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풀꽃문학관 신관을 7월 29일 개관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건물을 짓고 있는 것은 봤는데 벌써 개관했다니 반가운 마음에 오늘 방문해 보기로 했습니다.
풀꽃 문학관이 어떤 모습으로 꾸며져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 신관, 구관
나태주 문학관 신관과 기존의 문학관 모습입니다.
신관은 멀리서도 보이는 커다란 2층 건물입니다.
위풍당당한 현대적 건물로 재탄생했습니다.
바로 옆으로 기존의 문학관의 모습이 보입니다.
정원이 있는 아담한 1층 기와집입니다.
'시인의 집'으로 다시 새 단장을 한다고 합니다.
이 공간은 아담한 본채와 주위의 꽃과 잔디를 보는 것 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신관과 분리된 게 아니라 바로 옆에 있고 샛길이 나 있어서 출입이 가능합니다.

▲ 개관식 안내
나태주 문학관 신관 준공 및 개관식 안내 장식이 아직도 기념관 입구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개관식을 몰랐기에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1, 2부에 나누어서 행사를 진행했네요.

▲ 책들

▲ 연보
기념관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커다란 책꽂이가 있고 거기에는 시인의 출판된 책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책을 참 많이 쓰셨습니다.
오른쪽으로 돌면 나태주 시인 연보를 꾸며 놔서 시인의 일생을 엿볼 수 있습니다.
1945년에 서천에서 태어나서 어디에서 교직 생활을 하고, 언제 글이 빛을 보였는지 등등 사진과 함께 연보를 따라가 보면
25년 나태주풀꽃문학관 신축 개관한 소식까지 오게 됩니다.


▲ 시
나태주 시인의 시들도 액자에 담아 장식되어 있습니다.
그중 하나 '대숲 아래서'를 옮겨 봅니다.
대숲 아래서
바람은 구름을 몰고
구름은 생각을 몰고
다시 생각은 대숲을 몰고
대숲 아래 내 마음은 낙엽을 몬다.
밤새도록 댓잎에 별빛 어리듯
그슬린 등피에는 네 얼굴이 어리고
밤 깊어 대숲에는 후둑이다 가는 밤 소나기 소리.
그리고도 간간이 사운대다 가는 밤바람 소리.
어제는 보고 싶다 편지 쓰고
어젯밤 꿈엔 너를 만나 쓰러져 울었다.
자고 나니 눈두덩엔 메마른 눈물 자죽.
문을 여니 산골엔 실비단 안개.
모두가 내 것 만은 아닌 가을.
해 지는 서녘 구름만이 내 차지다.
동구 밖에 떠드는 애들의
소리만이 내 차지다.
또한 동구 밖에서부터 피어오르는
밤안개만이 내 차지다.
하기는 모두가 내 것만은 아닌 것도 아닌
이 가을.
저녁밥 일찍이 먹고
우물가에 산보 나온
달님만이 내 차지다.
물에 빠져 머리칼 헹구는
달님만이 내 차지다.
이천이십오년, 나태주 풀꽃문학관 개관을 앞두고
나태주 씁니다.
풀꽃문학관 개관을 앞두고 직접 쓰신 시네요.
어쩌면 시가 이리 감각적일까요?
모두가 내것만이 아닌 세상이지만
항상 우리 곁에 있는 자연은 모두 내 차지가 될 수 있다는
시인의 시가 가슴 뭉클하게 다가옵니다.

▲ 스튜디오
작은 스튜디오도 있습니다.
영상이 흐르고 그 위에 시인의 시가 자막으로 나옵니다.
눈으로 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 특별한 시집

▲ 번역 시집
▲ 음반 및 시 낭송 테이프
전시관 안쪽으로는 여러가지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여러 종류의 감각을 활용한 특별한 시집도 있고, 외국어로 번역된 시인의 번역 시집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지금은 음원을 어디에서든 다운받을 수 있지만 예전에는 참 귀했을 음반과 시 낭송 테이프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 시가 있는 도자기
2024년 5월 공주문화원 전시실에서 계룡산 도예촌의 이소도예 임성호 작가 부부와 작업한 작품입니다.
그릇 제작은 임성호 작가가 하고 글씨와 그림은 나태주가 맡았는데 배경으로 그린 그림은 글씨를 쓰는 동안 떠오른 이미지를 표현한 것이고,
다시 그에 따라 떠오른 시의 문장을 적은 것이 시 작품 「서풍」 이라고 합니다.
도자기에 시를 새기니 더 한층 멋스러워집니다.


▲ 여러가지
그 외 여러가지가 전시되어 있는데 초등학교 교사 임명장도 있고, 문학상 수상한 상장, 연필로 그린 그림 등 개인사가 고스란히 담긴 전시품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연필 그림은 시인이 된 지 20년쯤 되었을 때, 시가 잘 써지지 않아 1995년부터 연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화가가 되고 싶은 게 꿈이었는데 그 꿈을 실현해 본 것입니다. 연필 그림은 작가에게 명상의 시간을 주었고 사물을 깊이 들여다보는 마음의 눈을 선물했습니다. 그 후 연필 그림을 그려 세 권의 시화집을 출간했습니다.

▲ 미술 전시
전시회장 뒤쪽으로는 그림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공주 원로 작가 3인전입니다.
김배히님, 임동식님, 신현국님이 주인공입니다.
각자 개성 있는 그림으로 발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 풍금
미술전시회장 끝에는 풍금이 하나 놓여 있었습니다.
구관 시인의 집에서도 풍금이 있었는데 여기도 풍금이 있습니다.
그 풍금이 여기로 온 걸까요?
풍금은 그 자리에 있는 것 만으로도 추억이 소환되고 따뜻함을 주는 것 같습니다.

▲ 책 읽는 공간
바깥 전시회장 반대편 공간은 책 읽는 공간이 있습니다.
책꽂이에는 박노해 작가의 책들과 정채봉 작가의 책이 꽂혀 있었습니다.
자유롭게 뽑아서 볼 수 있고 커다란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서 편하게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 마음 쓰기
어떤 방은 대형 스크린에 계단식 좌석이 있어서 무언가 교육을 받을 때 필요한 공간도 있었습니다.
창가쪽으로는 테블릿 PC로 마음길 단어 퍼즐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3층 룸으로 들어가니 가운데에는 대형 테이블이 있고 벽에는 누군가 자기 마음의 소리를 글로 적은 색색의 종이가 걸려 있었습니다.
질문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무엇이 가장 힘든가요?
지금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은?
당신의 마음 속 별은?
무엇이 당신에게 행복을 주나요?
당신의 삶에서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여행 가고 싶은 곳과 그 이유는?
이런 질문들입니다.
가끔 이런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해서 솔직하게 표현하면 마음 건강에도 좋고 마음이 더 단단해 질 것 같습니다.

▲ 하늘 공원
마음 쓰기를 하고 밖을 보니 옥상 정원이 있었습니다. 이름이 하늘 공원입니다.
아직도 꾸미고 있는 중으로 꽃나무 푯말이 꽤 많았습니다.
조금 더 가꾸고 시간이 지나면 다양한 종류의 꽃을 볼 수 있겠습니다.
하늘 정원의 나무들이 잘 자라는지 보러 가끔 들러야겠습니다.
새로 이사한 나태주 풀꽃문학관은 작가의 인생과 작품과 책들이 체계적으로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구관인 시인의 집에서는 눈으로만 보고 나왔는데, 여기 신관은 체험 공간도 있고 책을 보면서 쉴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나태주 문학이 궁금한 사람이면 누구나 들러서 둘러보고 쉬다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에 한번 가보실래요?
나태주 풀꽃문학관
○ 주소: 충남 공주 반죽동 334-6
○ 휴관: 매주 월요일, 설날, 추석
* 취재일: 25.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