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말경부터 밀어닥친 한파에 매일 낮 기온도 영하로 뚝 떨어져 나들이는 생각지도 못했는데요. 간만에 쉬는 날 바다가 보고 싶다는 아내의 말에 서천 홍원항으로 향했습니다. 계룡시에서 부여를 거쳐 서천으로 가는 길은 시원스럽게 도로가 뚫려 시간도 많이 단축되었습니다. 서천의 바다는 보령과 달리 관광객도 좀 적고, 어촌마을도 더 시골스러워 정겹습니다.

▲ 서천 홍원항, 겨울 풍경
서천 홍원항 바다가 눈에 보일 때쯤이면 파랗게 펼쳐진 바다와 백사장이 아니라 갯벌이 펼쳐진 삶의 현장 같은 바다를 확인하고 좀 실망하기도 합니다. 예쁜 바다는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춘장대 해수욕장을 찾으면 됩니다. 지난번에는 춘장대해수욕장에 숙소를 정하고 홍원항에서 해산물을 산 적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걷기 좋은 길이 잘 만들어져 바닷가 산책도 운치를 더해줍니다.

▲ 서천 홍원항, 겨울 풍경
홍원항 주차장에 내리자마자 바닷가 시장 특유의 냄새가 밀려옵니다. 보통의 계절에는 냄새가 더 많이 나는데요. 요즘 추위가 계속되다 보니 냄새도 줄었습니다. 아름다운 바다를 상상하지만 사실 홍원항 주차장 옆이 수산시장 경매장이고, 각종 어구와 중장비가 있는 바닷가를 지나가게 됩니다. 처음 보는 거대한 닻은 발갛게 녹이 슬어 있습니다.

▲ 서천 홍원항, 겨울 풍경
가까이 가는 인기척에 떼 지어 있던 갈매기들이 날아오릅니다. 겨울 바다는 새들의 먹이도 없어 보입니다. 2월 중순은 지나가야 날씨가 풀리고 바닷가 시장 골목도 활기를 띠게 될 것 같습니다.

▲ 서천 홍원항, 겨울 바다 풍경
길가에는 생선을 말리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생선을 손질해서 바닷가 햇살에 말리면 꼬들꼬들해져서 쫄깃한 맛이 생깁니다. 구이나 찜으로도 좋고 지리로 끓여도 훌륭합니다. 오랫동안 푹 끓여 낸 생선탕은 하얀 국물이 깊게 우러납니다.

▲ 서천 홍원항, 겨울 풍경
홍원항 길목에는 수산물 가게가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해산물 구입도 할 수 있고, 활어회를 사서 차림비를 내고 식당에서 먹을 수도 있습니다. 홍원항 수산물 판매장은 인근에서는 저렴하고 신선한 해산물이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의 주말이면 어르신 단체 관광객이 줄을 잇는데요. 한겨울이라 그런지 손님들 발길이 많지는 않네요.

▲ 서천 홍원항, 해산물 판매 골목
그래서인지 겨울에는 활어회보다는 조개류나 건조한 생선을 더 많이 준비해 놓았습니다. 조개를 사려고 들른 가게의 주인은 한겨울 손님이 너무 없다고 날씨를 탓하십니다. 더구나 겨울이라 그런지 조개류의 가격도 많이 올라서 선뜻 많이 사기도 어렵습니다.

▲ 서천 홍원항, 해산물 판매 골목
반건조 우럭과 농어가 눈에 띕니다. 박대나 조기는 아이들 반찬용으로 인기가 많고 우럭이나 농어는 맛을 아시는 분들이 주로 찾습니다. 우럭은 회도 맛있지만 반건조 생선도 찜을 하면 쫄깃한 맛이 일품입니다. 오며 가며 차에서 간식으로 먹을 수 있는 쥐포나 오징어포도 인기입니다.

▲ 서천 홍원항, 해산물 판매 골목

▲ 서천 홍원항, 해산물 판매 골목
겨울철 인기인 굴도 망태로 쌓여 있습니다. 요즘 10킬로그램 한 자루에 2만 원 정도인데요. 이 정도 양이면 한 가족이 충분히 먹고도 남겠습니다. 주택이라면 마당에서 숯불에 구워 먹는 굴 구이가 좋겠지만 굴껍질이 터지며 튀어 올라 곤란할 때도 많습니다.

▲ 서천 홍원항, 해산물 판매 골목
시장을 지나니 등대 산책로가 보입니다. 걷는 분들이 많지는 않은데요. 멀리서 보아도 옷을 여미고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날씨가 춥지만 바닷가에 왔으니 등대길 걷는 것도 필수입니다. 이렇게 추운 날은 하늘과 바다가 모두 한빛으로 파랗게 빛이 납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역시 추위는 발걸음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 서천 홍원항, 등대 산책로

▲ 서천 홍원항, 바닷가 횟집
등대로 향하는 길엔 정박해 있는 배들이 보입니다. 예전엔 배에 오르려면 묶여 있는 배에서 배로 건너가야 했지만 요즘 포구는 걸어 다닐 수 있게 바지선을 설치했습니다. 덕분에 활주로처럼 생긴 긴 바지선을 걸으며 배들도 가까이에서 구경할 수도 있고 바지선 위에서 낚시도 할 수 있습니다.

▲ 서천 홍원항, 등대 산책로

▲ 서천 홍원항, 등대 산책로
항구로 들어오는 맞은편 끝에는 하얀색 등대가 서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춘장대해수욕장이 바로 앞에 건너다 보입니다. 춘장대해수욕장을 시작으로 위로 길게 보이는 부사방조제의 둑도 보이고 그 위로 무창포해수욕장까지 보입니다.

▲ 서천 홍원항, 등대 산책로에서 보이는 풍경
입춘이 지났으니 추위도 금세 꺾일 것 같고,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 다가올 텐데요. 서천의 바다를 찾는 분들은 제철 신선한 해산물이 풍성한 홍원항 회 센터 추천합니다. 당연히 바닷가 산책도 필수지요. 인근의 마량포구 해돋이 마을은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이라 유명하고요. 최초 성경전래지 전시관이나 동백나무숲도 추천합니다.
서천 홍원항
충남 서천군 서면 홍원길 130-3(도둔리 1222-7)
* 방문일시: 2026.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