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프로그램은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교육재단인 국제 바칼로레아 기구(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 IBO)에서 개발·운영하는 국제인증 학교 교육 프로그램이다.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더 나은 평화로운 세상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지식이 풍부하고 탐구심과 배려심이 많은 청소년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학생 개인의 역량 강화를 위해 토론식 교육과 서·논술형 평가를 주로 하며 세계 159개국 5937개(2024년 7월 현재) 인증 학교에서 운영 중이다.
국내 여러 지역 학교에서도 IB 프로그램의 교육 목표에 공감하고 평가와 수업방식을 도입해 운영 중에 있으며 IBO의 인증을 받은 IB학교와 초·중·고 교육지구 등에서 학생 교육 환경 변화는 물론이고 유의미한 학생 수 증가 효과를 경험했다.
최근 청양교육지원청은 다양한 교육활동 지원을 통한 학생 유출 최소화와 외부학생 유치를 위한 ‘청양교육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 단기적으로 교육 환경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주제로 ‘IB 교육지구 운영’이 꼽히고 있다.
이에 본지는 국내 IB 학교 도입·운영 사례를 살펴보고 지속가능한 청양교육을 위한 발전방향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IB 프로그램 도입으로
새로운 수업에 대한 갈증 해소
한올중학교(교장 최호명)는 충청남도 아산시 권곡동에 위치한 사립 여자 중학교로 1학년 197명, 2학년 216명, 3학년 213명으로 총 626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41명의 교직원이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아산 외곽 신도시에 인구가 빠르게 유입되며 새로운 학교가 세워지고 있어 구도심에 위치한 한올중학교는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새로운 수업에 대한 갈증을 느끼던 교직원들은 학생들에게 보다 질 높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한올중·고등학교의 합의 끝에 IB 프로그램 도입을 결정했다.
한올중학교는 ‘사랑을 바탕으로 참된 인성과 창의적 사고를 갖춘 인재 양성’을 교육 목표로 하며 특히 IB MVP 과정을 도입함으로써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는 역량을 기르고 배움을 실생활과 연결하는 의미 있는 학습을 실현하고 있다.
현재 IB 후보학교로써 인증신청을 완료했고, 인증 방문 날짜를 조율 중에 있다.
학생 중심 특색 교육과정
주도적 학생 변화 눈에 띄어
IB 후보학교로 선정된지 2년차를 맞은 한올중학교는 △개념기반 탐구학습을 기반으로 한 수업 진행 △서로 다른 학문을 연결하는 교과통합 학습 △학생 주도 동아리 활동과 연계한 공동체 프로젝트 등을 운영, 대표적으로 공동체 프로젝트에서 학생들은 눈에 띄는 변화를 보였다.
학생들은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교과군을 바탕으로 동아리를 선택해 그 안에서 작은 문제나 관심사를 주제로 봉사와 연결된 프로젝트를 기획·실행한다.
그중 3학년 학생들은 학년 말 공동체 프로젝트 발표회를 열고 학부모, 지역사회 앞에서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직접 설명하며 지난 3년간 배운 교과 지식을 실제 삶과 연결·적용하게 된다.
이 활동은 ‘IB MVP 과정의 꽃’이라고 평가되며 학생들이 배움을 실생활에 전이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의미 있는 경험이 되고 있다.
또한 교과 단원이 일상생활 중 어떤 상황에서 필요한지 익힐 수 있는 활동 중심 교과를 운영해 학생들이 학습 목표를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구성한다.
활동은 모둠별 수업으로 진행하고 단원을 마친 후 발표를 통해 학습 경험을 공유한다.
이는 학습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내고 끊임없는 탐구활동으로 이어지며 이러한 경험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을 뚜렷하고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탐구적으로 사고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논리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는 능력이 늘다 보니 발표나 토론 활동에도 점차 거부감이 줄어들어 자신 있게 참여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고 입 모아 칭찬했다.

교사들 간 협력문화 정착
행정과 지역의 관심·지원 필요
한올중은 교사와 학생이 참여하는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모두가 공감하고 감정이입 할 수 있는 교육 환경과 교수·학습을 설계하는 데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사들은 자체연수와 외부연수 등을 통해 △IB 평가 연수 △단원(Unit) 설계 △정책 문서 작성(언어, 평가, 학문적 정직성 등)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교과 협력을 통한 수업 혁신에 나서고 있다.
그중에서도 IB 코디네이터는 교사 연수 기획과 운영, 단원계획 검토, 실행계획 관리 등 전반적인 과정을 조율하며 교사·학생·학부모 간 소통 창구 역할을 맡고 있다.
교사들이 수업과 평가를 함께 설계·연구하는 과정 속에서 협력문화가 자리 잡고 이는 곧 학교 전체의 수업 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한다.
더 나아가 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 성장하며 지역사회와 연결된 프로젝트를 실천함으로써 지역사회 속에서 더욱 신뢰받는 교육 공동체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IB 수업을 도입함에 있어서 개념 기반을 닦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 독서토론을 진행하는 등 기존 교사 업무 외에도 밤늦게까지 연구를 이어간 경험이 많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인해 열정으로 참여해주는 선생님들에게 별도의 지원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사립중학교에서 IB를 운영하는 데도 큰 어려움이 많다. 교사와 학생정원을 유지하고 기존 업무 외의 연구에 몰입하고 있는 교직원들을 위한 지원과 IB 인증을 위한 시설 설치비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바랐다.

학교 문화 정착·삶과 배움 연결
책임있는 시민으로 성장 목표
한올중학교는 중학교육 과정에 비해 응용·탐구과목 비중이 높은 고등학교 진학 시 스스로 탐구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IB프로그램이 도움이 된다고 봤다.
이에 한올중·고등학교 연계를 염두에 두고 2023년 IB교육을 도입했다.
한올중 학생들은 “지금까지의 경험이 고등학교 과목과는 어떻게 접목되며 진학 후 어떤 배움이 있을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최호명 교장·고명관 교감은 “현재는 도입초기로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은 아직 없지만, 학생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보아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급변하는 미래 사회에서 학생들이 처음 겪어보는 새로운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사고력을 키우는 수업이 IB 수업이라고 생각한다”며 “미래인재 발굴 및 역량강화라는 목표로 IB 수업을 도입했고, 이는 학생들이 고등학교 진학뿐 아니라 이후에 사회생활에서도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올중 교육의 단기 목표는 2025년 IB 인증을 목표로 한 모든 교과 IB 단원 설계와 평가 체계 안정화가 꼽힌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IB 교육과정이 단순히 몇몇 수업 변화에 그치지 않고 학교 전체의 문화로 정착되며 ‘IB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삶과 배움을 연결하며 책임 있는 세계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학교’를 최종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