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문지역아동센터 유영은 센터장.
석문면에는 초등학교가 두 곳 있다. 석문초와 삼봉초다. 석문초 주변은 논과 밭이 대부분이고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조차 없다. 반면, 삼봉리에 자리한 삼봉초 인근은 주택가와 상점, 마트 등이 있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하지만 두 학교 모두 인근에 학원이 많지 않아 학부모들은 자녀를 시내 학원에 보내거나 개인 강습을 맡기기도 하고, 일부는 학교 방과후 돌봄에 의지한다. 그러나 맞벌이 가정이나 조손가정 아이들의 상황은 다르다.
“석문에 초등학교 근처에 편의시설은 물론 학원도 많이 없어요. 시내로 학원을 다니고 싶어도 맞벌이 가정은 이마저도 쉽지 않죠. 물론 방과후 수업을 진행하지만, 오후 4시 이후엔 아이들이 집에서 휴대폰만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요. 지역아동센터라도 오면 아이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일정 부분 교육도 받으니까 찾는 발길이 많아요”
석문지역아동센터는 이러한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취약계층뿐 아니라 맞벌이, 조손,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정원은 35명으로, 이는 당진시 14개 읍면동 지역아동센터 가운데 가장 많다. 특히 다른 센터와 달리 아이들이 서로 센터를 추천해 함께 오는 경우가 많다.
석문지역아동센터는 공부만 하는 공간이 아닌 사회성을 배우고 정서를 보듬는 공간이다. 아이들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센터에 다니는 아이들이 재미있고 즐겁다고 친구들에게 말해 추천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면 저희가 부모 상담을 통해 실제 돌봄이 필요한지 확인한 뒤 등록합니다. 석문초 아이들은 대부분 친구 추천으로 오게 됐어요”
센터 아이들은 이곳을 집처럼 편하게 여기며, 귀가 시간이 되면 아쉬움을 드러내곤 한다. 아이들이 센터를 좋아하는 이유에는 유영은 센터장의 운영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2013년부터 석문지역아동센터장을 맡은 그녀는 이곳을 공부만 하는 공간이 아닌 사회성을 배우고 정서를 보듬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힘써왔다. 아이들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하는 데 주력했다.
석문지역아동센터는 공부만 하는 공간이 아닌 사회성을 배우고 정서를 보듬는 공간이다. 아이들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이 가정에서 배우기 어려운 사회성과 정서적 교류를 배울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공부만 강조했다면 아이들이 오지 않았을 거예요. 대신 센터에서 지켜야 할 규칙을 정해 두고 아이들이 따르도록 합니다. 이는 사회에 나가서도 꼭 필요한 예의와 관련이 있죠. 덕분에 아이들이 서로를 지켜주고 보듬는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센터는 이제 아이들에게 또 하나의 가족 같은 존재가 됐다. 성인이 된 졸업생은 첫 월급에서 100만원을 후원하기도 했고, 내리사랑을 실천하겠다며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졸업 후에도 아이들은 센터장과 함께 식사 자리를 갖거나 종종 센터를 찾아와 추억을 나눈다.
석문지역아동센터는 공부만 하는 공간이 아닌 사회성을 배우고 정서를 보듬는 공간이다. 아이들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바른 인성으로 잘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일에 대한 자긍심과 보람을 느끼는 유영은 센터장은 앞으로 지역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국가에서는 각종 돌봄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지금의 돌봄정책을 잘 활용만해도 충분해요. 저희 센터는 정원을 늘리고 싶어도 운영을 위한 예산이 부족해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잖아요. 지금도 어딘가에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도 돌봄 기회가 주어지길 바래요. 또한, 센터에 있는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건강히 잘 자라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