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바다에는 갯벌이 있어 조개잡이 체험을 많이 해요.
최근에는 해루질을 하는 분들도 많은데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는 안전한 조개잡기 체험이 좋을 것 같아 서천 비인면을 찾았어요.
이번 여행에는 친한 지인 가족들도 함께 했는데 오랜 만에 하는 갯벌체험이라 가기 전부터 설레였어요.

조개잡기 체험을 위해서는 물때표를 미리 확인하셔야 해요.
간조시간 전후 2시간 정도 체험이 가능하며 유료로 진행되는 갯벌체험장도 있으니 미리 알아보고 가시는게 좋아요.
저는 펜션 앞에 있는 갯벌을 이용했어요.
물이 빠지기 시작할 때부터 체험을 진행하는게 좋은데 저희는 조금 늦어졌어요.
바다에는 이미 많은 분이 나와 계셨고 각자 자리를 잡고 열심히 체험을 하고 계셨어요.

저희 아이들도 자리를 잡고 조개를 캤어요.
평소에는 물놀이옷을 입혔었는데 이번에는 가슴장화를 신겼더니 바닥에 철푸덕 앉아 있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도구를 가지고 모래를 파면 조개가 나오는데 동죽은 크기가 작은편이었어요.
많기는 하지만 크기가 작아서 대부분 살려주었고 그 중 큰 조개만 골라 잡았는데 아이들은 조개를 캐도 너무 작아서 가져가지 못하니 흥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어른들처럼 끈기를 가지고 이곳저곳을 파서 큰 조개를 찾아야 하는데 아이들에게는 무리였어요.

서해바다에는 맛조개도 많아요.
길쭉한 구멍에 소금을 넣으면 맛조개가 뿅 하고 올라오고 윗 부분을 잡고 빼면 기다란 맛조개를 잡을 수 있어요.
아이와 함께 다니며 맛조개 구멍을 찾아 주니 아이가 소금을 뿌려 맛조개도 잡았어요.

큼지막한 동죽과 맛조개, 그리고 큰 백합조개도 잡았어요.
조개탕을 한 번 끓여 먹기에는 조금 부족해 보였지만 함께 갔던 지인들이 조개를 나누어 주어서 한 끼 먹을 분량은 충분했어요.
조개는 바로 먹을 수 없고 해감 후에 먹어야 해요.
바닷물로 해감하거나 소금을 푼 수돗물에 해감해야 하는데 저희는 펜션에 바닷물이 있어서 편하게 해감했고 다음날 조개탕을 끓였더니 너무 맛있었어요.

언니는 맛조개 잡느라 바빴는데 동생은 물고기를 잡겠다며 물이 고인 곳에서 자리를 뜨지 않았어요.
한참 지난 후에 물고기를 잡았다며 보여줬는데 작은 망둥어 같았어요.
서로 다른 재미를 느끼며 나름대로 노는 아이들을 보니 괜히 흐뭇했어요.
아이들은 느끼지 못하겠지만 핸드폰 게임보다는 이렇게 자연을 즐기는 시간이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되니 자연에서 놀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에요.

갯벌에 갈매기가 먹이를 찾아 다녔는데 무얼 잡아 먹으려는지 갯벌을 주시했어요.

갯벌에 나와 있으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어요.
오후가 되자 해가 조금씩 기울어졌고 갯벌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이들과 아빠는 그림이 되어 주었어요.
한시간 정도 지났을까, 갯벌이 물이 차기 시작했고 마을에서 안내방송도 나왔어요.
갯벌에 물이 차는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니 저 멀리 물이 차기 시작한다면 얼른 밖으로 나가야 해요.

갯벌에서 나온 후 씻고 저녁거리를 사러 홍원항으로 갔어요.
항으로 가면서 본 바다도 아름답고 몇시간 전만해도 갯벌이었던 바다에는 벌써 물이 가득 찼어요.

홍원항에서는 경매도 이루어지고 낚싯배도 출항해요.
그리고 수산물집이 줄지어 있어 싱싱한 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어요.

저희도 지인이 자주 가는 단골집을 찾아갔어요.
저녁메뉴로 먹을 꽃게와 회, 그리고 구워 먹을 조개를 구입했는데 꽃게철이라 그런지 꽃게도 많았어요.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했고 크기고 큼직해서 너무 만족스러웠어요.

수조에는 새우가 헤엄을 쳤는데 손바닥만한 새우를 보니 새우도 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먹을 거리가 많아서 새우는 다음에 이용하기로 했어요.

저녁을 준비하다가 슈퍼에 가려고 바닷가를 걸어 선도리마을쪽으로 나가 보았어요.
선도리마을에는 바다가 보이는 곳에 벤치도 있고 광장에 무언가 조성되고 있었어요.

슈퍼에서 필요한 것을 구입하고 그냥 가기 아쉬워 잠시 앉아 쉬었는데 하늘이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어요.
짙은 해무가 있어서 환상적인 노을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늦은 오후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어요.

다시 숙소로 돌아와 꽃게를 찌고 손질했는데 꽃게가 통통하게 살이 올라 먹을 것이 많았어요.

숯불을 피워 게를 더 익히고 조개고 굽고 소고기도 구웠어요.
인원이 많은 만큼 식성도 다양했는데 고기와 수산물을 함께 구워서 더 푸짐하게 먹었어요.
꽃게를 살짝 쪄서 숯불에 한번 더 구우니 비린내도 안나고 훨씬 맛있었어요.

숯불을 피웠으니 고구마도 구워야겠죠..?
호일에 싸서 적당한 불에 넣으니 맛있게 구워지면서 고구마냄새가 풍겼어요.
고기 굽고 난 숯에 고구마를 구을 때는 약한 불에 구워야 타지 않고 맛있게 익어요.

저녁을 먹고 바닷가에 나가 보았는데 야광충을 발견했어요.
야광충은 작은 플랑크톤으로 생체발광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충격이 가해지면 빛을 내요.
사진으로만 보던 야광충을 보니 너무 신기했고 아이들도 무척 신기해 했어요.
야광충이 이리저리 옮겨 다녀서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고 하는데 이곳에서 야광충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서천면에서 조개캐기 체험도 하고 홍원항에서 싱싱한 수산물을 사다 저녁을 먹고 야광충까지 보았던 날, 함께 했던 모두에게 즐거운 추억여행이 되었어요.
여행하기 좋은 가을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서천으로 여행을 떠나보세요.
서천 갯벌체험
○ 주소: 충남 서천군 비인면 일대
* 방문일 2025년 10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