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죽공방 ‘포밀리(fourmilli)’ 류재원 대표
당진시 합덕시장로 88번길을 걷다 보면 조용한 골목 한편에서 시선을 붙드는 작은 공간을 만난다. 바늘과 실, 단단한 가죽이 차분히 놓인 이곳은 청년 공예가 류재원 대표가 운영하는 가죽공방 ‘포밀리(fourmilli)’다.
11일, 포밀리 가죽공방에서 류재원 대표를 만나 공방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지역에서의 삶, 그리고 앞으로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포밀리라는 이름에는 공방의 철학이 담겨 있다. 류 대표가 주로 사용하는 가죽공예 도구 ‘그리프’의 간격이 4mm인 데서 착안해 지은 이름이다. 일정한 간격의 작은 구멍들이 모여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만들 듯, 포밀리는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자신만의 길을 꿰매고 있다.

▲ 포밀리 가죽공방에서 직접 제작한 가죽 작품들
서울에서 합덕으로, 손끝으로 이어진 선택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류재원 대표는 부모님의 귀촌을 계기로 합덕에 정착했다. 원래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걸 좋아했던 그는 몇 년 전 가죽공예를 접하며 삶의 방향이 달라졌다.
“원래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걸 좋아했어요. 몇 년 전 가죽공예를 접하고 지갑, 케이스, 가방 등을 직접 만들어 쓰면서 큰 보람을 느꼈죠.”
합덕으로 내려온 뒤 우연히 발견한 빈 상가가 공방의 시작이었다. 처음엔 개인 작업실이었지만, 오가던 동네 주민들의 관심이 이어지며 지금의 공방 형태로 문을 열게 됐다. 현재는 주문 제작은 물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가죽공예 체험 클래스도 꾸준히 운영 중이다.

▲ 포밀리 가죽공방
“합덕에 이런 공방이?”
포밀리를 찾는 손님들이 가장 먼저 하는 말은 의외로 비슷하다.
“합덕에 이런 곳이 있어요?”
류 대표는 이 반응이 공방의 가장 큰 의미라고 말한다.
“도시재생의 목적은 지역을 활성화하는 거잖아요. 제 공방이 작은 ‘즐길 거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용하고 사람 냄새 나는 동네 분위기 역시 공방 운영에 큰 힘이 된다. 작업에 몰입하기 좋고, 지역 주민과 외지 손님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공간이 되기 때문이다.

▲ 가죽공방 내부 작업 공간
청년과 지역을 잇는 공예
류 대표는 가죽공예가 청년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분야라고 말한다. DIY와 맞춤 제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게 가죽공예는 ‘직접 만들어 완성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수도권은 다양한 공방이 있지만, 지역은 접근성이 부족하잖아요. 그래서 적어도 가죽공예만큼은 제가 청년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공방을 운영하며 가장 보람된 순간은 완성된 작품을 받아든 손님의 표정을 마주할 때다. 서로 다른 취향을 맞추는 과정은 쉽지 않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는 그 모든 수고를 잊게 만든다.
작은 공방이 만드는 도시재생의 한 땀
류재원 대표의 꿈은 단순하다.
“‘당진 공방’ 하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곳이 되는 게 꿈이에요.”
사람들이 포밀리에서의 시간을 추억으로 남기고, 직접 만든 혹은 정성스럽게 제작된 가죽 제품을 들고 돌아가며 행복을 느끼길 바란다.
4mm 간격의 작은 구멍들이 모여 하나의 단단한 작품을 완성하듯, 포밀리는 합덕의 일상 속 작은 변화들을 차곡차곡 꿰매고 있다. 이 조용한 골목의 가죽공방은 오늘도 사람과 지역을 잇는 따뜻한 다리로서, 도시재생의 숨결을 이어가고 있다.

▲ 포밀리 내부 모습

▲ 포밀리 내부

▲ 포밀리 내부
※ 취재일: 2025년 1월 11일
#포밀리가죽공방,
#합덕공방,
#가죽공방,
#류재원,
#도시재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