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찰, 바로 <수덕사>입니다.
덕숭산 남쪽 기슭에 자리한 수덕사는 정확한 창건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백제 위덕왕 때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는 천년고찰입니다. 오랜 세월을 품은 만큼 예산을 대표하는 명소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수덕사 식당가
수덕사는 주차장이 넓게 마련되어 있고 시내버스도 운행해 뚜벅이 여행자도 부담 없이 찾기 좋은 곳입니다. 이곳에는 고양이들도 많은데요. 저는 이날 무려 다섯 마리나 만났습니다. 주차장에서 절까지 올라가는 길에서 고양이 한 마리는 꼭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주차장을 지나면 산채정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길게 이어집니다. 산나물과 약초를 판매하는 상점들도 함께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유명한 식당이 여럿 있는데, 그중 친구가 추천해 준 곳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산에서 맛보는 산채정식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였습니다.

▲ 선문
식당가 끝에 다다르면 수덕사의 첫 관문인 선문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곳을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인 사찰 여행이 시작됩니다.
여름이라 더울 거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오르는 길은 무척 쾌적했습니다. 오래된 나무들이 울창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길 옆으로 흐르는 계곡에서는 시원한 물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습니다. 습하지만 않은 날이라면 여름에도 부담 없이 걷기 좋은 길입니다. 천천히 걸으며 숲의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 근역성보관
길을 따라 가장 먼저 만나는 건물은 근역성보관입니다. 수덕사의 성보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전시하는 공간으로, 1998년 처음 문을 연 뒤 2022년 현재의 신관으로 이전했습니다. 전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수장고를 포함해 약 4,000여 점의 불교문화유산을 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덕사의 역사와 문화재를 함께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니 잠시 들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사천왕문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일주문과 금강문, 사천왕문을 차례로 지나면 드디어 수덕사의 중심인 대웅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덕숭산이 포근하게 감싸 안은 수덕사는 마치 무릉도원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 대웅전과 삼층석탑
국보 제49호인 대웅전은 오랜 세월이 만들어 낸 묵직한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 앞에 자리한 삼층석탑(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03호)은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대웅전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대웅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 중 하나입니다. 특히 1937년부터 1940년까지 진행된 해체보수 과정에서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벽화가 발견되면서 더욱 주목받았습니다. 주심포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답게 화려함보다는 단정하고 균형 잡힌 아름다움이 돋보이며, 창처럼 활짝 열린 문 역시 수덕사만의 인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 범종각
대웅전을 바라보는 풍경도 아름답지만, 개인적으로는 범종각 쪽에서 내려다보는 전망도 인상 깊었습니다. 산 아래 작은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그 평화로운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마저 천천히 흐르는 것 같았습니다.

▲ 수덕사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수덕사에는 커다란 관음바위도 있습니다. 이 바위는 수덕사 창건 설화와 관련이 있는데 이야기가 꽤 흥미로우니 방문 전에 한 번 찾아보시면 더욱 재미있게 둘러보실 수 있습니다.
바위 뒤편으로 가면 많은 불자들이 작은 돌 하나하나에 소원을 담아 차곡차곡 쌓아 놓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관음바위
멀리서 관음바위를 바라보고 있는데, 지나가시던 한 스님께서 자연스럽게 바위에 손을 얹어 쓰다듬고 가시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떠올릴 때마다 저도 위로받는 느낌이 들더군요.

▲ 정혜사로 가는 길
계곡 방향으로 가보니 정혜사로 이어지는 길이 나왔습니다. 정혜사까지는 1,080개의 돌계단을 따라 약 40분 정도 올라가야 한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궁금했지만 늦은 시간에 방문한 탓에 이번에는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예전에 다른 사찰에서 한여름 1,080계단을 올라본 적이 있었는데, 오르는 동안은 힘들어도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하나만으로 모든 피로가 사라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정혜사 역시 그런 풍경을 선물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들었습니다. 다음에는 조금 더 일찍 찾아 꼭 올라가 보고 싶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여러분도 정혜사까지 함께 둘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템플스테이
수덕사는 템플스테이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경내 게시판에는 다양한 프로그램 안내가 붙어 있었는데, 사진을 보니 외국인 참가자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절을 걷다 보면 연두색 티셔츠를 입은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데요. 20대 참가자들이 많더라고요. 알고 보니 1991년생부터 2007년생까지 참여할 수 있는 '청춘 템플스테이'가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방학 기간에는 초등학생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 찾아보셔도 좋겠습니다.
잠시 일상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또 다른 인생 여행이 될 것입니다.

▲ 범고각
예전에는 단풍이 아름다운 가을의 수덕사를 찾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푸른 숲과 짙은 녹음이 가득한 여름의 수덕사를 만나러 다녀왔는데요. 사진으로 보니 여름만의 매력도 충분히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 수덕사
무더운 날씨 때문인지 방문객은 가을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절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을에는 단풍을 보기 위해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았던 기억이 있는데, 한여름의 수덕사는 조용하고 여유로운 풍경 덕분에 오히려 더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계곡물 소리와 울창한 숲, 천년고찰이 주는 고즈넉한 분위기까지. 여름의 수덕사는 더위를 잠시 잊게 해 주는 특별한 쉼터였습니다.

▲ 법구경
이번 여름, 덕숭산 품에 안긴 수덕사에서 천천히 걸으며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시간을 보내보시는 건 어떨까요?
수덕사
충남 예산군 덕산면 수덕사안길 79 수덕사
○ 입장료 없음
○ 주차장 이용(유료)
○ 템플스테이 있음
○ 문의 : 041-330-7700
○ 홈페이지 : https://www.sudeoksa.com/
방문일 : 2026년 7월 19일 일요일
근역성보관
○ 관람시간 10:00~16:00
○ 정기휴관일 : 매주 일요일
○ 문의 : 010-4515-77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