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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역사

경사 완만한 봉서산, 천안시민의 생태 산책길이자 쉼터

봉서산은 '봉황이 날개를 펼치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형세'를 지닌 명산

  • 위치
    충남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 194-18
  • 등록일자
    2025.12.09(화) 07:32:03
  • 담당자
    Someday (joopokey@naver.com)
  • 천안 봉서산(鳳棲山)은 봉황이 깃들어 살았던 산으로 서쪽 쌍용동, 남쪽 월봉산, 북쪽 노태산까지 뻗어있다.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과 동남구 봉명동 경계에 있는 봉서산 높이는 158.1m로 등산보단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완만한 경사지가 많다. 대단위 아파트 단지들과 인접하고 있는 봉서산은 시민들의 산책코스이자 쉼터이다

    봉서산은 천안 서부 지역의 유일한 녹지로 산 전체가 자연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서부 육교를 건너면 아름다운 쌍용 공원과도 이어진다. 이는 봉서산 동쪽으로 서부 대로가 관통하면서 산자락이 잘려 나간 탓이기도 하여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봉서산 서쪽에는 천안 시청과 천안시 종합 운동장이 있다.


    봉서산 1길 계단 쪽에서 오르는 안내도

    ▲ 봉서산 1길 계단 쪽 봉서산 안내도

     

    해동 지도(海東地圖)[천안]에 내서면 동쪽 봉서산(鳳栖山)으로 한자 지명 鳳棲山과 다르나, 풍수지리상 이 산이 비봉 귀소형(飛鳳歸巢形)의 명당이어서 鳳棲山이라 부른다. 비봉 귀소형은 '봉이 제 집으로 돌아온다는 뜻이며, 봉서산 부근에는 봉황이 울었다는 뜻의 봉명동(鳳鳴洞)을 비롯한 방리(坊里) 지명이 남아 있다.

    - 자료 출처 :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생태 숲 계단을 오르며 시작되는 산책길

    ▲ 생태 숲 계단을 오르며 시작되는 산책길


    봉서산 주변은 신생대 4기 퇴적층이 남아있는 침식에 강한 화강암 지질로, 산자락에는 상수리나무와 키가 큰 리기다소나무가 군락을 이룬다. 산으로 오르자마자, 동일 하이빌 있는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초계 변용래 효행비가 있다.


    초계 변용래 효행비

    ▲ 초계 변용래 효행비

     

    초계 변용래(1900~)는 대한민국 독립유공자로, 191941(음력 32) 아우내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하여 시위를 주도했다. 시위 과정에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모진 고문과 옥고를 치렀으며, 이로 인한 후유증으로 순국했다. 아우내 독립만세운동은 유관순 열사 등 여러 독립 운동가들이 참여한 대규모 만세 시위였다.


    리기다소나무 숲길

    ▲ 리기다소나무 숲길


    봉서산 정상을 향해 걷다 보면, 겨울 산이 주는 풍경은 비슷한 장면이 이어지는 느낌이지만, 숲길의 매력은 오르막과 내리막 경사가 번갈아 나타나는 것이다. 마치 우리네 인생과 같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교차한다는 것은 상승과 하강이 번갈아 찾아오는 삶의 여정과 다르지 않다. 바쁜 나날 속에서 다양한 변화를 맞닥뜨릴 때마다 삶은 성장한다. 그 높낮이를 미리 알 수 없는 것도 우리 인생의 도전과 변화를 대변하는 것 같다. 늙었다고 성장이 멈추는 것도 아니다. 그 폭과 깊이가 다를 뿐이다. 

    가만히 고개 들어 하늘을 보면, 두 눈 가득 키 큰 니기다소나무들 행렬이 끝없이 늘어선 틈 사이로 파란 하늘에서 햇볕이 쏟아져 내린다. 겨울은 점점 깊어만 가고.


    생태터널3거리

    ▲ 완만한 경사를 따라 걷는 생태 숲길


    생태터널 삼거리

    ▲ 생태터널 삼거리


    겨울 숲의 매력은 낙엽이 밟히는 바스락 소리도 빼놓을 수 없다. 두 귀를 열고 걷다 보면, 가까이 들려오는 새소리가 바스락 발걸음 소리와 조화를 이룬다. 천천히 내딛던 걸음의 힘을 조절하면, 낙엽 밟히는 소리도 리듬을 탄다. 청량한 숲 속 새소리와 바스락 소리가 경쾌한 리듬으로 교차하면서 발걸음까지 가벼워진다.


    봉서산 오르막길 내리막길

    ▲ 봉서산의 오르막길 내리막길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 옹이 기둥에 초록 솔잎이 새싹처럼 돋아있는 니기다소나무.

    ▲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 옹이 기둥에 초록 솔잎이 새싹처럼 돋아있는 니기다소나무

     

    정상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쉼터를 지난다사람들은 쉼터에서 운동을 하기도 하고, 의자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한다.

    쭉 뻗은 나무 기둥에 굳은살(옹이)이 삥 둘러 박히기까지 나무가 견뎌낸 짧지 않았을 인고의 세월이 느껴진다. 사람도 세월의 흔적을 곳곳에 드러내며 살아가는 것이 나무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 옹이 기둥에 초록 솔잎이 새싹처럼 돋아있는 니기다소나무.

    폰 카메라에 담기는 숲의 방향과 높이에 따라 컬러풀한 느낌이 조금씩 다른 풍경


    약수터길 삼거리

    ▲ 약수터길 삼거리


    봉서산 정상 그리고 삼각점 

    정상을 향해 왔지만, 막상 정상에 서면 그곳은 끝이 아니다.

    '뭔가 한 획을 긋는' 느낌이 드는 이곳에서 우리는 돌아가야 할 목표와 책임감을 다시 챙긴다.

    정상은 우리가 바라던 '더없는 최고의 상태'가 아니다정상에 서도 우리에겐 다시 오르막과 내리막길을 교차해 가며, 계속 가야 할 길이 떡 버티고 있다.

     

    봉서산 정상과 삼각점

    ▲ 봉서산 정상과 삼각점


    봉서산 정상 표지판을 살펴보면, 봉서산 동쪽 기슭에서 석기·청동기 시대돌도끼 등이 출토되었다고 한다. 이곳에선 선사 시대부터 인류의 정착 생활이 이루어졌음을 알려준다봉서산 정상, 돈대 같은 봉의 삼각점은 국토의 평면 위치를 측정하기 위한 중요 시설이다. 

     

    쉼터 정자와 봉황 알 바위

    쉼터정자 / 봉황알 바위

    ▲ 쉼터정자 / 봉황알 바위

     

    정상에서 왼쪽 내리막길을 내려다보면 쉼터 정자와 둥근 돌무더기가 보인다. 내려가서 보면 돌무더기는 '봉황 알'처럼 생겼다. 바위 무더기 앞에는 제단흔적도 남아있다. 마치 봉황의 알처럼 생긴 여섯 개 둥근 모양 바위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형상이 신비스러운 느낌을 준다.

     

    정상길 삼거리

    ▲ 정상길 삼거리


    쉼터 정자와 봉황 알 바위를 지나면, 운동기구들이 늘어선 쉼터를 왼쪽에 두고 내려온다.

    나무 그림자들이 점점 더 길어지는 걸 보면, 겨울 해가 우리 곁에 머무는 시간이 점점 짧아진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겨울 한낮 내리쬐는 햇볕이 세상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느낌이 좋다. 하산길도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계속 교차한다. '봉서정' 팔각 정자 쪽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봉서산 숲에 쌓인 낙엽 / 생태 산책길

    ▲ 봉서산 숲에 쌓인 낙엽 / 생태 산책길


    봉서산 남근 바위

    봉서산 남근바위

    ▲ 봉서산 남근바위와 여근석


    큰 남근석은 봉서산 쌍용 공원 내 봉명동 북쪽 개목 마을에 있었던 것을 이곳으로 옮겨 놓았다. 곁에 있는 작은 여근석은 천안 에덴 조경사에서 보관하던 것을 기증받아, 이곳에 함께 조성했다. 이들 바위는 충청도의 중요한 민속 문화 자료가 되고 있다.

     

    봉서산의 완만한 오르막길

    ▲ 봉서산의 완만한 오르막길


    봉서산 자연 생태학습장

    봉서산 자연 생태학습장

    ▲ 봉서산 자연 생태학습장


    봉서산에는 '자연 생태학습장'도 조성되어 있다2008년 산림청과 협의를 통해, ‘국민의 숲지정 절차를 거쳐 구축됐다.

    총사업비 4억 원을 들여 18,546에 야생화와 조경수를 심고, 편익시설을 설치하여 만들어졌다. 자연 생태 학습장은 어린이와 학생들에게 자연 학습 효과를 주는 것은 물론, 시민의 건강과 정서 함양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봉서산 봉서정(팔각 정자)

    봉서산 팔각정자 '봉서정

    ▲ 팔각정자 '봉서정'


    봉서산을 한 바퀴 돌아왔으니, 이제, 하산(下山)은 주공 9단지 아파트 쪽 길을 택한다.


    쌍용배수지 삼거리

    ▲ 쌍용배수지 삼거리와 빈의자

     

    호젓한 숲길에 빈 의자가 있다.

    멈출까, 쉴까? 설까, 앉을까?

    봉서산 빈 의자는 쉼과 소통의 여백으로 남겨두려고...

    초록빛 새싹 움트는 날이 오면 멈추어 서리.

    무성하게 짙푸른 그늘이 불러 세우면 쉬어갈 것이며,

    울긋불긋 단풍 옷단장하고 기다린다면, 멈춰 서서 다채로운 세상을 바라보며 앉았다 가리.

    그러나 해거름도 사람도 바빠진 겨울엔 남겨두고 지나쳐도 별나지 않은 빈 의자!

     

    봉서산 하산길

    ▲ 봉서산 하산길과 봉서산 산책 코스 지도


    봉서산을 내려서면, 바로 GS더 프러시 뒤쪽이다. 

    봉황이 날개를 펼치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형세을 따라 걸었다. 봉서산은 구석기시대 돌도끼, 돌칼, 질그릇, 비늘무늬그릇, 붉은 질그릇 등이 출토된 곳으로 부드러운 능선이 고운 명산이다. 봉황(鳳凰)은 주작(朱雀)이라고도 불리며, 동아시아 신화에 등장하는 상상의 새다. 봉황새의 봉은 수컷, 황은 암컷을 이른다. 고대 묘의 벽화에 많이 그렸던 봉황은 태평성대인 요순시대에 한번 지상에 왔다가, 그 후 아직까지 한 번도 온 일이 없다고 한다. 

    봉황새는 오동나무가 아니면 깃들지 않고, 죽실(竹實, 대나무 열매)이 아니면 먹지 않으며, 서강(실제 강이 아닌 지명의 상징)이 아니면 씻지 않는다. 봉황새는 온몸이 붉은 깃털로 싸여있는 신비스러운 새로, 천안 '봉서산'이야말로 이름 그대로 봉황새가 깃들어 살고 있는 시민들의 쉼터이다.


    봉서산을 오르내리는 길은 각자 편한대로 선택하면 된다우리가 하산한 곳부터 올라가서 반대쪽으로 내려가는 사람들도 있고봉서산 사잇길까지 모두 돌며 걷는 이들도 있다봉서산은 주위 풍경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도심 한가운데 우뚝 솟은 봉서산은 정겨운 산책길을 품고 있는 다정한 이웃같은 존재이다.


    쌍용공원 봄 풍경

    사진촬영일 2025.05.03(토) - 서부육교/ 쌍용공원 풍경 /쌍용공원 야외 갤러리

    ▲ 사진촬영일 2025.05.03(토) - 서부육교/ 쌍용공원 풍경 /쌍용공원 야외 갤러리

     

    봉서산에서 서부육교로 건너가 쌍용 공원까지 함께 둘러보는 것도 멋진 코스다

    쌍용공원 야외 갤러리에는 투박해 보이는 시멘트 벽에 여러 점의 세계 명화가 전시되어 있다. 날마다 들여다 보아도 질리지 않는 명화를 아름다운 공원에서 둘러볼 수 있는 곳이 어디 흔하던가!


    봉서산과 쌍용공원은 자주 찾는 곳이지만, 아무래도 겨울엔 그 횟수가 줄어든다. 

    이 글은 2025년 11월 30일 오후 봉서산을 다녀온 후기이며, 쌍용공원 풍경은 지난 5월에 찍어둔 사진을 몇장 추가했다. 



    봉서산

    충남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 194-18

     * 취재(방문)일 : 202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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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서산, #생태 산책길, #시민의 쉼터, #비봉귀소형의 산, #쌍용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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