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문화, 역사

버그내 순례길 여행

합덕제의 아침에서 신리성지까지, 신앙과 자연이 어우러진 여정

  • 위치
    충남 당진시 합덕읍 성동리 1-45
  • 등록일자
    2025.10.24(금) 13:47:21
  • 담당자
    하늘나그네 (jtpark2014@daum.net)

  • 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당진의 새벽, 붉은 기운이 동쪽 하늘을 물들인다. 이번 영상의 첫 장면은 합덕제의 일출이다. 안개가 거의 없는 맑은 아침, 잔잔한 호수 주변에는 드넓은 연밭이 펼쳐져 있다.

     

    연꽃은 이미 지고 없지만, 빽빽이 들어찬 연잎이 햇살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이며 수면을 대신해 대지를 덮은 듯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드론이 천천히 상승하자 연밭 사이로 이어진 둑길과 황금빛 들녘이 한눈에 들어온다. 연잎 사이를 스치듯 비추던 햇살이 조금씩 번져가며 아침의 시작을 알린다.

     

    그때 일부 연밭이 끊긴 물가에서, 몇 마리의 새들이 잔잔한 물결 위로 날개를 퍼덕인다. 드론 카메라는 그 장면을 포착해 슬로우모션으로 담는다. 물결 위에 부서지는 빛과 새의 비상이 겹치며 고요함 속에서 생명력이 살아나는 순간이 연출된다. 자연과 생명이 한 화면에 어우러진 합덕제의 아침은,이날 영상의 가장 인상적인 서문이었다.

     

    합덕제를 뒤로하고 향한 곳은 한국 천주교의 뿌리이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생가가 자리한 솔뫼성지다. ‘소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산이라는 이름처럼,솔뫼의 숲은 하늘에서도 깊고 짙은 초록의 결을 드러낸다.

     

    드론이 숲 위를 따라 미끄러지듯 날며 성지 중앙의 십자가를 비출 때, 가을 햇살이 가지 사이로 스며들며 경건한 분위기를 더한다. 이곳은 단순한 종교 공간이 아니라, 세대를 넘어 믿음과 희생, 그리고 용서의 의미가 공존하는 성지다. 하늘 위에서 본 솔뫼는 신앙과 자연이 맞닿은 살아 있는 기도의 공간으로 다가온다.

     

    다음 여정은 합덕성당이다. 언덕 위 붉은 벽돌로 세워진 이 성당은 평야 한가운데 우뚝 서 있어 하늘에서 보면 더욱 웅장하다. 고딕 양식으로 건축된 합덕성당은 버그내 순례길의 중심지이자, 당진 천주교의 근대사를 상징하는 성지다. 드론이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종탑과 들판을 함께 담아내면, 붉은 벽돌과 황금빛 들녘이 조화를 이루며 신앙의 등불이 자연 속에 놓인 듯한 따뜻한 장면이 완성된다.


    순례의 마지막 목적지는 신리성지다. 합덕성당에서 들판을 따라 이어지는 길 끝에 자리한 이곳은 조선시대 박해의 시기에도 신앙을 지키며 살던 교우촌이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신리성지는 한 폭의 풍경화처럼 고요하고 평화롭다.

     

    드론이 낮게 비행하며 논과 마을을 스치듯 지나고, 천천히 상승하며 성지의 십자가와 하늘을 함께 담아낸다. 그 장면은 마치 신앙이 들판 위로 피어오르는 듯한 감동을 준다. 버그내 순례길은 솔뫼성지합덕성당신리성지를 잇는 약 16km의 길이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신앙의 역사와 순교의 흔적은 물론, 농촌의 고요한 풍경과 사람들의 삶까지 함께 만날 수 있다. 드론이 그려낸 순례길은 단순한 경관이 아니라,빛과 바람, 신앙과 시간이 엮인 당진의 서사다.

     

    이번 영상의 중심은 합덕제의 아침이다. 연꽃이 진 자리엔 잎이 남아 있고,그 사이 물가를 비상하는 새들의 날개짓은 당진의 자연이 지닌 생명력과 신앙의 숨결을 상징한다. 하늘에서 본 버그내 순례길은 결국 믿음이 흐르는 길이자 자연이 품은 마음의 길이었다. 가을 하늘 아래, 당진의 순례길은 오늘도 조용히 빛나고 있다.

     


    하늘나그네님의 다른 기사 보기 다른 기사 보기
    하늘나그네님의 최근기사
    #충남당진, #합덕제, #솔뫼성지, #합덕성당, #신리성지
OPEN,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이 기사는 "공공누리" 제 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수 0

담당부서 : 대변인 디지털소통담당관
문의전화 : 041-635-2492

* 본 페이지에 대한 저작권은 충청남도가 소유하고 있으며, 게재된 내용의 수정 또는 개선사항이 있으시면 담당 부서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엑스 네이버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