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은 1921년 미국 펜실베니아주에서 출생하여 한국인으로 귀화한 민병갈(Carl Ferris Miller) 박사께서 1962년부터 부지를 구입하고 40년간 한결같은 마음으로 가꿔온 국내 최초 민간 수목원이다.

▲ 천리포수목원

1962년 천리포 해변에 1헥타르(ha)의 토지를 매입하면서 1970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사립 수목원을 조성하기 시작하여 오로지 식물에 대한 열정과 노력, 헌신으로 태안의 헐벗은 산림을 18,000여 종류의 식물 등이 살고 있는 세계적인 수목원으로 바꾸어 놓았다.

▲ 천리포수목원 포토존

현재 57.93ha 넓이의 면적에 미국 등 60여 개국으로부터 수집한 식물은 현재 16,347분류군(2017년 12월 현재)으로, 목련속 789분류군, 동백나무속 800분류군, 감탕나무속 528분류군, 무궁화속 300분류군 및 단풍나무속 251분류군 등 5개 속을 집중적으로 수집하여 관리한다. 특히 감탕나무속의 경우 국제호랑가시나무협회(IHS: International Holly Soiciety)가 인정한 대표 등록기관 중의 한 곳이다. 요즘에는 노란 털머위가 온통 자리잡고 있었다.

▲ 털머위 등 다양한 식물

이곳에는 자생식물을 포함하여 전 세계 36개국 327기관에서 도입종까지 국내 최다 식물종을 보유한 수목원으로 식물종이 다양하다고 한다. 특히, 천리포해수욕장과 인접하여 해양성 기후의 영향으로 아한대성에서 아열대성에 이르는 다양한 식물군을 보유하고 있어 사계절 아름다운 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 다양한 식물

2000년에는국제수목학회(IDS: International Dendrology Society)가 세계에서 12번째,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하였다. 학계에서는 대한민국이 세계 식물지도에 들어간 것은 산림청 광릉수목원이 아닌 천리포수목원에 공로가 있다고 인정한다.

▲ 수목원 모습

천리포 수목원은 10대 비전을 제시하고 있었다. 한국적 정원미를 살린 전시기법 향상, 후원회원 확대로 경영 효율화 제고, 18,000여종 종류의 종 다양성 확보 및 10대속 특성화, 교육연구용 수목원의 적극적 조성관리, 설립자의 유산가치 발굴 및 온 오프라인 홍보 차별화, 식물자원의 통합정보관리시스템 구축, 이용자 중심의 시설관리 및 서비스 창출, 재배증식기술 개발 및 연구역량 강화, 국내외 식물원 및 유관기관과의 교류협력 강화, 민병갈정원학교의 다변화 및 특성화 등이다.

▲ 민병갈 박사의 발자취

정말 수목원에는 각양각색의 식물들이 계절별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처음보는 식물들이 수없이 많으니 모두 스마트폰을 들이밀고 무슨 꽃인지 검색하느라 분주해 보인다. 별난 나무, 별난 식물들을 바라보는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해 보인다.

▲ 수목원 모습

천리포수목원의 특징은 우리나라의 다른 수목원과 달리 수목원에 도입하는 식물자원의 이력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세계의 식물을 수집, 보전하여 아름다운 정원으로 가꾸고 연구, 교육에 힘써서, 사람들에게 자연사랑 정신을 심어주고 창의적 영감과 행복을 준다.

▲ 수목원 모습

민병갈 박사는 한국인보다 더 한국의 자연을 사랑했고 한국의 미와 그 가치를 한국인보다 더 일찍 깨달았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나이들어가면서 그 열정과 기호가 더 심화되고 전문화되어 프로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 수목원 모습

고즈녁한 배롱나무집도 하루쯤 묵었으면 좋을 듯한 분위기였고, 1961년 수목원 부지를 매입하기전부터 자리잡고 있던 집을 2003년 개축하여 가든하우스로 사용하고 있는 다정큼나무집 툇마루에 앉아 수목원의 하루를 느끼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 수목원 모습

민병갈 기념관에는 박사님께서 처음 한국에 들어온 뒤 부지를 매입하고 수목원을 조성하는 과정을 정리해 놓은 자료들이 보존되고 있고 잠시 휴식하면서 차 한잔 마실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 수목원 모습

수목원 중심에는 저 멀리 민병갈 기념관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 호수가 자리잡고 있어 가을을 더욱 만끽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큰 호수는 물론 작은 호수도 단풍과 어울려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 크고 작은 호수

수많은 식물과 꽃들 가운데 길게 뻗은 수목들이 관람객들에게 인사하는 것 같다. 이곳은 키가 큰 식물과 작은 식물을 조화롭게 조성한 것도 아름답고 조성된 구석구석 도로를 따라 식물원과 바닷가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 수목원 모습

넓은 수목원을 구경하고 나오는 길목에 갈대를 배경으로 한 포토존에서 사진찍는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저마다 아름다운 경치에서 인생사진 한컷을 찍느라 분주해 보인다. 천리포 수목원에서 다양한 식물을 통해 나를 내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평온했고, 가을을 만끽하며 힐링하는 시간을 보낸 것 같아 오늘 하루도 행복했다.

▲ 수목원 모습

천리포수목원

○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1길 187

○ 입장료 : 일반 12,000원, 우대요금(경로, 국가유공자, 태안주민 등) 9,000원

○ 주차장 : 완비

 * 취재일 : 2025년 11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