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9일, 당진항 주차장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당진시 향토문화유적 제11호인 영웅바위를 지키기 위한 ‘영웅바위 돌보미’가 공식 출범한 것. 이날 발대식은 단순한 보존 활동이 아닌 영웅바위가 당진의 땅임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영웅바위는 임하필기에 “대진 중류에 높이 100척가량의 영웅암이 서 있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며, 토정 이지함이 아산현감으로 있을 때 영웅바위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부 교과서에 영웅바위가 평택에 있는 것으로 잘못 표기돼 논란이 불거졌다.

이날 신평·고대·한진 어촌계 6개 포구 대표들이 위촉장을 받고 본격적인 보존 활동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돌보미는 각 포구별 5명씩, 총 30명으로 구성됐다. 앞으로 돌보미들은 정기적으로 영웅바위를 방문해 쓰레기 수거, 주변 환경 정비, 노후 시설 보수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발대식이 끝난 뒤, 참석자들은 배편으로 30분을 달려 신평면 매산리 산121번지의 영웅바위에 도착했다. 현장에서는 바위를 가까이 담기 위해 각자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으며 순간을 기록했다. 

현장에서는 영웅바위 표지석 제막식과 당진시기 게양식이 이어졌다. 흰 천이 벗겨지며 드러난 표지석은 영웅바위가 당진의 향토문화유적 제11호임을 선명히 드러냈다. 단체 기념촬영에서 참석자들은 “영웅바위 만세”, “영웅바위는 우리 땅”을 외치며 보존 의지를 다졌다. 

서영훈 시의장은 “영웅바위가 교과서와 각종 자료에서 평택으로 잘못 표기돼 온 만큼 이번 발대식은 당진의 땅임을 분명히 하는 의미가 있다”며 “오늘을 계기로 시민과 함께 책임 있게 관리하며, 잊혔던 영웅바위를 다시 기억해 나가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진리 김홍식 어촌계장은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영바위라 불러왔다”며 “수백 년 이어져 온 당진의 유산이 평택 땅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있어 보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주민이 직접 책임지고 지키겠다”고 말했다.

당진시 문화예술과 남광현 팀장은 “영웅바위는 전설과 시로도 전해질 만큼 문화적·역사적 의미가 깊다”며 “돌보미 활동을 통해 단순한 바위가 아닌 당진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재조명하고, 시민들이 역사와 문화의 관점에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