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에는 작은 미술관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작은 미술관들을 둘러보려고 합니다.
어떤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는지 기대가 됩니다.


▲ 대통길 미술관
처음 찾은 곳은 대통길 미술관입니다.
'꽃, 담아드리다展' 현수막이 주차장 옆에 붙어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전시 기간은 벌써 끝나 있었습니다.
주차를 하고 정문으로 돌아가니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오늘 휴관일도 아닌데...
다음 전시를 준비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아쉽게도 다음 목적지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 갤러리 마주안
다음으로 간 곳은 갤러리 마주안입니다.
대통길 미술관에서 걸어서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습니다.
갤러리 입구에 포스터가 있습니다.
'시간의 결; 감정의 틈'
전시 기간은 7.1~7.20일까지 입니다.
이번에는 기간에 맞춰서 왔네요.




▲ 갤러리 마주안 전시
한옥 집을 개조해서 갤러리를 만들었습니다.
작은 마당이 있고 기역자로 전시관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았습니다.
전시관을 둘러봤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관리하는 사람도 없고 구경하는 사람도 저 외엔 없었습니다.
저 혼자 그림을 보고 저 혼자 감상했습니다.
작품에 대한 설명도 없었습니다.

▲ 소품
들어가는 입구에 귀여운 소품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관리인이 없어서 구매도 할 수 없었습니다.
평일이라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일까요?
관리가 아쉬웠습니다.


▲ 이미정 갤러리
다음으로 찾은 곳은 이미정 갤러리 입니다.
길을 잘 몰라서 갤러리 마주안에서 빙 돌아서 갔지만 나중에 확인해보니
대통길 미술관에서 바로 가면 정말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박선옥의 '소요유-꿈꾸다'를 7월 7일까지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전시관은 2층에 있었습니다.


▲ 박선옥 전시
전시관에 들어가니 백호 그림이 있고 안내 팜플릿과 엽서도 호랑이 그림입니다.
바로 옆에 소요유에 대한 글이 있어 살펴보겠습니다.
● 소요유
'북쪽 바다에 물고기가 있으니 그 이름은 곤이다. 곤의 크기는 몇 천 리나 되는지 모른다.
그것이 변하여 새가 되니 그 이름은 붕새이다......'
장자(소요유) 첫머리에는 대붕이 등장한다. 이 붕새는 구만리 상공으로 솟구쳐 오른 뒤에 머나먼 남녘 바다고 비상한다.
붕새의 비상은 일체의 얽매임에서 벗어나 유토피아를 찾아가는 자유인의 상징처럼 보인다. 그러나 장자는 대붕도 절대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경지에 올랐다고 보지 않는다. 붕새도 바람에 의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자는 어떤 것에도 의존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자유를 추구한다.
이를 무대의 소요라고 한다. 무대의 소요는 일종의 정신 초월이다. 인간이 자연에 따르려면 사태를 자기중심적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일체 사물, 사건들의 본체인 도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장자는 이를 이도관지(以道觀之)라고 하였다.
장자 철학은 일체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우리에게 일깨워줄 뿐만 아니라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일체 생명체들이 서로의 생의를 살리면서 조화를 이루어 살아갈 수 있는 세계관으로 우리를 이끌어준다.
(세계사상의 고전 「장자1」에서 발췌)

▲ 벚꽃

▲ 백호
전시관을 둘러보니 벚꽃 그림과 백호 그림이 유독 많았습니다.
벚꽃 그림은 입체감이 있어서 실제 벚꽃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백호 그림에도 얼굴에 입체감을 주어서 정말 살아있는 호랑이의 모습을 마주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림 제목마다 소요유라는 제목이 따라 붙었습니다.
예를 들면 '소요유(逍遙遊): 백호 25-1' 이렇게 붙이는 식입니다.
백호 그림의 대부분이 그런 제목이었습니다.
작가는 소요유 정신을 그림에 모두 붙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위에서도 소요유에 대해 한번 살펴 보았는데 한번 더 살펴보겠습니다.
● 소요유(逍遙遊)- 꿈꾸다
어느 해 시간이 정지된 채로 멈추어 버릴까봐 두려웠던, 많이 힘든 일이 있었다. 그 어려움이 해결되는
시점(2019, 봄)에 마주했던 벚꽃은 평소 보아왔던 벚꽃과는 달리 새로운 희망으로 다가왔고, 나에게
벚꽃은 희망의 상징이 되었다. 나의 삶과 미술 작업의 근간은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는 절대 자유의 경지
즉, 대자연의 무궁한 품속에서 자유로이 노닒을(정신 초월, 해탈) 뜻하는 장자(莊子) 철학의 핵심 사유
개념인 '소유요(逍遙遊)' 정신이다. 정신은 육체와 달리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무한 자유로울 수 있다.
정신 초월은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준다. 나에게 그 대상은 이상향, 자연 풍경, 백호, 봉황, 해치,
벚꽃 그 무엇일 수 있다. 한국화의 기법과 혼합 재료를 이용해서 강조하는 부분에 반 릴리프(Relief)적
효과를 적용해서 작업을 하고 있다. 모두가 행복한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출처. 작가 팜플릿중)
소요유에 대해서 한번 더 살펴보니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장자의 정신으로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는 자유의 경지를 작가는 미술 작품에서도 구현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 해치
이번에는 그림 기법이 좀 다릅니다.
귀여운 백호 그림은 민화 그림과 비슷합니다.
봉황도 있고 백호도 있습니다. 좀 더 정겨운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그런데 봉황과 백호에도 소요유의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작가는 위에서도 말했듯이 모든 사물에 자유로움을 주고 싶었나 봅니다.
마지막으로 해태(해치) 작은 동상이 있었습니다.
너무 귀여운 모습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해태가 어떤 동물인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 해치(해태)
선악을 구별하고 정의를 지키는 전설 속의 동물로, '해태'라고도 불린다. 예로부터 해치는 화재와 재앙을 막는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져 궁궐 입구 등에 세워졌다.
몸 전체는 비늘로 덮여 있고, 머리에는 뿔이, 목에는 방울이 달려 있으며, 겨드랑이에는 날개를 닮은 깃털이 있는
전설 속의 동물이다. 예로부터 해치는 화재를 막는 물의 신수, 재앙을 막는 벽사(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침)의
상징이었고, 시비와 선악을 판단하는 신통한 짐승이었다.
중국 한나라 때 양부가 지은 《이물지》에 따르면 해치는 '동부 지방의 땅에 사는 짐승'으로 사람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사람이 싸우거나 사람의 정직하지 못함을 보면 이를 응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중국 문헌 《산해람》은 해치를 시시비비를 가려내는 영물로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조선 시대의 《동국세기》에 따르면 새해 초가 되면 동물 그림을 그려 집 안 구석구석에 붙여 액운을 쫓았는데,
호랑이 그림은 대문, 개는 광문, 닭은 중문, 해치는 부엌에 붙였다. 이는 해치가 부엌에서 발생하는 불을 막는 것은 물론
행운을 가져다주는 의미를 담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궁궐 앞에 세워져 있는 해치를 본 적이 있습니다.
다음에 해치를 본다면 머리에 뿔이 있는지 목에는 방울이 있는지 좀 더 자세히 살펴 볼 것 같습니다.

▲ 나태주 시
그림 관람을 다 마치고 사무실에 계시는 관장님과 잠깐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충청남도 도민 리포터라고 하니까 시원한 물과 간식을 나누어주셨습니다.
공주는 역사, 문화, 예술의 도시라는 것에 서로 공감하며, 근처에 많은 갤러리가 있다는 것도 알려주셨습니다.
나태주 시인도 여기 다녀가신 적이 있는데 관장님에게 시를 써주고 가셨다고 하면서 그 시를 보여주셨습니다.
거기
거기 그 자리에 네가 있어서
거기가 꽃이었고
거기가 밝음이었고
또 사랑이었다
너, 거기 오래 있어다오.
2021.8.19. 나태주
나태주 시인은 시를 참 쉽게, 참 이쁘게 쓰는 시인인 것 같습니다.
여기 이미정 갤러리만 와도 그림이 있고 문학이 살아있습니다.
공주에는 이렇게 작은 갤러리들이 많이 있습니다.
전시는 바뀌니까 자주 작은 갤러리에 들러야겠습니다.
대통길미술관
○ 주소: 충남 공주시 대통1길 50
○ 전화: 041-858-3990
갤러리마주안
○ 주소: 충남 공주시 대통1길 56-6
○ 전화: 0507-1337-7552
이미정갤러리
○ 주소: 충남 공주시 감영길12-1
○ 전화: 041-854-5345
○ 박선옥 소요유-꿈꾸다(25.7.1~7.7)
* 취재일: 25.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