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친구들 모임이 하나 있습니다.
4명의 친구 모임인데 서울에 두 명이 살고, 부산에 한 친구가 살고 그리고 저는 세종에 삽니다.
이 친구들이 공주에 모였습니다.
공주 근처에 살고 있는 제가 안내를 맡았습니다.
어디를 갔는지 이제부터 저와 함께 돌아볼까요?


▲ 공산성 산책
우선 점심을 세종에서 먹고 바로 공산성으로 향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공산성의 서문인 금서루로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성곽을 따라서 크게 돌았습니다.
공산성은 모두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요즘 날씨가 조금 쌀쌀했는데 이날은 야외 활동하기 딱 좋은 날씨였습니다.
공산성의 모습은 이제 가을이 깊어서 낙엽도 거의 졌지만 가끔 보이는 빨간색, 주황색 단풍이 반갑습니다.
금강 옆 성곽 길은 오래된 나무들이 많아서 늦가을 운치가 더 있습니다.
성곽을 3분의 2쯤 돌았을 때 또 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한쪽은 겨울을 향해가는 경치인데 반대편은 볕이 잘 들어 초록 풀들과 상록수가 보입니다.
색깔도 풍경도 달라서 두 개의 계절이 공존하는 묘한 느낌을 줍니다.
성곽의 기울기가 가팔라서 조금 힘든 곳도 있었지만 비교적 걷기에 적당한 상태고 한 바퀴 도는데 1시간 정도 걸려서
산책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저는 공산성 갈 때마다 만족했지만 친구들도 모두 공산성 산책길을 좋아했습니다.

▲ 밤파이
공산성을 한 바퀴 돌고 나니 시원한 음료가 간절했습니다.
그래서 공산성에서 가까운 밤파이 맛집으로 향했습니다.
아이스아메리카노와 밤파이 하나씩을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줄 선 손님이 많아서 한참을 기다려서 받았습니다.
산책 후에 먹는 쌉쌀한 아메리카노와 달콤한 밤파이는 찰떡 궁합이었습니다.
공주는 밤이 특산물이니까 밤파이는 꼭 먹어봐야 한다고 제가 적극 추천해서 데려간 곳입니다.
여기도 역시 성공입니다.



▲ 한옥 마을
다음에는 한옥 마을로 향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1박할 숙소입니다. 체크인은 3시부터입니다.
미리 예약을 해 놔서 바로 방 키를 받았습니다.
4인 기준 침대 두 개가 있는 방을 선택했습니다.
주말 요금이 16만원인데 세종 시민 할인 20%받아서 128,000원입니다.
너무 가성비가 좋습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방은 장작불을 미리 지펴 놓은 상태였습니다.
방바닥이 설설 끓었습니다.
요즘에 어디서 잘 경험하지 못할 방바닥입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하지만 장작불의 최대 단점은 온도 조절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녁에 더워서 몸부림을 치면서 잤습니다.
그래도 따뜻한 곳에서 자서 그런지 몸이 개운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조금은 힘들 수도 있습니다. ㅎ







▲ 전시
한옥마을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아트센터 고마입니다.
고맙게도 새로운 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여기를 빼놓을 순 없지요.
저녁 먹기 전에 들렀습니다.
공주 차세대 작가 이후민展을 하고 있었습니다
작품 속에서 우리가 아는 라라랜드의 여주인공도 미키도 미니도 모두 나이가 들었습니다.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는지 작가의 이야기를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 Dance, Carnival 이후민
이후민의 회화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1980-90년대 대중문화, 애니메이션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다. 만화적 캐릭터와 서양 회화의 도상이 한 화면에
병치되며, 고전과 현대, 고급과 대중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층적 이미지를
만든다. 이는 일본의 '슈퍼플랫' 미학처럼 평면적이지만 그 안에 시간과
기억, 인간 존재의 복수성을 담는다. 이후민은 익숙한 대중 이미지를 통해
삶의 유한성과 인간에 대한 연민을 그리며, 개인의 기억에서 사회적 관계로
확장되는 '관계의 회화'를 제시한다
전시회 도록 안에는 고정훈님의 서문이 있습니다.
그 서문에 따르면 이후민의 작품을 느리게 보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작품 앞에서 머무르고, 이미지들의 관계 망을 따라가며 기억의 실타래를 더듬는 과정 자체가 이 전시의 핵심 경험이라고 합니다.
옛날 우리가 봤던 은하철도999의 메텔이 나이 든 얼굴로 KTX 열차 앞에 서 있는 그림이 인상적입니다.
그림을 천천히 돌아보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상상해 봅니다.
그림 전시는 우리에게 생각할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습니다.

▲ 저녁
이른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갔습니다.
한국 사람은 역시 밥심입니다. 한정식 식당에 갔습니다.
수육과 황태구이, 직화 목살 양념구이와 여러 반찬이 곁들여서 나오는데 게다가 밥이 솥밥입니다.
너무 푸짐한 한상입니다.
거기다 막걸리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밤막걸리도 한 병 시켜서 먹었습니다.
밤막걸리는 달콤 시원한 맛으로 음료수 같은 캐주얼한 맛입니다.
하지만 너무 이른 저녁이어서 친구들이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해 조금 아쉬웠습니다.



▲ 밤 산책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인 한옥마을로 돌아왔습니다.
소화를 시키기 위해 한옥마을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관리 사무소 앞에는 벌써 트리 장식을 해서 불빛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밤에 보는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은 더 무서워 보였습니다.
무서워서 잡귀들이 얼씬도 못할 것 같습니다.
바베큐장에서는 사람들이 고기를 구워 먹는지 고기 굽는 고소한 냄새와 연기가 새어 나옵니다.
나뭇가지 끝에 달린 감은 추운 겨울 어떤 새에게는 고마운 먹이기 되겠지요.


▲ 족욕
다음날 아침에 족욕을 했습니다.
어제도 잠깐 족욕을 했는데 오후가 되니 물이 깨끗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10시에 족욕장이 열리면 우리가 첫 손님으로 가보자고 해서 방문했습니다.
한옥마을 족욕장은 무료로 운영이 되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었습니다.
일찍 가니 물을 바로 받아서 깨끗하고 피로가 풀릴 만큼 뜨거웠습니다.
어제는 물이 미지근해서 아쉬웠는데 오늘 뜨거운 물이 나오니 좋았습니다.
족욕을 하고 나니 몸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 아침산책
족욕을 하고 나서 체크아웃 시간이 조금 남아 한옥마을 내부를 산책했습니다.
체크아웃 시간은 11시입니다.
아침 산책을 하니 어제 밤 산책 때 보지 못한 것들이 보였습니다.
지게 체험하는 곳도 있고, 모과나무의 초록 모과도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처마 밑에는 아궁이에 넣을 장작들이 건물마다 많이도 쌓여있습니다.
올 겨울에는 끄떡없겠습니다.
지게를 보니 하늘나라에 계신 아빠가 보고 싶습니다.
그 옛날에는 요즘과 다르게 지게를 많이 사용했는데 아빠가 자주 사용한 농사 도구입니다.



▲ 무령왕릉
체크아웃을 하고 한옥마을 가까운 곳에 있는 무령왕릉과 왕릉원을 찾았습니다.
전시관에는 무령왕릉 및 5,6호분을 실물과 동일한 크기의 모형으로 재현해 놓았습니다.
이곳에서는 무령왕릉과 왕릉원 전시관 발굴과정 등을 볼 수 있으며 융성했던 백제문화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야외에는 왕릉이 있지만 언젠가부터 내부 관람을 제한하고 있어서 내부를 볼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왕릉을 보고 둘레를 돌아 소나무가 많은 산길을 돌아 나오는 길은 사람도 별로 없고, 바람도 상쾌해 친구들끼리 호젓한 산책 길이 되었습니다.


▲ 불고기 전골
왕릉원을 나오니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점심은 산성시장 근처 불고기 전골 식당에 갔습니다.
이 식당은 메인도 맛있고 곁들여 나오는 반찬도 맛있는 곳입니다.
불고기는 그렇게 짜지도 달지도 않은 딱 적당한 맛이 숟가락을 바쁘게 했습니다.
반찬은 대체로 다 맛있었지만 새콤달콤한 도라지무침과 고추조림이 특히 맛있었습니다.
만족스러운 점심을 먹고 주차장 쪽으로 오니 주황빛 대봉감이 땅으로 쏟아질 듯 열린 감나무가 보였습니다.
우리 감나무도 아닌데 열린 감을 보니 마음이 풍요로워집니다.
이렇게 1박 2일의 고향 친구들의 공주 여행은 끝이 났습니다.
1박2일의 짧지만 긴 여행이었습니다.
공주를 하루 동안 돌아다녔지만 아직 보여주고 싶은 곳도 맛집도 더 소개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못 간 곳은 다음을 기약해 봅니다.
친구들아 다음에 공주에 놀러 오면 내가 또 안내할게.
건강하게 지내다 또 만나자~
공주한옥마을
○ 주소: 충청남도 공주시 관광단지길12
○ 전화: 041-881-2828
○ 예약: www.gongju.go.kr/hanok
○ 기타 방문: 공산성, 아트센터 고마, 공주무령왕릉과 왕릉원
* 취재일: 25.11.2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