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문화예술촌 입주작가 9기 유재성 '끝을 삼켜 처음이 되는 자리' 작품세계로>

1.<과정>, 2025. Oil on PE. 227*324cm
류재성 작가의 전시회 제목<끝을 삼켜 처음이 되는 자리>라는 제목을 알고 공주문화예술촌 전시장 문을 연 순간
그 자리에서 작품을 맞이하고는 그냥 서 있었습니다.
공주문화예술촌에서 최대의 작품이 전시된 것이 몇 년 사이에 있어서 처음이었기 때문이었어요.
작품을 감상하기 이전에 어떻게 이렇게 큰 작품을 그리셨을까? 혹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셨나? 하는 의문을 가졌죠.
그리고는 전시장을 쭈욱 둘러보고 다시 작품 앞에 섰습니다.
영어로 된 제목을 찾아보니 '과정' 이라는 뜻을 갖고 있었고, 제목으로 작품의 이해를 도우며 보았습니다.
나중에 작가님께 물어보니 이렇게 큰 작품들은 나뉘어서 작업 한 후 이어 붙이기를 하셨다고 합니다.

2. <과정>, 2025, Oil on Canvas, 259*193cm
안개 속을 헤매다 잠시 한 곳에 시선을 멈춘 순간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또한 살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혼자만의 생각으로...
3. <과정>, 2024, Oil on Canvas, 90*129cm
거침없는 붓 놀림의 선이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코발트 색의 붓 터치가 뭔가 순간의 에너지로 바뀌는 희열의 느낌으로 감상해 보았습니다.

4. <과정>, 2025, Oil on Canvas, 100*160cm
추상화는 작업하는 작가가 작품 구상을 먼저하고 시작할까?
아니면 그날의 느낌대로 붓을 잡고 그리고 나니 이렇게 작품이 나왔을까? 많이 궁금했습니다.
구름이 많이 낀 칙칙한 날의 느낌이 났습니다.
정말 살아가는 날 중의 순간의 느낌, 그리고 뭔가 풀리지 않는 마음 상태 같았죠.

5. <버티는 자세>, 2023, Oil on PE, 60*50cm
작품은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보라고 하던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전시회에 가서 작품을 볼 때 작가의 의도를 알려고 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대로 작품을 감상하라고 하셨습니다.
이 작품은 저의 생각과 작가의 제목이 일치한 작품입니다.
작품을 본 순간 넘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는 모습이 눈에 확 들어왔답니다.

6. <캔버스 앞의 정적>, 2025, Oil on PE, 200*70cm
붓이 춤을 춥니다.
가만히 움직이는 듯 멈춘 듯
유난히 작은 흰색의 터치 하나가 저의 숨 구멍을 열어주었습니다.
침묵으로 일관 된 날의 시간 속에 숨 쉬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희망으로 나갈 수 있는 시간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7.<작업설명>, 2025, OIl on PE,60*50
실제로 보면 핑크 빛의 붓 터치는 마치 낙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8. <붓을 든 자>, 2025. Oil on PE, 80*65cm
회색의 기회주의자 같은 색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 같이 보입니다.

10. <의미 이전의 손>, 2025, Oil on PE, 60*60cm
붓이 가는 데로 멈추지 않고 한 획을 그어 의미를 담아봅니다.
11. < 휘발하는 행위>, 2023, OIl on PE, 60*50cm
작가들은 모든 감정을 화폭에 담을 수 있는 예술가들입니다.
12. <지운다 남긴 몸>, 2025, Oil on PE, 60*50cm
제목을 보기 전에 무심히 화폭에 담긴 색으로
느낌으로 비가 오는 날 질퍽함과 동시에 작은 이야기가 남아있는 것 같은 느낌으로 보았는데...
<지우다 남긴 몸>이란 제목을 보고 작품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나 그냥 보았습니다.

13. <네니오_01>, 2023, Oil on PE, 60*50cm
14. <네니오_02>, 2023, Oil on PE, 60*50cm
15. <네니오_03>, 2023, Oil on PE, 60*50cm
<네니오>란 단어의 뜻을 몰라 그 자리에서 찾아보니 매우 이해하기 힘든 뜻이 담겨 있었지요.
*원래 아레쉬카갈의 추종자들은 자아 없이 아레쉬카갈에게 조종 받는 꼭두각시에 불과하지만,
이 과정에서 무언가 오류가 생기고 자신의 인생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해 이탈한 존재가 네니오였다. [발체: 나무위키]
그렇다면 <네니오>라는 제목은 자아를 찾아가는 존재로 자신이 누구인가를 찾아가는 과정 속의 혼돈을 경험하는 작품이라고 이해했습니다.

16. <과정>, 2025, Oil on Canvas, 60*50cm
작가는 모든 작품에서 완성이란 단어보다 과정이라고 하는,
자신의 삶을 이어주는 작품의 완성과 삶의 완성을 향해 진행 중이라는
순간들을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찌 보면 완성된 작품이라고 해도 그 또한 진행하기 위한 한 과정 중에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으로 작가의 작품 중 제일 편하게 감상 할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환희의 순간으로 나아가는 과정의 한 순간!

17. <과정>, 2025, Oil on Canvas, 117*91cm
화폭은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에게는 삶의 시간이고 자신을 쏟아 붓는 시간입니다.
어찌 보면 한 작품의 완성이 다시 처음이 시작되는 시간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시작과 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생의 한 순환 속에 있는 것이라는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18. <제목이 없는>, 2021, Oil on Canvas, 50*40cm
네모난 화폭에 사선을 그어 작은 삼각형의 공간을 만들고
19. <제목이 없는>, 2021, Oil on Canvas, 50*40cm
작은 정사각형의 나열은 빗살처럼 야광색으로 일정한 패턴을 만들며 서 있다.

20. <과정>, 2025, Oil on Canvas, 41*32cm
어두워지려나~
21. <과정>, 2025, Oil on Reflective Fabric, 41*32cm
밤하늘이 내려 앉고~
22. <과정>, 2025, Oil on PE, 41*32cm
밤이 되었다.

23. <과정>, 2025, Oil on Canvas, 162*130cm
잠시 손끝의 느낌으로 붓이 살며시 가는 데로 다듬어 간 흔적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무채색이 주는 느낌은 무덤덤 합니다. 작가의 작품들이 <과정>이라는 제목 속에 과정이 있습니다.
얼마나 고뇌하고 얼마나 많은 시간 속에 붓을 들며 느낌을 주고 받았을까요?

24. <과정> , 2025, Oil on Cancas, 60*50cm
작품들을 보면서 같은 날들 속에서 다르게 느낀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무엇을 추구할 것인가!
무엇으로 존재할 것인가!
25. <과정>, 2025, Oil on Canvas, 80*65cm
다른 듯, 같은 느낌의 작품

26. <과정>, 2025, Oil on PE, 240*360cm
매일 반복되지만 그러면서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일상 속에서 끝없이 다가오는 과정이
마치 돌을 굴려 산으로 올리고 그 돌은 다시 굴러 떨어지고
다시 올리는 일을 끝없이 반복해야 하는 시지프스처럼
작가의 고뇌 또한 끝없이 다가왔을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모두 그렇듯이...

27. <별헤는 밤>, 2025, Oil on PE, 170*230cm
언제 별을 세어보았는지 생각도 나지 않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별을 보려 집 밖을 나섰지만 별은 보이지 않고 아파트 불 빛만 휘황찬란합니다.
저 불 빛이 별이 될 수 없음을 압니다.
밤하늘의 별은 어릴 적 추억을 불러 오지만
아파트 옥상의 불 빛은 현실을 생각하게 합니다.

28. <과정>, 2025. Oil on PE. 170*230cm
이젠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뭐지? 하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단지 작가가 이 작품에 접했을 때의 시간들을 생각합니다.
오늘도 침묵의 과정 속에서 자신의 시간을
나눔의 시간으로 만들어 갔음을 느껴봅니다.

29. <과정>, 2025, Oil on Canvas, 230*170cm
추상화는 색의 느낌으로
화폭에 담겨 있는 색으로 내가 보는 데로 느낍니다.
진하고 환한 코발트 색이 주변의 색과 동떨어진 것 같기도 하지만
묘하게 전체를 이끌어 가는 분위기에 빠졌습니다.
30. <과정>, 2024, Oil on Canvas, 100*160cm
진행 중인 <과정>의 작은 작품에 모든 색이 들어 있습니다.
도드라진 색과 숨어 있는 색의 조화는 또 어떤 색으로도 바꾸어질 수 있습니다.

31. <유화>, 2025,Oil on Canvas,200*60cm
이 작품이 제일 좋았습니다.
작가는 물감의 튜브를 그리셨다는 데 저는 모자를 쓴 여인으로 보였습니다.
그것도 아주 아름다운 여인일 거라는 상상을 하며 튜브를 바라보았습니다.
32. <팔렛트> 2014, Oil on Canvas, 60*90cm
유화든, 수채화든 그림을 그리기 위해선 팔렛트가 필요합니다.
팔렛트에 물감을 짜 놓고는 원하는 색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물감들을 섞는 행위를 합니다.
그 행위는 사람들 사이에서 각자 갖고 있는 색깔들 속에 내가 원하는 색깔들을 섞는 행위와도 같습니다.
어쩌면 이 세상이 팔렛트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3-38 , 2019, Oil on Canvas, 50*40cm
작품 속에는 영어와 숫자가 쓰여 있습니다.
매일 접하는 물감의 튜브에 각자의 숫자로 된 번호와 색의 이름이
영어로 쓰여 있음을 진작 알았을 것이고
튜브의 한 부분을 작품으로 승화시켰습니다.
예술가들의 예리한 관찰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도 있답니다.

39. <유화>, 2017, Oil on Canvas, 80*30cm
물감을 담고 있는 튜브가 스스로 작품이 되었습니다.
언제나 내어주기만 했던 튜브에서 짜고 또 짜며 그림을 그립니다.
나중엔 연필의 몸통을 튜브의 몸통에 감아 밀어 내어 한 알갱이의 물감도 남기게 하지 않으려고
나중엔 입구에 조금 남아 있는 물감도 붓 끝으로 파내는 과정을 끝으로 튜브는 생을 마감합니다.
그때서야 튜브는 가벼운 몸으로 확 구겨진 상태로 버려집니다.
작품 속의 튜브는 아마도 물감이 얼마 남지 않아 작가의 손에 비틀어 짜낸 모습으로 보입니다.
이 튜브는 이 작품을 끝으로 끝났지만
다른 튜브로 인해 다시 처음으로 시작되는 선에 있을 것입니다.
<끝을 삼켜 처음이 되는 자리 > 류재성의 작품 세계로 초대합니다.
공주문화예술촌 입주 작가 9기 유재성 의 ' 끝을 삼켜 처음이 되는 자리' 작품 세계로
○ 주소: 충청남도 공주시 봉황로 134
○ 운영: 10:00~18:00 (월요일은 휴관)
○ 시기: 2025년 8월26일 화요일~ 9월7일
○ 전화: 070-4415-9123
○ 주차장: 협소(유료. 공용 주차장 주차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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