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산읍의 수요일은 조금 다릅니다.
정오가 가까워지면 따뜻한 국 냄새가 퍼지고, 사람들이 하나둘 모입니다. 누군가는 조용히 앞치마를 두르고, 누군가는 식판을 정리합니다.
그렇게 차려지는 한 끼는 단순한 식사가 아닙니다.
이웃이 서로를 기억하는 방식, 그리고 마을이 함께 지켜온 약속입니다.
(사)대산읍자원봉사협의회(회장 김기진)가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사랑나눔 무료급식’과 취약계층 밑반찬 나눔은 대산읍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어느새 공동체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수요일은 ‘무료급식’, 목요일은 ‘밑반찬’
매주 수요일에는 무료급식이 1회 운영됩니다.
하루 평균 150명 정도가 이용하고, 조리와 배식, 정리까지 현장을 지키는 봉사자는 보통 20~30명가량 참여합니다.
목요일에는 결식 우려가 있는 어르신,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밑반찬 나눔과 말벗 봉사가 이어집니다. 매주 60가구에 반찬을 전달하며 안부를 묻습니다.

밥상과 반찬.
두 갈래의 나눔은 결국 같은 곳을 향합니다.
“오늘도 괜찮으시죠?”라는 한마디가 필요한 이웃에게 닿는 일입니다.

117회, 118회… 그리고 이번 주는 119회
대산읍자원봉사협의회의 사랑나눔 무료급식은 12월에도 변함없이 이어졌습니다.
12월 3일 117회차, 12월 10일 118회차를 운영했고, 이번 주 수요일에는 119회차가 진행됩니다.
한 번의 운영을 위해 이른 시간부터 육수를 내고, 수육을 삶고, 국수 한 그릇을 정성껏 담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봉사는 거창한 일이 아니라, 계속해내는 일”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분기별 생필품 꾸러미… 1가구당 6만 원 상당, 206가구에
밥상과 반찬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협의회는 분기마다 한 번, 취약계층 생필품 꾸러미 지원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 1가구당 6만 원 상당 생필품
- 206가구 지원
- 연간 분기별 (연 4회)로 운영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정과 독거노인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 대상으로 지역의 롯데케미칼, 롯데 MCC대산공장, 예선업협동조합 대산지부로 부터 지원을 받아 수년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 번의 도움’보다 ‘꾸준한 동행’에 가까운 지원입니다.

장학금으로 이어지는 마음… “500원, 1000원이 아이들의 미래가 됩니다”
무료급식 현장 한편에는 늘 안내가 놓입니다.
“사랑나눔에 함께한 성금은 어려운 학생들에게 전액 지원됩니다.”
어르신들이 식사 후 조용히 보태는 성금은 작지만 꾸준히 모여 장학금이 됩니다.
오는 12월 17일, 대산중학교 3명의 학생들에게 각각 30만 원 씩 총 90만 원의 장학금이 전달될 예정입니다.
김기진 회장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어르신 손끝에서 모인 500원, 1000원이 아이들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됩니다.”
한 끼의 온기가 세대를 넘어 다음 세대의 희망으로 이어지는 순간입니다.

“봉사는 소리 없이 퍼지는 빛”
100여 명이 함께한 ‘2025년 봉사자의 날’ 기념식
이런 일상 속 봉사의 시간이 쌓여, 지난 12월 13일에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서산시 종합사회복지관 대산분관에서 열린 ‘2025년 제4회 봉사자의 날 기념식’입니다.
행사에는 100여 명의 봉사자가 참석해 지난 1년의 시간을 돌아보고 서로의 수고를 격려했습니다.
이날 유공 봉사자 표창도 이어졌습니다.

- 서산시장 표창: 박찬숙, 송상일
- 국회의원 표창: 김기옥, 김기혁, 최병덕
- 서산시의회 의장 표창: 송명수, 임효정
- 서산시자원봉사센터 이사장 표창: 김병희, 유윤정

김기진 회장님은 인사말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이어진 봉사가 대산을 지탱해왔다”며 “이 자리에 함께한 모든 봉사자분들이 지역의 영웅”이라고 전했습니다.
영양떡과 약밥 한 상자에 담긴 감사
기념식에 참석한 분들에게는 영양떡과 약밥이 선물로 전달됐습니다.
이 선물은 ‘현대오일뱅크’ 측에서 봉사자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원하여 참석자들에게 나눴습니다.

대산읍의 봉사는 밥상과 반찬에서만 멈추지 않습니다.
지난 10월 23일에는 한뫼무지개마을 오케스트라(단장 김기진)가 대산농협 하나로마트 앞 삼거리에서 대산공단근로자를 위한 '퇴근길 길 위의 연주회, 당신이 영웅입니다'를 열었습니다.

‘K점을 지나서’, ‘인스턴트 콘서트’, ‘뉴 아리랑’ 등 희망의 곡들이 연주되었고, 침체된 대산석유화학단지의 어려운 시기를 견디는 근로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무대는 길 위였지만, 음악은 사람들의 마음에 닿았습니다.

대산읍자원봉사협의회는 ‘특별한 날’보다 ‘평범한 날’을 지켜온 곳
기념식이 있는 날도 의미 있지만, 대산읍자원봉사협의회의 진짜 힘은 매주 반복되는 평범한 날에서 나옵니다.
- 수요일에 이어지는 한 끼
- 목요일마다 건네는 반찬
- 분기마다 챙기는 생필품 꾸러미
- 그리고 조용히 모이는 장학금
그 모든 것이 쌓여 대산읍을 더 따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역을 변화시키는 힘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를 살피는 작은 손길에서 시작됩니다.
대산읍의 수요일이 특별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잊지 않기 때문입니다.
※ 취재일: 2025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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