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천안의 명소 태조산 각원사를 다녀왔습니다.
항상 봄 벚꽃시즌에 찾던 곳인데 올해는 그야말로 단풍이 절정인 시기에 찾아 산사가 뿜어내는 고즈넉하면서도 화려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왔답니다.
가을 풍경 또한 아름다운 각원사 소식 전해요~

▲ 각원사 청동대불상
천안 태조산 자락에 자리한 각원사는 산자락을 따라 넓게 펼쳐진 사찰로 특히 계절마다 다른 표정으로 사람들을 맞이합니다.
남북통일의 염원을 담아 세워진 청동좌불상과 대웅보전 등 볼거리가 많아 사찰 자체가 하나의 작은 마을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곳입니다.

▲ 각원사 가는 길
각원사로 들어서는 길은 이미 한 폭의 그림이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이어지는 단풍길은 길 양쪽으로 붉고 노란 잎이 겹겹이 물들어 걷는 내내 가을 색감이 퍼즐처럼 맞춰집니다.

▲ 연화지
초입의 연화지는 주변 단풍을 잔잔하게 비추어 걷다 멈춰 서서 연못에 비친 나뭇잎을 바라보는 순간에 일상의 소음이 사라집니다.
연화지 앞에서 시작되는 무량공덕 203계단을 오르면 사찰의 랜드마크인 청동대불로 이어집니다.

▲ 태조산루
단풍 터널길을 차분히 걸어 오르다 보면 웅장한 누각식 종각인 태조산루(太祖山樓)가 눈앞에 나타납니다.
2층 높이의 이 누각은 그 위용만으로도 보는 이를 압도하는데요.
마치 성문을 통과하는 것처럼 태조산루의 아래층을 지나 경내로 들어서게 됩니다.

▲ 청동치미
태조산루 아랫층에는 특별한 보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바로 대웅보전 지붕 용마루 양 끝에 설치되었던 청동 치미(鴟尾)인데요.
치미는 지붕 용마루의 양 끝에 올리는 장식 기와로 이 치미의 크기가 어른 키보다도 훨씬 크답니다.
이것만 봐도 대웅보전 건물의 규모가 얼마나 웅장한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요.

▲ 대웅보전
태조산루를 지나 돌계단을 오르면 광활한 마당 너머로 대웅보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목조 건물답게 그 웅장함은 말로 다 할 수 없어요.
대웅보전은 부처님을 모신 각원사의 중심 전각입니다.

대웅보전 옆으로는 아담한 산신각과 천불전이 가지런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 앞마당에는 봄이면 눈부시게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수양벚나무들이 있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잎이 모두 떨어져 앙상한 가지들만 남아있었습니다.
그래도 그 모습조차 가을의 쓸쓸한 정취를 더해주어 멋진 풍경을 자아냅니다.

▲ 칠성전

대웅보전 뒤편으로 돌아 칠성전 옆 계단길을 따라 청동대불을 향해 오르는 길은 또 다른 단풍 명소입니다.
계단길 옆으로 좁은 등산로 숲길이 이어지는데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햇빛에 반짝이며 보석같이 아름다웠습니다.
그 아래로 떨어진 낙엽길을 걸으니 사박사박 밟히는 소리마저 아름다운 음악처럼 들립니다.

▲ 청동좌불상
드디어 마주한 청동 좌불상!
높이 15m, 무게 60톤에 달하는 동양 최대의 아미타 부처님은 그 위엄과 자비로운 미소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평온하게 해줍니다.
무엇보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건 이 거대한 불상 뒤로 펼쳐지는 태조산의 풍경이었어요.

▲ 태조산 단풍 풍경
청동 좌불상 뒤로 태조산 봉우리가 마치 오색 병풍을 펼쳐놓은 듯합니다.
붉은 단풍, 노란 은행잎, 그리고 아직 푸른 소나무들이 섞여 세상의 모든 색을 모은 듯한 풍경이네요.
거대한 불상과 그 뒤로 펼쳐진 화려한 산의 풍경은 그 자체로 한 폭의 명화였습니다.


사찰 주변의 단풍 풍경은 다양합니다. 낮은 언덕에는 노란 은행잎이 반짝이고, 중간 지대의 단풍나무들은 불타는 듯한 붉은 빛을 뽐내며, 멀리 보이는 산허리는 잔잔한 갈색과 초록으로 부드럽게 연결됩니다.
곳곳에 놓인 돌계단과 오래된 소나무가 어우러져 가을의 색감을 더욱 풍성하게 만듭니다.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산과 하늘 그리고 나무를 한 번에 담아보면 도시에서의 분주함이 멀어지는 걸 느낍니다.


봄에는 흩날리는 벚꽃을 프레임 삼아 사진을 담았겠지만 11월의 각원사에서는 그 거대한 청동 좌불상을 붉게 물든 단풍나무 가지들이 우아하게 감싸 안는 모습이 프레임이 되어주었습니다.
각원사의 가을은 크고 작은 색들이 서로 간섭하지 않고 차곡차곡 쌓여 하나의 온화한 풍경을 만든 것 같습니다.
사찰 내를 걸으며 사진도 찍고 천천히 숨고르기하며 걸으니 힐링 그 자체였습니다.
각원사
○ 충남 천안시 동남구 안서동 171-3
○ 입장료 없음
* 촬영일:2025.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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