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세리 성당은 충남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중 하나로 아산을 대표하는 천주교 성지입니다.

아마도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 익숙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네요.

하지만 1890년도에 시작되어 올해로 12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곳이랍니다. 

정말 대단하죠? 

천주교 박해 때 순교하신 32분의 순교자가 모셔져 있는 곳이기도 해서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경건함과 숭고함이 느껴지는 특별한 장소예요.

성당 건물 자체는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고딕 양식으로 지어져 보자마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특히 붉은 벽돌과 회색 돌을 섞어 지은 외관은 햇살을 받으면 더욱 따뜻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죠. 

이 아름다운 건축물은 충청남도 지정 기념물 제144호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답니다.

계절은 겨울로 넘어가고 있었지만 성당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아직 가지를 지키고 있는 붉고 노란 단풍들이었습니다. 

바람이 스치면 바닥으로 가볍게 떨어져 내려와 성당을 둘러싼 돌담길 위에 포근하게 깔려 있었습니다. 

겨울과 가을이 잠시 함께 머무는 듯한 풍경이 마음을 차분히 만들었습니다.

19세기 말 선교 활동의 중심지였던 곳답게 역사적 가치와 신앙적 분위기가 동시에 느껴집니다. 

성당 본당까지 이어지는 길에는 오래된 나무들이 양쪽으로 서 있어 언제 찾아도 시간의 흐름이 느리게 흘러가는 듯합니다.

성당 입구부터 성모 동산으로 가는 길목까지 바스락거리는 낙엽들이 융단처럼 깔려 있어서 걷는 내내 '사각사각' 기분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답니다. 

▲ 크리스마스 장식들

낙엽이 수북이 쌓인 길 위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이 반짝이니 초겨울만의 특별한 배경이 되었습니다. 

몇몇 가족들은 아이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연말 분위기를 미리 즐기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반짝이는 트리와 루돌프 그리고 아기자기한 장식들 덕분에 벌써부터 연말의 설렘이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 크리스마스 장식들

밤이 되면 반짝반짝 오너먼트 전구들이 빛을 내니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 할 수 있어요.

당 외관을 천천히 둘러본 뒤, 조용히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 성당 내부

공세리 성당 내부는 외관보다도 더 아늑하고 단정한 분위기가 감돕니다. 

높지 않은 아치 천장과 목재 의자, 벽면을 따라 배치된 성상들이 차분한 공기를 만들어줍니다. 

스테인드글라스에서는 은은하게 빛이 스며들어 성당 전체를 따뜻한 색감으로 채웁니다. 

화려한 장식보다는 기도와 명상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공간으로, 방문객들도 대부분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거나 조심스레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성당 맞은편에는 ‘성모동산’과 십자가의 길이 이어져 있어 산책을 하기에도 좋습니다. 

이 길 역시 낙엽이 소복하게 내려앉아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사각사각’ 소리가 들렸습니다. 

겨울의 고요함이 느껴지는 길을 걸으니 정말 치유가 되는 기분입니다. 

종교가 달라 잘은 모르지만 동산 한편에 있는 작은 동상과 기도터는 많은 분들이 잠시 머물며 자신의 마음을 내려놓는 장소로 보였습니다.

공세리 성당은 시설 면에서도 방문객을 위한 배려가 잘 갖춰져 있습니다. 

넓은 주차장, 깔끔한 화장실, 성당 역사와 아산 지역 천주교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안내판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어 처음 방문하는 분도 어렵지 않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겨울로 접어드는 시점에 공세리 성당을 찾으면 계절의 끝과 시작이 멋지게 겹쳐진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붉은 벽돌 성당, 남아 있는 단풍,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장식들까지… 그 모두가 어우러진 모습이 참 따뜻했습니다.

연말의 분주함 속 잠시 쉬어가고 싶은 분들께 아산 공세리 성당은 조용한 위로가 되어줄 것 같은 곳입니다.

자연이 주는 온도와 오래된 성당이 주는 안도감이 함께 머무는 이곳에서 마음을 내려놓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공세리성당

○ 충남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성당길10

○ 입장료 없음

 * 촬영일 : 2025.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