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평일인데 시간이 나서 공주에 갔습니다.
공주문화예술촌 릴레이 전을 보기 위해서 입니다.
요즘처럼 너무 더워서 야외 활동을 하기 어려울 때는 실내에서 하는 전시회를 돌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오늘도 역시 무더운 여름 날씨입니다.
▲ 주차장
공주문화예술촌에 도착했지만 전용 주차장은 닫혀있어서 바로 뒤에 있는 제민천 근처 주차장에 주차를 했습니다.
주차를 하자마자 주차 요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옵니다.
얼마나 주차를 할 거냐고 해서 한 시간 정도 주차 예정이라고 했더니 주차 비가 500원이라고 하셨습니다.
500원이면 저렴합니다.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 공주문화예술촌
공주문화예술촌 건물입니다.
도롯가에 위치해 있었는데 1층 벽에 홍보물이 크게 붙어 있었습니다.
입주 작가 릴레이 전을 8명의 작가가 기간을 정해서 하고 있었습니다.
최수빈 작가가 시작인데 7월 1일부터 13일까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림자가 드리운 손끝에는 반달이 빛났다'가 부제로 붙어 있었습니다.

▲ 최수빈 개인전
전시실에 들어서자 오른쪽 벽에 붙어있는 안내 글입니다.
제목이 시의 제목 같습니다.
그림자가 드리운 손끝에는 반달이 빛났다
최수빈의 목탄화는 나의 내면을 수집하고 분석한 이전 작업의 연장선 상에 있다.
분출하거나 맴도는 움직임을 화면에 담을 때, 그의 회화는 경직된 캔버스 공간을
부드럽게 함과 동시에 섬세한 움직임을 화면에 실타래처럼 포착한다.
전체와 부분, 미시와 거시, 내부와 외부를 넘나드는 작업에서 뼈는 신경이 되고
흐름은 덩어리를 이루는 부피가 된다.
그렇게 봤을 때, <생성, 협곡에서 마주하다, 나이테>는 위-아래의 구도를
지상과 지하의 연결, 바꿔 말해 삶과 죽음의 순환 고리로 보여준다.
제목에 들어간 "생성"이라는 단어는, 최수빈의 회화에서 상반되는 것들이
충돌하고 침투하는 관계로 그려진다. 이는 종이 콜라주 작업에서 작가를 둘러싼
환경 안에서 기억과 관계를 되돌아본 것과 일맥상통한다.




▲ 1~4번
먼저 전시실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그런데 그림에 제목도 어떤 설명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안내하는 분에게 왜 제목이 없냐고 물으니 작가의 의도라고 했습니다.
제목을 붙이지 않기를 원했다고 합니다.
대신 안내 종이에 작품 배치도와 제목이 적혀 있었습니다.
제목이 없으니 그림을 집중해서 보게 하는 효과는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림을 집중해서 보고 안내문에 있는 제목을 찾아서 보고, 그렇게 그림을 감상했습니다.
저는 사진만 찍으면 나중에 구별이 어려워서 그림에 번호를 넣었습니다.
저 같은 초보 관객에게는 그림의 제목이 붙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1- 생성, 협곡에서 마주하다. 나이테
2- 기운
3- 채집
4- 사냥
1번 그림 '생성, 협곡에서 마주하다, 나이테'는 위-아래의 구도를 지상과 지하의 연결, 바꿔 말해 삶과 죽음의 순환 고리로 보여준다.
제목에 들어간 "생성"이라는 단어는, 최수빈의 회화에서 상반되는 것들이 충돌하고 침투하는 관계로 그려진다. -중략-
어둡게 칠해진 부분은 그만큼 시간 또한 쌓인 결과이며, 목탄 덩어리는 가루로 변해 간다. 바탕과 재료, 그리고 그리는 손과 팔의 움직임을
통해서 나에게도 날아오는 가루의 만남은 시각적 표현과 작업 과정을 이어준다. 한 형상을 이루었다가 심연처럼 어두운, 그러나 깊이감이 담기는
평면상의 흑색은 작가의 창작 과정에서 내밀 하고 깊숙한 신체 내부를 향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출처. 작품설명문 중)
대부분 종이에 목탄과 흑연으로 그린 그림입니다.
전시실을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오는 작품이 1번 작품입니다.
정면에 아주 크게 그려져 있습니다.
설명문을 봐도 좀 어렵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1번 그림이 이번 전시의 최수빈 작가의 그림을 대표하는 듯합니다.
삶과 죽음의 순환 고리를 목탄과 흑연을 통해 모든 그림에 투영이 된 게 아닌가 합니다.

▲ 8, 11번
8- 일부이자 전체
11-감각
11번 '감각'은 나무 패널에 종이, 목탄과 흑연, 동양화 물감, 오일 파스텔로 그린 그림입니다.
감각이라는 제목 답게 코와 입이 보입니다. 검은 색으로 표현한 혈관들도 보입니다.
여러 감각 기관들이 각자 무엇을 뿜어 내고 있는 걸까요?




▲ 13, 15, 16, 17번
13- 구멍
15-내가 이를 꽉 깨물었을 때
16- 밀려오는 것
17- 또 다른
13번 그림 '구멍'은 종이에 목탄으로 그린 그림인데 구멍에 빨려 들것 같은 강한 느낌을 줍니다.
16번 '밀려오는 것'은 뭐가 밀려 오는 걸까요?
저 그림을 보고 밀려오는 것을 상상해 봅니다. 저는 긴장이 되는 걸 보니 좋은 것은 아닌 어떤 것 인 것 같습니다.
그림은 보는 사람 개개인의 느낌에 따라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으니 감상은 각자의 몫이겠지요.



▲ 18~19번
18- 아프고 깊은 빛
19- 의식
18번 '아프고 깊은 빛'은 바닥에 설치된 작품입니다.
하얀 빛이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심장에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 무언가가 아픈가 봅니다.
그리고 주위의 검은 그림자 속에는 밝은 빛이 몇 가닥 있습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어떤 것을 표현하고 싶었을 까요?


▲ 계단, 포스터
전시를 다 보고 나서 화장실을 가기 위해 계단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계단이 너무 예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전시 작가들 이름이 다 새겨져 있고, 작가 별로 이름과 전시 기간이 적혀 있었습니다.
알록달록 새겨 넣으니 이 또한 작품이 되는 것 같습니다.
또 현재 하고 있는 작가 포스터와 다음 차례 작가와 포스터가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이 계단을 들르길 잘했습니다.
아니면 이 멋진 포스터를 놓칠 뻔 했으니까요.
최수빈의 '그림자가 드리운 손끝에는 반달이 빛났다' 전시 관심 있으면 서두르세요.
이번 주 13일 일요일 까지 입니다.
공주문화예술촌(최수빈 개인전)
○ 주소: 충청남도 공주시 봉황로 134
○ 전화: 070-4415-9132
○ 기간: 25. 7. 1(화)~7. 13(일)
○ 시간: 10:00~18:00(월요일 휴관)
○ 요금: 무료
* 취재일: 25. 7.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