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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천안 시립미술관 전시회 <길을 묻다, 길을 내다> 연말 무료 전시 추천

천안 시립미술관
연말 무료 전시회
길을 묻다, 길을 내다

  • 위치
    충남 천안시 동남구 성남면 용원리 710
  • 등록일자
    2025.11.26(수) 23:26:50
  • 담당자
    새라새 (1206_love@naver.com)
  • 쌀쌀해진 날씨와 두꺼워진 옷차림, 그리고 가로수길을 아름답게 물들였던 단풍잎이 모두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을 때면, 왠지 모르게 쓸쓸한 기분이 밀려오곤 합니다. 흔히 '기분이 센치하다'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이런 계절에 충남 천안에서 무료로 즐기기 좋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천안시립미술관의 <길을 묻다, 길을 내다> 전시입니다. 미술관 앞에는 '천안예술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가을과 겨울이 공존하는 계절의 풍경까지 만끽할 수 있습니다.


    길을 묻다, 길을 내다

    ▲ 커넥트 인 천안 <길을 묻다, 길을 내다> 전시회


    이번 전시는 충남 천안 지역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재조명하는 '커넥트 인 천안(Connect in Cheonan)'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국 현대미술에서 천안을 빛낸 두 예술가 문우식(서양화가·산업디자이너), 인영선(서예가)의 예술 세계를 조명합니다.


    ▲ 천안시립미술관 층별안내


    ▲ 천안시립미술관 층별안내

    ▲ 천안시립미술관 층별안내


    천안시립미술관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10:00 - 18:00) 운영되며, 마지막 입장 시간은 오후 5시 30분입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길을 묻다, 길을 내다> 전시회는 2025년 11월 11일(화)부터 12월 21일(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므로, 2025 연말 전시회로 추천합니다.


    ▲ 천안시립미술관 제1전시실


    ▲ 천안시립미술관 제1전시실

    ▲ 천안시립미술관 제1전시실


    먼저 1전시실에서는 서예가 인영선(1946-2020)의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인영선 선생은 역대 명가와 한국 현대 서단을 대표하는 서예가들의 서풍을 학습하는 동시에, 중국 고대 금문(金文)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독자적인 조형세계를 구축했습니다. 서예와 회화, 언어와 감정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서화일치'의 미학을 구현해낸 천안 지역 대표 예술가입니다.


    ▲ 제1전시실 내부

    ▲ 제1전시실 내부


    인영선 선생은 50여 년간 붓을 잡아왔으며, 이번 전시는 그의 예술 세계를 1995년 이전과 1996년 이후의 두 시기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 인영선 <수진> 1978, 화선지에 먹

    ▲ 인영선 <수진> 1978, 화선지에 먹


    먼저 1995년 이전의 초기 작품군 <갈증과 구도求道: 법을 세우다>에서는 학구적 탐구와 내적 수련을 통해 인영선 예술 세계의 기초를 다진 시기를 보여줍니다. 작품명 옆에 작품 설명이 자세히 안내되어 있어서 서예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한자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며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 인영선 <이태백시> 1989, 화선지에 먹

    ▲ 인영선 <이태백시> 1989, 화선지에 먹 


    이 작품은 1989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현대미술초대전> 출품작으로,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의 「행로난行路難」 제3수 중 "차라리 생전에 한 잔의 술을 즐길 일이지, 죽은 뒤 천년의 명성이 무슨 소용이랴"라는 구절입니다. '술 주(酒)'자를 현대적인 술병 형태로 나타내고 붉은 먹으로 술을 표현해 시의 정서를 시각적으로 풀어냈습니다.


    ▲ 인영선 <신몽유도원도> 2002, 화선지에 먹

    ▲ 인영선 <신몽유도원도> 2002, 화선지에 먹


    1996년 이후의 작품군 <자유와 자오自娛:법을 넘어서다>에서는 글씨와 그림, 이야기, 감정을 결합해 서예를 '종합 예술'로 확장한 작품들이 이어집니다. <신몽유도원도>는 인영선 선생이 57세에 그린 산수화로, 조선시대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이상향에 대한 동경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 인영선 <상선약수> 2004, 화선지에 먹

    ▲ 인영선 <상선약수> 2004, 화선지에 먹 


    또 다른 작품 <상선약수>는 노자의 「도덕경」에 등장하는 구절로, 물의 덕성을 통해 인간이 지향해야 할 이상적인 삶의 태도를 표현합니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가장 낮은 곳에 머물러 '겸손'과 '포용의 가치'를 상징하는데요. 작품에 함께 적힌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늦게 시듦을 안다"는 어려운 시기에 비로소 드러나는 본성과 덕을 의미합니다.


    ▲ 인영선 <장태산 망태조산 전경> 2007, 종이에 먹, 채색

    ▲ 인영선 <장태산 망태조산 전경> 2007, 종이에 먹, 채색


    장태산 기슭은 인영선 선생이 오랜 세월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곳으로, 위 작품은 그 자리에서 천안 태조산의 풍경을 담은 것입니다. 생애 후반에 들어서는 일상의 소소한 장면들을 주요 소재로 삼았는데, 이를 통해 작가의 서예가 단순한 시각 예술을 넘어서 삶과 기억, 철학, 인연까지 아우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서예 작품은 글씨 한 자, 한 자, 감상하다 보면 예술가의 혼과 숨결이 고스란히 전해지곤 합니다. 미술관에 올 때만 해도 센치했던 기분은 어느새 차분히 정돈되어 있었고, 자연의 이치와 동양 사상에 담긴 의미를 곱씹으며 치유되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 제2전시실 내부

    ▲ 제2전시실 내부


    제1전시실에서 한 층 올라가면 천안시립미술관 제2전시실이 이어집니다. 이곳에는 서양 화가이자 산업디자이너인 문우식의 작품을 연도별 세 구간으로 나누어 만나볼 수 있습니다. (1950~60년대 / 1960~70년대 / 1990년대 이후)


    ▲ 문우식 <자화상> 1955, 1968, 2000

    ▲ 문우식 <자화상> 1955, 1968, 2000


    화가 문우식 (1932–2010)은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화가로 활동하며, 한국 현대미술을 견인한 중요한 전시에 참여했습니다. 1960년대부터는 홍익대 디자인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디자이너로도 활동했는데요, 이 시기는 '현대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국내에 자리 잡기 시작하던 때였습니다. 작가는 한국 현대미술과 현대 디자인이 태동하던 시기에 두 영역에서 모두 활약한 예술가로 평가됩니다.


    ▲ 문우식 <성당 가는 길> 1957, 캔버스에 유채

    ▲ 문우식 <성당 가는 길> 1957, 캔버스에 유채


    작가의 초기 (1950년대) 작품에는 전후戰後 도시의 현실과 개인의 삶을 주제로 한 한국 모더니즘 회화의 특징이 나타납니다. 특히 <성당 가는 길>은 전후 도시 풍경을 독자적인 조형 언어로 해석한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작품에는 붉은 명동 성당 아래로 주변 주택가가 겹겹이 배열되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 문우식 <나와 소녀> 1957, 캔버스에 유채

    ▲ 문우식 <나와 소녀> 1957, 캔버스에 유채


    젊은 연인 한 쌍이 살짝 어색한듯 서있지만 서로의 팔은 단단히 맞닿아 있습니다. 〈나와 소녀〉는 작가가 아내 조정순과 연애하던 시기에 그린 작품으로, 투박한 형태와 거친 질감 속에 시대적 불안과 젊은 예술가의 내면적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작가가 새로운 조형 감각을 모색하던 초기 실험작 중 하나로, 한국 모더니즘 회화의 한 특징을 보여줍니다.


    ▲ 문우식 <멋> 1972, 종이에 수채

    ▲ 문우식 <멋> 1972, 종이에 수채


    1960년대 들어 작가는 회화뿐 아니라 신문 컷, 잡지 표지, 포스터 등 산업디자인 전반으로 활동의 폭을 넓혔습니다. 이 시기는 한국 그래픽 디자인이 막 시작하던 시기로, 작가의 작품은 '예술성과 실용성이 결합된 새로운 한국적 그래픽 디자인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 문우식 <서울> 1965, 종이에 수채

    ▲ 문우식 <서울> 1965, 종이에 수채


    1965년 <대한산업미술가협회전>에 출품한 관광 포스터 원화 <서울>은 우리나라 수도의 풍경을 회화적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작품에는 경복궁 향원정과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 워커힐 힐탑, 한강 등 서울 도시의 일상을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국가 홍보물이자 예술적 실험의 결과물로서, 1960년대 한국 그래픽 디자인의 미학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됩니다.


    ▲ 문우식 <외포리의 연락선> 1992, 종이에 수채

    ▲ 문우식 <외포리의 연락선> 1992, 종이에 수채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문우식 작가의 화폭은 다시 수채화로 향합니다. 오랜 교육 활동과 시각디자인 작업을 마친 그는 수채화의 섬세하고 투명한 질감을 통해 일상의 풍경과 삶의 감정을 조용히 담아냈습니다. 그의 후기 회화는 산업화의 격동기를 지나, 시각 문화의 변화를 주도했던 예술가가 궁극적으로 도달한 '평화의 언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채화 속 풍경에서는 평온하고 잔잔한 분위기가 전해졌습니다.


    ▲ 천안예술공원


    ▲ 천안예술공원

    ▲ 천안예술공원


    전시 관람을 마친 뒤, 미술관 앞에 있는 '천안예술공원'을 천천히 걸어봤습니다. 겨울이 시작되려는 길에서, 오늘 본 전시회의 여운이 길게 느껴집니다.


    서예와 회화를 넘나드는 서예가 인영선, 그리고 산업디자인과 회화를 아우른 미술가 문우식.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한 두 예술가이지만, '자기만의 길'을 묵묵히 개척하며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완성한 시대의 선구자들입니다. 왠지 기분이 센치해지는 계절, 두 예술가가 남긴 길을 따라 걸어보며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연말을 마무리해보는 건 어떨까요?



    천안시립미술관

    ○ 주소 : 충남 천안시 동남구 성남면 종합휴양지로 185

    ○ 운영 : 화요일 ~ 일요일 (10:00 - 18:00), 마지막 입장 시간 (17:30), 매주 월요일 휴관

    ○ 주차 : 천안예술의전당 제2주차장 (주차가능대수 103대)

    ○ 대중교통 : 천안시 시내버스 405번, 815번

    ○ 문의 : 041-900-1865

     * 취재 (방문일) : 2025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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