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물의 출토 모습.
1500년 전 관악기 남은 길이 22.4㎝
인사·행정체계 기록 목간 329점도
충남 부여 관북리 유적에서 1500년 전 백제인들이 가로로 불던 피리와 국가 운영체계를 보여줄 목간 등 유물들이 발굴됐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는 부여 관북리 유적 16차 발굴조사(2024~2025년)에서 가로로 불어 연주하는 관악기인 횡적(橫笛, 가로 피리) 1점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삭설(목간에 적힌 글씨를 삭제·수정하기 위해 표면을 깎아내며 생긴 부스러기)을 포함해 총 329점의 목간도 발견됐다.
관북리 일대는 대형 전각건물과 수로, 도로시설, 대규모 대지 등이 확인돼 사비 왕궁지로 추정되는 곳이다.
왕과 신하들이 국정을 논의하고 조회와 의례를 행하는 공간인 백제 조당 건물로 파악되는 7세기 건물지 인근의 직사각형 구덩이에서 출토된 횡적은 대나무 소재로, 네 개의 구멍이 일렬로 뚫려 있었으며, 일부가 결실된 채 납작하게 눌린 상태였다. 잔존길이는 22.4㎝이다.
재질이 대나무인 점과 인위적으로 가공된 구멍이 있고, 엑스레이 분석 결과 입김을 불어넣는 구멍이 있는 한쪽 끝이 막힌 구조로 판명됐다.
부여 능산리에서 출토된 백제 금동대향로에 표현되어 있는 세로 관악기가 아닌, 가로 피리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중국과 일본의 사례와 비교 연구한 결과, 횡적은 오늘날의 소금(小笒)과 유사한 악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발굴은 백제 횡적의 실체를 최초로 확인한 사례이자, 삼국시대(7세기)를 통틀어서도 실물 관악기가 발견된 첫 사례이자 유일한 사례이다.
횡적이 발견된 구덩이 내부의 유기물을 분석한 결과 인체 기생충란이 함께 검출된 것으로 보아 왕궁 화장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해당 유적에서는 국가 행정 문서인 인사 기록 등이 기록된 목간 329점도 출토됐다.
발굴된 목간은 국내 단일 유적에서 확인된 최대 수량이자 백제 사비기 가장 이른 시기의 자료로 평가된다.
구체적인 제작 시기를 알 수 있는 목간도 포함돼 있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는 “약 1500년 전 백제의 국가 운영 방식을 파악할 수 있는 문서 행정 실태와 당시의 음악 문화와 소리 복원에 기여할 실물 자료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국가유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