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주까지만 해도 일교차가 커서 그렇지 낮에는 반팔을 입고 다녀도 괜찮았는데
갑자기 확 추워지니까 적응이 안되네요. 다시 기온이 좀 오른다고는 하지만 이제 진정한 가을맞이를 해야할 때인가봅니다.
차분하게 참여 할 수 있는 문화 행사 소식도 많고, 추워지기 전에 부지런히 구경 다녀야 겠습니다.
오늘은 논산 돈암서원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논산 돈암서원은 기호학파를 대표하는 사계 김장생을 기리기 위해 세운 서원입니다.
돈암서원과 논산 한옥마을이 가까이 위치하고 있어 처음엔 한옥마을이 돈암서원인 줄 알았는데
표지판을 따라 조금 걸어 올라가야 돈암서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서원은 조선 사회에 성리학이 정착하면서 사림 세력이 지방에 설치한 사립 고등교육기관입니다.
서원은 성리학을 연구하며 인재를 교육하는 강당이 있는 강학 공간,
존경하는 스승의 위패를 모시고 제향을 올리는 사당이 있는 제향 공간,
유생들이 시를 짓고 토론도 벌이며 휴식하고 교류하는 유식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변의 자연 경관과 조화를 이루며 인격을 갈고 닦는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었다고 합니다.

돈암서원으로 향하는 길 옆으로 넓은 코스모스 정원이 있었습니다.
'코스모스길 가는 길'이라는 표지판 뒤로 끝없이 펼쳐진 코스모스는 만개 했을 때 왔다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았습니다.
최근에 내린 많은 비 때문인지 옆으로 쓰러진 코스모스도 많았고, 피고 지는 코스모스들이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조선 시대 서원 중에서 영주 소수서원, 함양 남계서원, 경주 옥산서원, 안동 도산서원, 장성 필암서원, 달성 도동서원, 안동 병산서원, 정읍 무성서원,
논산 돈암서원의 9개 서원이 2019년 7월 제4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서원'이란 이름으로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되었습니다.
이들은 한국 서원의 총체적인 특성을 보여줍니다.

한국의 서원은 "문화적 전통 또는 현존하거나 소멸된 문명과 관계되면서 독보적이거나 적어도 특출한 증거를 지니고 있는 것"이라는
세계유산 등재기준을 인정받아 세계유산이 되었습니다.
16세기 중반부터 17세기 중반에 걸쳐 건립된 이들 서원은 조선 시대 성리학이 교육과 사회활동에 널리 퍼져 있었다는 명확한 증거이고,
이 서원들은 전국 각지의 지식인들이 제향을 올리고 강학을 하여 성리학 교육 체계를 만들고,
그것에 꼭 맞는 건물을 지어 성리학 가치가 담긴 독특한 역사 전통을 만들어 가는 공간이였습니다.


돈암서원은 1634년 사계를 시작으로 1658년에는 신득재, 김집, 1688년 동춘당, 송준길, 1695년 우암 송시열의 위패를 모셨습니다.
돈암서원은 사계가 남긴 정신을 후학들이 받들어 기리도록 1634년에 세워졌으며 1660년 현종 원년에 사액을 받았습니다.
1868년에 시작된 서원 정리 작업으로 1871년 흥선대원군이 전국 650여 개의 서원 문을 닫으라는 훼철령을 내려 47개만 남았을 때에도 명맥을 유지 하였습니다.
돈암서원내에는 장애인분들의 휠체어나 유모차가 다닐 수 있도록 깔아 놓은 길이 있어서 모든 사람들의 관람이 편리하도록 배려해 주셨습니다.


문화 해설 안내소와 국가 유산 방문 코스 스탬프 투어가 있었습니다.
돈암서원은 안내책이 다양한 언어로 비치 되어 있었고, 논산 관광지도도 함께 비치 되어있었습니다.
돈암서원 안내책자를 가지고 와서 읽어보려고 펼쳤는데 읽을 줄도 모르는 중국어로 되어 있어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안내책자가 필요하신 분들은 꼼꼼히 살펴보고 가져오세요 

거경재입니다.
거경(居敬)은 성리학의 수양 방법 중 하나로 우러르고 받드는 마음으로 삼가고 조심하는 태도를 가짐을 말하며,
유생들이 학습하던 공간입니다. 거경재는 장대석 기단위에 정면3칸, 측면 2칸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의재 입니다.
정의(精義) 란 자세한 의의라는 뜻으로 정의재는 학문을 하는 유생들이 모여 경전의 의의를 자세히 강론하던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장대석 기단 위에 정면 3칸, 측면 2칸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돈암서원 원정비 입니다.
돈암서원 원정비는 돈암서원의 역사를 기록한 비석입니다.
원정비는 1669년에 돈암서원 양성당 앞에 세워졌으며, 연산돈암서원지비라는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비석의 내용은 돈암서원을 세운 배경과 구조, 사계 김장생 부자의 성품과 학문적 업적에 대한 칭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김장생 부자는 주자학과 예학의 대가로서 벼슬을 멀리하고 고향에 내려와 학문 연구에 매진하였습니다.
비문은 송시열이 짓고, 송준길이 글씨를 썼으며, 앞면에 전서체로 된 제목은 김장생의 증손인 김만기가 썼습니다.
비석은 연꽃무늬가 새겨진 네모난 받침대 위에 대리석으로 비의 몸을 세우고 지붕 모양의 가첨석을 머릿돌로 올린 형태입니다.
본래 돈암서원은 숲말에 있었는데 1880년 홍수로 물이 차서 이곳으로 옮겨왔기 때문에
비문의 내용와 현재의 건물배치는 일치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장판각입니다.
장판(藏板)이란 판을 간직하여 보관한다는 뜻으로 김장생의 문집인 '사계전서',
김장생의 김계휘 당시의 사실을 기록한 '황강실기'
김집의 문집인 '신독재전서' 등과
'경서변의', '가례집람', 상례비요' 등이 보관되어 오고 있습니다.
장판각은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우물마루를 깔았습니다.

돈암서원 꽃담입니다.
꽃담장은 본래 궁궐 같은 공간에 연출된 독특한 전통담장인데 숭례사를 둘러싼 꽃담장은 이곳이 특별한 공간임을 알려줍니다.
현재는 보수중으로 입장 할 수는 없었습니다.

보호수입니다.
향나무로 수령은 지정일자 기준으로 300년 되었다고 하네요.
양쪽으로 뻗은 가지들을 받쳐 놓은걸 보니 지팡이를 짚고 계시는 할아버지의 모습 같았습니다.
많은 시간이 흐르도록 그 자리를 지키며 비바람에 흔들리고 쓸려도 이곳을 지켜주셨을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지만 방에 불을 때면 연기가 이곳으로 나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곡차곡 쌓인 돌과 흙 사이로 낀 이끼들도 어쩌면 저보다 더 나이가 많을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을 해봅니다.
옛날 사람들은 어디서 만드는 방법을 배웠을까요?

정회당입니다.
정회(靜會)는 유생들이 수행하는 방법 중 하나로 고요하게 몸소 실천하며 수행한다는 뜻으로 사계 선생의 부친인 황강공께서
강학하던 건물이며, 대둔산자락의 고운사터에서 1954년에 옮겨 왔습니다.
정면4칸, 측면 2칸으로 후면열 가운데 2칸은 마루방을 두었고, 우물마루를 깔았습니다.

돈암서원 응도당입니다.
돈암서원 응도당은 유생들이 장수강학 하던 강당 건물입니다.
1880년에 돈암서원을 숲말에서 이곳으로 옮길 때 옛터에 그대로 둔 응도당을 1971년에 옮겨왔습니다.
그런데 양성당이 강학의 기능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본래 위치와 다르게 사당과 직각으로 배치하였습니다.
응도당은 예를 실천하는 건축 제도의 모델로 제시된 건축 양식에 따라 지어졌으며
돈암서원의 건물 배치와 규모는 사계 김장생이 '의례'와 '주자대전'을 고증히야 강경 죽림서원의 법도에 따라 지었다고 합니다.

돈암서원 바로 근처에 논산 한옥 마을이 있었습니다.
한옥마을은 한옥 숙소였습니다.
문이 다 잠겨 있어서 안을 살펴 볼 수는 없었지만 주무시고 나가시는 여행객분이 머무신 방을 살짝 보니까
여느 숙소처럼 갖춰져 있는 것 같았습니다.

대감마님이 나오 실 것 같은 멋진 집과 마당이 꾸며져 있었습니다.
장작을 이용하여 방을 데우는 방식인건지 장작도 집마다 꽤 많이 쌓여 있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와서 자고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당에서 차를 마시거나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테이블도 있었고, 장독들은 반짝반짝 빛이 났습니다.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있어서 보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은 곳이였습니다.

시니어 프로그램으로 방문 하셨는지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다도 체험을 하시고 이동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한옥에서 마시는 차는 더 운치있고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월 23일 목요일부터 10월 25일 토요일까지 돈암서원 유네스코 등재 6주년 기념으로
'사계 인문학 대축제'가 돈암서원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이번 주말은 날씨가 좋다고 예보 되어 있던데 바람쐬러 다녀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논산 돈암서원
○ 위치 : 충남 논산시 연산면 임3길 26-14
○ 이용료 : 무료
○ 문의 : (프로그램 문의) 070-7788-0133
(문화재해설문의) 041-746-5405
(관리사무소) 041-733-9978
○ 주차 : 무료
* 방문일 : 2025년 10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