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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에서 버섯으로”… 양돈 2세가 선택한 두 번째 도전

〔인터뷰〕 ‘하진이네 버섯뜰에’ 김형래 대표(사회적기업·농업회사법인주식회사 정담)

  • 위치
    충남 서산시 해미면 관유리 222-19
  • 등록일자
    2026.01.30(금) 01:53:02
  • 담당자
    뽀글이 (vmfms0830@naver.com)
  • 김형래 대표 (사회적기업·농업회사법인주식회사 정담 ‘하진이네 버섯뜰에’)

    ▲ 김형래 대표 (사회적기업·농업회사법인주식회사 정담 ‘하진이네 버섯뜰에’)


    충남 서산시 해미면 동미길 179. 한적한 시골 도로를 달리다 보면 농촌 마을 한켠에 사회적기업이면서 동시에 농업회사법인주식회사 정담 ‘하진이네 버섯뜰에’ 사무실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25일 찾은 이곳에는 수확을 마친 표고버섯 상자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한쪽에서는 온라인 주문을 위해 직원들이 분주히 포장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농장과 가공장, 사무공간이 함께 있는 이곳은 김형래 대표의 하루가 시작되고 끝나는 공간이다.


    양돈 농가 2세로 태어나 축산을 전공했던 그는 이제 ‘버섯 농부’로 더 많이 불린다. 악취 민원과 지역 갈등 속에서 축산업을 접고 새로운 길을 선택한 지도 어느덧 7년 차. 생표고 생산을 넘어 가공, 유통, 배지 산업, 친환경 소재 개발까지 그의 사업 영역은 꾸준히 확장되고 있다.

     

    김형래 대표가 운영하는 버섯농장 내부 모습

    ▲ 김형래 대표가 운영하는 버섯농장 내부 모습


    버섯하우스 중 일부

    ▲ 버섯하우스 중 일부


    “버섯 농사는 쉽지 않아요. 그래도 계속해야죠.”

     

    사무실 한쪽 테이블에 마주 앉은 김 대표는 담담한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실패와 고민,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여기까지 왔다는 그의 말에는 농촌에서 살아남기 위한 청년 농부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Q 원래 축산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농업에 뛰어들었나요?

    “아버지가 양돈을 하셨어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농장을 도왔고, 대학도 축산 쪽으로 갔습니다. 특별히 꿈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이 길밖에 없겠다고 생각했죠. 장래 희망도 뚜렷하지 않았던 학생이었습니다.”



    Q 축산을 그만두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민원이 가장 컸어요. 아버지 밑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제가 직접 운영하면서 민원이 들어오니까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악취 문제는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부분이에요. 마을에서 점점 고립되는 느낌도 들었고요. 오래 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형래 대표가 운영하는 버섯농장

    ▲ 김형래 대표가 운영하는 버섯농장


    Q 버섯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어릴 때 할아버지가 원목 표고를 하셨어요. 숲에 나무를 깔고 종균을 심던 기억이 남아 있었죠. 또 버섯은 민원이 적고 친환경적으로 할 수 있는 작목이었습니다. 연중 재배도 가능하고요. 여러 작목을 알아봤는데, 당시 제 상황에는 버섯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었어요.”

     


    Q 현재 농장의 주요 생산 품목은 무엇인가요?

    “생표고버섯이 전체 매출의 60% 이상입니다. 건표고, 분말, 차, 추출액, 맛간장, 고추장 같은 가공품도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김형래 대표가 운영하는 농장에서 수확한 버섯

    ▲ 김형래 대표가 운영하는 농장에서 수확한 버섯


    김형래 대표가 운영하는 농장에서 수확한 버섯

    ▲ 김형래 대표가 운영하는 농장에서 수확한 버섯


     Q 버섯은 친환경 작목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실제로 어떤가요?

    “대부분 맞습니다. 버섯 농가의 95% 이상은 농약을 거의 안 써요. 다른 작물처럼 병해충이 심하게 발생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재배 환경만 잘 관리하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곰팡이나 벌레도 온도와 습도, 환기, 위생 관리 같은 기본적인 재배 기술로 예방이 가능해요.

    그래서 굳이 농약에 의존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습니다. 오히려 농약을 쓰면 버섯 품질이나 신뢰도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요.”


    김형래 대표가 운영하는 농장에서 수확한 버섯

    ▲ 김형래 대표가 운영하는 농장에서 수확한 버섯


    Q 버섯은 씻지 않고 먹어도 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저는 항상 씻어서 드시라고 합니다. 수확할 때 장갑을 끼고 따긴 하지만, 바구니에 담고 옮기고 포장하는 과정에서 먼지나 이물질이 묻을 수밖에 없어요. 유통 과정에서도 여러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완전히 깨끗한 상태로 소비자에게 가기는 어렵습니다.

    ‘안 씻어도 된다’는 말은 마케팅처럼 퍼진 인식에 가까워요. 실제 현장에서 보면 그렇게 먹기에는 찝찝한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흐르는 물에 가볍게라도 씻어서 드시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하진이네 버섯뜰에

    ▲ 하진이네 버섯뜰에


    Q 온라인 판매가 큰 강점이라고 들었습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쿠팡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고, 매출의 85% 이상이 온라인입니다. 

    5년간 리뷰가 약 3만 개 정도 쌓였어요. 신뢰가 쌓였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입니다. 판로를 못 잡으면 버섯 농사는 정말 어렵습니다.”


    김형래 대표가 개발한 표고버섯 과자 '하버칩

    ▲ 김형래 대표가 개발한 표고버섯 과자 '하버칩'

     

    Q 표고버섯 과자 ‘하버칩’도 화제가 됐습니다.

    “표고 함량이 92%인 과자인데, 제가 처음으로 제대로 만든 가공 제품이라 애정이 큽니다. 버섯 맛을 최대한 살리고 싶어서 원물 비중을 높였거든요. 그래서 맛에 대한 평가는 좋은 편이에요. 실제로 몇 봉지를 혼자 다 먹었다는 분들 얘기도 들었습니다(웃음).

    그런데 문제는 원가입니다. 위탁 생산비에 원물 비용, 재료비까지 더해지다 보니 원가가 너무 높아요. 판매가를 올리기도 쉽지 않고, 팔아도 남는 게 거의 없는 구조입니다. 결국 유통 확대와 생산 구조 개선이 가장 큰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Q 버섯 원물 판매의 한계를 느껴 배지 공장도 준비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맞아요. 원물만 팔아서는 마진이 크지 않습니다. 인건비와 배지값이 많이 들어요. 그래서 일찍부터 배지 산업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배지는 종자 산업이라 부가가치가 훨씬 큽니다.

    표고 재배 6년 차인데, 이제 배지 공장을 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배지를 직접 만들면 비용도 줄이고 품질 관리도 할 수 있어요. 장기적으로는 종균 연구까지 가고 싶습니다.”

     

    Q 균사체 가죽이나 소재 산업에도 관심이 있으시다구요?

    “버섯으로 할 수 있는 분야는 정말 많아요. 단순히 식재료로만 쓰이는 게 아니라 식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친환경 소재까지 폭넓게 연결됩니다. 버섯에 들어 있는 기능성 성분과 균사체 특성을 잘 활용하면 새로운 산업으로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런 가능성을 보고 균사체 가죽 관련 아이디어로 특허도 출원했습니다. 아직은 연구 단계라 바로 사업화하기는 어렵지만, 언젠가는 실제 산업으로 연결하고 싶은 장기 목표입니다. 단순히 농산물을 파는 농부가 아니라, 버섯을 기반으로 한 산업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Q 지역 푸드플랜 전처리 공장도 운영 중입니다.

    “서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세척하고 절단하고 건조해 학교 급식과 공공급식, 수출까지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농가에서 판로를 찾기 어려운 농산물도 가공을 거치면 안정적으로 소비될 수 있어요. 단순히 물건을 처리하는 공장이 아니라, 지역 농산물이 꾸준히 유통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목적입니다.

    지역과 함께 가야 한다고 늘 생각해요. 내 농장만 잘되는 구조는 오래 못 갑니다. 주변 농가들이 같이 살아야 저도 계속 갈 수 있고, 지역 농업도 유지될 수 있다고 봅니다.”

     

     김형래 대표는 현재 '농촌융복합산업인증사업자'와 '충청남도 우수 청년농부'로 활발한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 김형래 대표는 현재 '농촌융복합산업인증사업자'와 '충청남도 우수 청년농부'로 활발한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Q 사회적기업 활동도 병행하고 계십니다.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돼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도 만들고, 지역 주민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수익을 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농업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체험 농장은 안전 문제나 위생 시설, 주차 공간 같은 준비할 게 많아서 쉽지는 않습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여건을 하나씩 개선해 나가면서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체험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김형래 대표가 운영하는 버섯농장 내부 모습

    ▲ 김형래 대표가 운영하는 버섯농장 내부 모습


    Q귀농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과 함께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감성만으로 내려오면 위험합니다. ‘난 이거 할 거야’ 하고 무작정 오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요. 정보, 숫자, 시장 분석을 충분히 하고 준비한 뒤에 시작해야 합니다. 저 역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여기까지 왔어요.

    앞으로는 생산과 유통, 연구까지 연결된 종합 버섯 산업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단기적으로는 배지, 중장기로는 종균과 소재 산업까지 확장하고 싶어요.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꾸준히 가보려고 합니다.”

     

    축산에서 버섯으로, 원물에서 산업 소재로, 그리고 지역과 함께하는 사회적기업까지. 김형래 대표의 도전은 빠르지 않지만 성실하다. 

    그는 오늘도 서산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버섯 산업의 미래를 키워가고 있다.



    ※취재일: 2026년 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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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래, #농촌융복합산업, #6차산업인증, #청년농부, #충청남도우수청년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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