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꺾이나 싶더니 다시 무더위가 찾아왔습니다.
나무에서는 쉴 새 없이 매미들이 짝을 찾아 울어 대고 아스팔트의 지열은 뜨겁기만 합니다.
그렇다고 집에만 있으면 짜증 지수만 올라갈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취재를 위해 어딘가로 달려갑니다.
8월은 광복절이 있는 달로 여러가지 행사를 합니다.
올해로 광복 80주년을 맞아 충남 역사 박물관에서는 '충남 독립운동가 사진전'을 한다고 해서 그곳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 주차장과 나무들
건물 뒤편에 주차장이 있어서 거기에 주차를 했습니다.
12시 안되어서 도착했는데 주차장이 한산했습니다.
봄 날 화려했던 벚꽃 동산은 지금은 초록 잎들로 덮여 있습니다.
초록 잎들도 강한 햇볕에 축 늘어져 건조한 모습입니다.
전시동 앞마당의 금송 나무도 더위에 지친 듯 파란 하늘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 기획 전시실
전시동 안으로 들어서면 로비가 있습니다.
로비는 도서관처럼 꾸며져 있어서 테이블에서 책을 볼 수도 있고 소파에 앉아 쉴 수도 있습니다.
로비 오른쪽으로 기획 전시실이 있는데 거기서 지금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 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 전시를 열며
전시관을 들어서면 제일 먼저 이 전시를 왜 기획했는지에 대한 의의를 밝혔고, '충남의 독립 운동'에 대하여
그리고 '충남의 독립운동가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한 다음에 사진 전시가 시작됩니다.
그럼 어떤 이야기가 적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전시를 열며
2025년은 우리나라가 일제의 억압에서 벗어나 광복을 맞은 지 80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이를 기념하여, 충남역사박물관은 충남 지역 독립운동가의 모습을 담은 특별한 사진전을 마련했습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그동안 진행된 '충남 숨은 독립운동가 찾기 운동'을 통해 약 2,500여 명의 독립운동가를 새롭게 발굴했습니다.
독립운동을 하던 시기에는 사진을 남기기 어려웠고, 신분이 드러날 경우 생명의 위협까지 받을 수 있었기에 사진 자료는 매우 드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립운동가의 사진이 일부 남아 있으며, 감시 대상 인물 카드, 수형인 명부 등 일제 강점기 자료 속에서 어렵게 찾아낸
사진들을 통해 당시의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충남 독립운동가 한 분 한 분의 얼굴을 마주하며, 우리가 지켜낸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금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뜻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오늘에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 충남의 독립운동
충청남도 사람들은 어느 곳보다 치열하게 독립운동을 벌였습니다. 조선시대부터 의리를 중요하게 여긴 충청남도의 선비 정신은
임진왜란의 의병에서 항일 의병과 독립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충남의 독립운동은 민종식이 일으킨 홍주의병과
최익현의 항일 의병을 시작으로 독립의군부와 광복회 등 독립운동 단체에도 적극 참여하여 일본에 맞서 싸웠습니다.
1919년 3.1운동에도 충청남도는 전국적인 만세운동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3월 3일 예산에서 시작하여 도내 여러 시, 군이 힘을 모아 만세운동을 펼쳤고,
모두 339차례가 넘는 만세운동이 일어났습니다. 그중에서도 이화 학당 학생 유관순이 주도한 천안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은 전국적으로 유명합니다.
충남의 독립운동가들은 해외로도 망명하여 나라를 되찾기 위해 끝까지 싸웠습니다.
김좌진 장군은 만주에서 무장 투쟁을 이끌었고, 이동녕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무령으로 활동했습니다. 윤봉길 의사는 상하이에서 폭탄 의거를
일으켜 세계에 독립 의지를 알렸습니다. 이 외에도 이름조차 전해지지 않는 수많은 충청남도 출신의 독립운동가들이 나라를 되찾기 위해 평생을 바쳤습니다.
● 충남의 독립운동가 사진
충남의 독립운동가들은 나라를 되찾기 위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했습니다.
의병 활동, 만세 운동, 무장 투쟁, 임시정부 활동 등 여러 분야에서 큰 역할을 했습니다.
독립운동에 큰 획을 그은 인물부터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많은 사람들의 공헌이 있었습니다.
사진들은 나라를 되찾기 위해 노력한 독립운동가의 남겨진 모습입니다.
우리가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독립운동가들이 충남에 많이 있다는 걸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독립 운동을 했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 궁금해 집니다.
전시된 사진은 지면을 많이 차지하는 관계로 두 장씩 묶어서 설명을 하겠습니다.

▲ 지산 김복한 선생 ▲ 면암 최익현 선생 압송사진
● 지산 김복한 선생
김복한(1860~1924)은 충청남도 홍주 출생으로 조선 말기에 여러 관직을 역임한 관료이자 의병장이다.
1894년 일본군의 경복궁 점령 이후 관직에서 물러나 낙향하여 항일 의병을 일으켜 홍주 의병장으로 활동하였고,
파리강화회의에독립청원서를 발송하기도 하였다.
● 면암 최익현 선생 압송사진
최익현(1833~1906)은 조선 말기의 유학자이자 의병장이다. 1905년 을사늑약에 반대하는 상소문을 올렸으며,
74세 고령의 나이에 의병을 일으켰으나 일본군에 의해 서울로 압송 된 뒤 대마도로 유배 되었다.
사진은 서울로 압송 되는 당시의 면암 최익현 선생의 모습이다.

▲ 금산군수 시절의 홍범식 사진 ▲ 일완 홍범식 선생
● 금산군수 시절의 홍범식 사진
1909년 금산 군수로 재임하던 당시에 관아에서 관원들과 함께 촬영한 사진으로, 맨 앞줄 가운데 흰 옷을 입은 인물이 홍범식이다.
● 일완 홍범식 선생
홍범식(1871~1910)의 본관은 풍산으로 정조의 어머니의 혜경궁 홍씨의 가문에서 태어났다.
조선 말기 관직을 지내며 충청남도 금산 군수로 재임 중, 1910년 한일 강제 병합 소식을 듣고 자결하였다.

▲ 이상재 선생 가족사진 ▲ 월남 이상재 선생
● 이상재 선생 가족사진
이상재 선생의 가족사진이다. 맨 앞줄의 가운데 앉은 인물이 이상재 선생이다.
● 월남 이상재 선생
이상재(1850~1927)는 충청남도 서천 출생으로 1922년 이승훈, 송진우 등과 함께 조선민립대학기성회를 결성하여 민립대학설립운동에 앞장섰다.
1927년에는 신간회 회장에 취임하여 민족 지도자고 활동하였다.

▲ 사애리시 선교사 사진 ▲ 우리암 선교사 사진
● 사애리시 선교사 사진
사애리시(Alice H. Sharp, 1871~1972)는 미국 출생으로 1900년에 한국에 선교사로 파견되어 영명학교에서 유관순을 가르쳤으며,
이후 유관순을 이화학당으로 편입 시킨 인물이다.
38년 간의 선교사 생활 동안 공주를 중심으로 충남 지역의 선교 활동과 교육에 헌신하였다.
● 우리암 선교사 사진
우리암(Frank E. C. Williams, 1883-1962)은 미국 출생으로 1906년 미국 북감리회 선교사로 한국에 파견되어 충남 공주에 영명학교를 설립한 초대 교장이다.
영명학교 교장으로 1906년부터 1940년까지 교육에 헌신을 다하였으나 일제의 탄압이 심해지면서 1940년 강제 출국 조치를 당하였다.

▲ 만해 한용운 선생 ▲ 유관순 열사
● 만해 한용운 선생
한용운(1879~1944)은 충청남도 홍성 출신이다. 민족 대표 33인 중 한 명으로 독립선언서낭독과 만세 운동에 가담하였다가 체포되어
서대문 형무소에 투옥되었다. 1926년 시집 『님의 침묵』을 발표하여 저항 문학에 앞장섰고, 불교 운동과 항일 투쟁에 힘썼다.
● 유관순 열사
유관순(1902~1920)은 충청남도 천안 출생으로 아우내 3.1 만세 운동을 주도한 독립 운동가이다.
당시 만세 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징역 3년을 언도 받고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되었다.
사진은 유관순의 서대문 감옥 투옥 당시의 수형자 기록표 사진이다.

▲ 매헌 윤봉길 의사 ▲ 백야 김좌진 장군
● 매헌 윤봉길 의사
윤봉길(1908~1932)은 충청남도 예산 출생으로 농민 계몽에 힘쓰며 독립 운동가로 활동하였다.
독립 운동을 위해 중국으로 망명하여 1932년 4월 29일 일왕의 생일날 행사장에 폭탄을 던져 홍커우공원 의거를 결행하였다.
● 백야 김좌진 장군
김좌진(1889~1929)은 충청남도 홍성 출생으로 만주 지역에서 무장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독립운동가이다.
독립운동 기지를 만들기 위해 군자금을 모으고 광복단으로 활동하였으며, 1919년에는 독립군의 총사령관이 되어
1920년 청산리 대첩에서 승리를 이끌었다.

▲ 이은숙 선생 ▲ 우당 이회영 선생
● 이은숙 선생
이은숙(1889~1979)은 충청남도 공주 출생으로 이회영의 아내이자 여성독립운동가이다.
1966년에 작성한 회고록 『서간도 시종기』에는 서간도 이주 생활과 신흥무관 학교 설립과 같은 당시의 독립운동 활동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 우당 이회영 선생
이회영(1867~1932)은 이항복의 10대손으로 집안의 여섯 형제와 일가족 전체가 전재산을 팔아 만주로 망명하여 항일 독립운동을 지원하였다.
1919년 상해 임시정부 수립에 참여하였으며, 임시 의정원으로 선출되어 활동하였다.

▲ 이동녕 선생 사진 ▲ 석오 이동녕 선생
● 이동녕 선생 사진
1933년 중국 저장성 자싱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가운데는 이동녕 선생, 왼쪽은 김구 선생, 오른쪽은 엄항섭 선생이다.
● 석오 이동녕 선생
이동녕(1869~1940)은 충청남도 천안 출생으로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로 활동하였다.
국권 회복 운동을 위해 만주로 건너가 신흥 무관 학교와 같은 독립군 기지를 개척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을 역임하였다.

▲ 해관 이관직 선생과 가족사진
● 해관 이관직 선생
이관직(1883~1972)은 충청남도 공주 출생으로 신민회의 일원으로서 구국 계몽 운동에 힘썼다.
간도 지방에서 신흥강습소를 설립하여 무관을 양성하기도 했으며, 1919년 3.1운동에 배재학당의 학생 동원 책임자로 활동 중 붙잡혀 투옥하였다.
● 해관 이관직 선생 가족사진
이관직 선생의 가족사진이다. 둘째 아들 내외 및 손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맨 앞줄의 오른쪽 두 번째 인물이 이관직 선생이다.
▲ 문양목 선생 가족 사진 ▲ 우운 문양목 선생
● 문양목 선생 가족 사진
1917년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촬영한 문양목 선생의 가족 사진이다.
● 우운 문양목 선생
문양목(1869~1940)은 충청남도 서산 출생으로 문익점의 18세손이다.
1905년 을사조약 체결 후 국권회복 운동을 위해 미국 하와이로 망명하여 대동보국회를 결성하였다.
이후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며 미국 내 독립운동을 지원하였다.

▲ 김상옥 관계 동지들 ▲ 송촌 한훈 선생
● 김상옥 관계 동지들
1948년에 촬영한 사진으로 김상옥과 함께 활동했던 한훈, 명세재, 윤익중, 김동순, 신화수, 서대순 등이 함께 찍은 사진이다
맨 앞줄의 오른쪽 인물이 한훈 선생이다.
● 송촌 한훈 선생
한훈(1890~1950)은 충청남도 청양 출생으로 독립의군부, 광복단 등으로 활동한 독립운동가이다.
1906년 홍주의병에 가담하여 부여, 노성, 연산, 공주 등지에서 활동했으며, 1913년에는 김상옥 등과 함께 비밀항일결사 광복단을 조직하였다.
이상으로 특별관에 전시 된 독립운동가들의 사진을 모두 살펴봤습니다.
충청남도에 유명한 독립운동가들이 이렇게 많았다니 놀랍습니다.
우리는 1910년 강제 한일 병합 소식을 듣고 자결한 일완 홍범식 선생과 짧은 생을 독립운동에 불사르다 간 유관순 열사와
전재산을 팔아 만주로 망명하여 항일 독립운동을 지원한 우당 이회영 선생과 비밀항일결사 광복단을 조직한 송촌 한훈 선생의 이름과
이름 없이 독립운동을 한 수많은 사람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 일제 주요 감시대상
● 일제 주요 감시 대상 카드 속 충남의 독립운동가
일제 주요 감시 대상 인물 카드는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의 감시 대상이었던 4,858명에 대한 인물 신상 카드로 총 6,264건이 남아 있습니다.
이 카드는 일제 경찰에서 제작한 것으로 카드에는 당시 촬영된 사진과 함께 출생일, 출생지, 주소지, 신장 등의 기본 신상 정보와 함께 각종 활동 기록
그리고 검거 기록 등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카드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는 한용운, 유관순 등 일제에 항거한 충남의 독립운동가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시 대상자가 저렇게 많습니다. 그만큼 나라를 위해 애쓰는 독립운동가가 많았던 것입니다.
안타까움과 뿌듯한 감정이 동시에 밀려 듭니다.

▲ AI로 되살아난 독립의 영웅들
전시실 한 켠에는 AI로 독립 영웅들을 다시 볼 수 있는 코너가 있습니다.
아래에 있는 사진들 중 하나를 선택하면 그분의 업적과 모습이 비춰집니다.
모습은 AI로 재탄생 되어 그때 그 얼굴에 깨끗한 옷을 입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재현합니다.
저는 유관순 열사와 김좌진 장군, 윤봉길 의사를 재현해 봤습니다.
재현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는 않고 정말 유명한 사람 몇 분이 있습니다.
요즘은 정말 과학의 발전 속도가 상상 이상으로 빠르고 그 수준 또한 참 높다는 것을 자주 느낍니다.

▲ 전시를 마치며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 한용운 선생님의 『나의 꿈』 시의 내용 중 한 구절입니다.
그들이 품었던 '독립'이라는 바람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가슴속에도 기억될 것입니다.
전시장을 나서는 발걸음에 그들이 품었던 바람을 따라, 또 다른 맑은 바람이 피어나길 바랍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나라를 빼았겼던 그때를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독립 운동가들의 정신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요즘 세상이 참 어지럽습니다.
지금 우리들은 그들과는 다른 바람이 있습니다.
그들의 바람이 독립이었다면 우리들의 바람은 평화로운 세상일 것입니다.
이 맑은 바람이 앞으로 잘 피어나길 바라봅니다.
충남 역사박물관
○ 주소: 충청남도 공주시 국고개길 24
○ 전화: 041-856-8608
○ 주차: 무료(영명중학교 앞 주차장)
○ 기획전시실 전시기간: 25.8.13(수)~8.31(일)
* 취재일: 25.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