 작은 연못을 지나는데 연못 위에 놓인 다리는 개운교라고 해요.
그리고 바닥에는 한자로 천운지라고 쓰여 있는데 연못의 이름을 새겨 둔 것 같아요.

다리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연못이 나 있고 말라버린 단풍잎도 연못의 운치를 더해주었어요.

개운교를 지나 신종루를 통해 경내로 진입하는데 반려견 동반은 금지하고 있어요.
제가 들어갈 때 쯤에 단체로 오신 어르신들이 사찰을 둘러보고 나오고 계셨는데 제법 많은 분들이 찾는 곳인 것 같아요.

신종루 아래에는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이 그려져 있는데 이곳에는 조각이 아닌 벽화로 그려져 있어요.

개태사는 규모가 작은 사찰이에요.
과거에는 규모가 제법 큰 사찰이었지만 오랜 역사를 보내며 소실되었다가 근대에 들어 재건되면서 규모도 예전보다는 작아졌어요.
멀지 않은 곳에 본래 절터였던 개태사지가 있으니 그 곳에 가면 사찰의 규모를 어림짐작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출토된 중요한 유물들은 국보로 지정되었으며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보관하고 있어요.

개태사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위상을 갖추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어진전이 있다는 것이에요.
어진전에는 왕의 얼굴을 그린 초상화인 태조 왕건 어진이 봉안되어 있으며 기일마다 제를 올렸고 나라가 위태롭고 어지러울 때마다 태조의 진전에 제사를 지내거나 길흉을 점쳐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려 했다고 해요.
오랜 세월을 거치며 왜구의 침략과 나라의 정책으로 개태사는 소실되었고 근대에 들어 이곳에 어진전을 신축하면서 태조 왕건의 어진을 모시게 되었어요.
안쪽을 둘러봐도 되나 싶어서 한참을 앞에서 고민했는데 차마 굳게 닫혀 있는 문을 열어볼 용기가 나지 않아서 안쪽을 확인하지 못했어요.

사진상 왼쪽으로 극락대보전, 오른쪽으로 대웅보전이 자리잡고 있어요.
극락대보전에는 석조여래삼존입상이 모셔져 있는데 안쪽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있어서 사진은 남기지 않았어요.
극락세계에 머물며 중생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부처님인 아미타불이 있으며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석불로 가치가 인정되고 있고 실제로 보면 그 위엄이 느껴져요.

대웅보전 옆 벽면에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불교와 관련된 그림들과 함께 설명이 있으니 한번씩 읽어봐도 좋아요.

태조 왕건의 어진에 이어 개태사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특별한 것은 처음 개태사를 세웠을 때 부엌에서 사용했다고 전해지는 무쇠솥이 있다는 것이에요.
사진상으로는 그리 커보이지 않지만 직경 289cm, 높이 96cm, 둘레 910cm로 크기가 어마어마해요.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여지도서]에서는 장을 끓이던 솥이라는 기록도 있고 1944년에는 솥을 부수려고 하자 천둥 벼락이 쳐서 그대로 두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져요.

고려시대 석탑 양식을 따르고 있는 오층석탑은 개태사지 북쪽 건물 터에 있던 것을 이곳으로 옮겨 놓은 것이며 아랫부분 기단부와 윗부분은 복원과정을 거쳤어요.
간결하면서도 깔끔한 구조에 지붕 네 귀의 처마가 아래로 내려오다 위로 솟아오르는 반전이 아름다운 석탑이에요.

석탑 앞에는 불자들의 소원을 담은 초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어요.

감나무 아래에 놓인 기와에 멋스러운 그림도 그려져 있고 불자들의 기도를 담은 기와도 놓여 있어요.

개태사를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천호마을 둘레길 안내도를 보았어요.
지도를 보니 개태사지가 근처에 있었는데 바람도 많이 불고 날씨가 좋지 않아 그곳까지 걸어서 다녀오기에는 무리가 있어 다음을 기약했어요.
걷기 좋은 날이 되면 개태사부터 시작해 천호마을을 천천히 둘러봐도 좋을 것 같아요.
논산으로 떠났던 여행길에 우연히 개태사를 둘러 보게 되었는데 깊은 역사가 있어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 사찰이었어요.
논산 개태사
○ 주소: 충남 논산시 연산면 천호리 400-2
○ 041-734-8730
○ 입장료: 무료
* 방문날짜: 2024년 12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