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도시 공주에 다녀왔습니다. 공주시 웅진동에 위치한 공주한옥마을에서 출발해 국립공주박물관과 공주 고마나루를 코스로 도보 여행을 즐겼는데요. 무더운 여름 날씨였지만 방문하는 곳마다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여름날 공주한옥마을은 고즈넉한 기와지붕 아래 전통과 자연이 어우러진 쉼터와 같은 곳입니다. 관광지로서의 기능도 하지만, 공주한옥마을은 숙박형 한옥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1박 2일 정도 공주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한옥의 대청마루에 앉아 잠깐 더위를 식히고 길을 나섰습니다. 

공주한옥마을 맞은편에 아트센터고마가 있습니다. 아트센터고마는 전시와 공연, 문화 예술교육이 펼쳐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현대미술과 지역 문화 전시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2025년 7월 17일부터 8월 24일까지 동심의 세계로 초대하는 "BE CHILD, 아이처럼" 기획초대전이 개최된다고 하니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여행을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국립공주박물관은 백제 웅진시대의 중심 유적과 유물을 전시하는 역사 문화 공간입니다.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문화유산을 비롯해 충청남도의 선사시대와 고대 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야외전시장과 어린이 체험실, 그리고 충청권역 수장고는 방문객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국립공주박물관은 백제의 정신과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곳으로 무령왕의 금제 관식과 진묘수 등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기에 충분합니다. 흔히 박물관으로 떠나는 휴가를 '박캉스'라고 하는데요. 더위도 피하고 전시와 체험도 할 수 있으니 공주 여행에서 꼭 찾아봐야 할 1순위 명소라 할 수 있습니다.

공주시 웅진동의 마지막 코스는 공주 고마나루입니다. 고마나루는 공주의 옛 지명으로 한자로는 웅진(熊津)이라 표기합니다. ‘고마’는 곰의 옛말인데 백제 시대에는 곰을 신성한 존재로 여겼던 토템 신앙이 있었습니다. 이곳 고마나루에는 암곰과 나무꾼의 슬픈 사랑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고마나루의 곰사당을 향해 가는 길에는 명품 소나무 숲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사진 찍기 좋은 장소로 입소문이 나면서 안내와 빛내림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전국의 사진작가, 사진 동호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저도 몇 년 전 겨울에 안개가 자욱한 고마나루의 소나무 숲을 촬영한 적이 있는데 똥 손도 금속이 되게 하는 풍경을 자랑합니다.

공주 고마나루의 소나무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전설 속의 곰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작은 곰사당이 있습니다. 나무꾼과 함께 살던 암곰이 그가 떠나자 두 새끼를 안고 금강에 몸을 던졌다는 고마나루의 전설을 떠올리며 걷다 보니 어느새 곰사당에 도착했습니다.

▲ 고마나루의 돌 곰상을 모신 곰사당

곰사당 안으로 들어서면 돌 곰상을 모신 웅신단이 있습니다. 웅신단 내부에는 1972년 고마나루에서 출토된 백제 시대 유물인 돌 곰상의 복제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진품은 국립공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백제 시대의 토템 신앙을 보여주는 돌 곰상과 마주하니 잠들어 있던 곰이 금세 깨어나 '네 소원이 무엇이냐?'라고 물을 것 같습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가족의 건강과 국가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웅진단이 있는 전망대로 가는 길에는 곰을 스토리텔링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어미 곰이 아이 곰을 찾아 나서는 모습을 보니 애잔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소나무 숲길을 걷는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공주 고마나루에는 곳곳에 전설과 역사적인 이야기를 소개하는 푯말이 있습니다. 그 덕분에 자연 풍경을 감상하면서 역사적 사실을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숲길 끝자락에는 웅진단이 있습니다. 이곳은 백제부터 조선 시대까지 금강의 수신에게 제사를 올리던 국가 제사 공간이었다고 합니다. 웅진단 옆에는 고마나루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곳에 오르면 금강과 연미산, 백사장과 솔숲이 한눈에 펼쳐지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고마나루를 감싸 안은 금강은 백제의 도읍지였던 공주와 부여를 잇는 역사적 수로였습니다. 이 강을 통해 백제는 중국, 일본과 교류하며 해상무역의 중심지로 번성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의 금강은 역사와 생태를 복원하는 생명의 젖줄로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제가 고마나루를 찾았을 때는 정말 무더웠는데요. 사진을 촬영하러 온 젊은이들과 소나무 그늘에 앉아 쉬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여름 피서지로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은 방문을 피해야겠습니다.

공주 여행에서 한옥마을, 국립공주박물관, 고마나루를 코스로 여행하는 다른 방법으로 고마열차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공산성에서 출발해 고마나루까지 왕복하는 고마열차는 주말과 공휴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행하는데 공산성-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공주한옥마을-국립공주박물관-고마나루를 하나의 코스로 볼 수 있습니다. 

공주한옥마을

○ 위치: 충청남도 공주시 관광단지길 12

국립공주박물관

○ 위치: 충청남도 공주시 관광단지길 34 

○ 관람안내: 오전 9시 ~ 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관)

○ 관람료: 무료

공주 고마나루

○ 위치: 충청남도 공주시 웅진동

 *취재일: 2025년 7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