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계룡산 갑사 입구, 프로그램 안내 현수막
문화유산을 활용한 사업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문화유산으로 이끌어서 한번 더 방문하게 합니다.
필자가 이번 문화유산 활용사업에 참여한 곳은 국가문화유산 부자인 공주시 계룡산 갑사입니다.
갑사 입구에는 '갑사 문화유산 해설 갑사 보물투어'를 안내하는 현수막도 있고 '계룡산 갑사에서 배우는 슬기로운 지구생활' 현수막도 걸려 있습니다.
갑사 입구의 주차장에는 갑사를 통해 등산하는 분들은 그곳에 차를 세우고, 갑사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예약하고 참여하는 분들은 이 주차장을 지나 갑사 부도군 부근까지 더 가깝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 계룡산 갑사 입구, 부도군
갑사 부근에 가까이 가면 먼저 만나는 것은 갑사 부도군입니다.
이곳에는 18기의 부도가 있는데 조선시대 승탑의 형태인 석종형 부도 형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 계룡산 갑사 입구, 부도
부도군 옆에는 성인의 키를 훌쩍 넘는 높이의 갑사 사적비도 있습니다.
갑사를 세우는 과정과 그 이후의 역사를 기록했는데, 갑사는 정유재란(1597)과 병자호란(1636)을 겪으면서 불에 타 훼손됐다가 효종 5년(1654)에 충청도 관찰사 강백년이 본래의 모습으로 복구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갑사는 계룡산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는데 조선시대 전란에 불에 탔다니 이곳 승병들이 외적을 막기 위해 전투에 활발하게 참여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 계룡산 갑사 입구, 갑사사적비
실제로 갑사는 임진왜란 때 최초로 승병을 일으킨 곳 중의 하나로 영규대사가 승병을 이끌고 전투에 참가했고, 갑사 표충원에 영규대사, 서산대사, 사명대사 영정을 모시고 있습니다.

▲ 계룡산 갑사 범종루
범종루를 지나 대웅전 앞으로 갑니다.
대웅전 지붕 상단 중앙에 청색 수키와가 세 개 보이는데, 갑사는 왕이 다녀간 사찰이면서 왕의 별궁 역할도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 계룡산 갑사 대웅전
대웅전은 원래 지금의 대적전 자리에 있었는데 정유재란 때 소실되어 선조 37년(1604)에 갑사를 다시 지을 때 이 자리에 대웅전을 세운 것이라고 합니다.
병자호란을 지나면서 또 훼손된 것을 효종 5년(1654)에 보수하고 고종 12년(1875)과 22년(1885)에 24칸으로 증축했지만 현재는 15칸만 남았다고 합니다.
대웅전 현판의 글씨가 매우 힘차게 보이는데 이곳은 한석봉체라고 합니다.
현판에는 연도가 '강희8년 기유6월'이라고 표기했는데 이는 현종 10년(1669)입니다.

▲ 계룡산 갑사 대웅전 현판
대웅전에는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과 사보살입상을 모시고 있습니다.
갑사에서 큰 행사가 있을 때 대웅전 앞에 대형 삼신불괘불탱(길이 12.47m, 폭 9.48m)을 건다고 하는데 이 괘불탱은 국보로 지정된 국가문화유산입니다.
평소에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중요한 사찰 행사가 있을 때 대웅전 앞에 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 계룡산 갑사 대웅전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
대웅전 앞에도 갑사에서 진행하는 문화유산 활용 사업을 알리는 간판이 보입니다.
사찰 입구에서 본 현수막 외에도 '천강에 달이 떠오르다', '여의보주 만들기' 등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여러가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갑사에서 시민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정말 다양합니다.

▲ 계룡산 갑사 대웅전 앞에 문화재 활용 프로그램을 알리는 내용이 다양하다.

▲ 계룡산 갑사와 템플스테이 사찰 안내

▲ 갑사 대웅전 앞마당 건너편에 있는 강당
대웅전과 마주보는 건너편에 있는 건물은 갑사의 강당이라고 합니다.
마당에서 볼 때 별다른 현판은 보이지 않지만 건물 뒷면으로 가면 '계룡갑사' 현판이 보입니다.
대웅전으로 향하는 입구라고 볼 수 있는데, 강당 안에는 윤장대도 있습니다.

▲ 갑사 대웅전과 마주보는 곳의 강당 내부

▲ 갑사 대웅전과 마주보는 강당 내부의 윤장대

▲ 갑사 대웅전과 마주보는 강당의 앞면. 양옆의 계단으로 대웅전 앞뜰로 갈 수 있다.
갑사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관음전 앞에서 프로그램 접수를 하고 참여하면 됩니다.
보물투어에 참가한 시민들은 '갑사와 함께하는 전통산사 국가유산 활용사업' 부스에서 사전 예약 명단을 확인하고 불교문화해설사의 안내로 함께 갑사보물투어를 시작합니다.

▲ 계룡산 갑사 관음전 앞마당에서 보물체험 신청

▲ 계룡초등학교 전신인 계룡공립보통학교 개교터였던 갑사 진해당
진해당 앞의 마루에 앉아서 갑사의 역사와 보물에 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 진해당은 특이하게 계룡공립보통학교를 개교(1919년 6월 17일)했던 곳이고, 학교는 그해 11월 1일에 계룡면 유평리 283로 이전했다고 합니다.
백 년보다도 훨씬 전이었으니 갑사는 지금보다 훨씬 계룡산 깊숙이 있는 사찰이었을 텐데 학교를 이곳에서 개교했다니 신기합니다.

▲ 갑사 진해당 마루에 앉아서 불교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듣는다.

▲ 갑사 진해당에서 바라보는 계룡산의 산세는 부처님의 옆얼굴을 보는 것같다.

▲ 계룡산 갑사 범종루
범종루와 별도로 있는 갑사 동종은 보물로 지정된 국가문화유산입니다.
조선 선조 17년(1584)에 왕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만든 종이라고 합니다.
원래 있던 종은 1582년 북방에서 여진족이 침범했을 때 무기를 만드는데 사용했기 때문에 2년 뒤 다시 만든 종이라고 합니다.
종의 표면에 있는 글에는 당시 갑사를 '갑사사'로 불렀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 계룡산 갑사의 보물, 갑사 동종

▲ 계룡산 갑사의 보물, 갑사 동종

▲ 계룡산 갑사 공우탑
보물은 아니지만 갑사에 있는 특이한 탑 중의 하나는 공우탑입니다.
말 그대로 '소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만든' 탑입니다.
오래전 갑사 중사자암을 지을 때 소가 많은 일을 하고 세상을 떠났는데 그 죽음을 안타깝게 생각한 스님들이 석탑 양식의 공우탑을 세웠고 이는 전국 유일한 석탑형 공우탑이라고 합니다.

▲ 계룡산 갑사 공우탑

▲ 계룡산 갑사 배롱나무
한여름부터 가을까지 100일 동안 꽃을 비우는 배롱나무입니다.
배롱나무는 수피를 벗고 반질반질한 나무 기둥이 특징 중 하나인데, 사찰에서 수행하는 분들도 세속을 벗고 수행에 정진하라는 의미를 담은 나무라고 합니다.

▲ 계룡산 갑사 대적전
원래 갑사의 대웅전이 있던 자리에는 현재 대적전이 있고 대적전 앞마당에는 아름다운 조각의 탑이 있습니다.
이 탑은 공주 갑사 승탑으로, 역시 보물로 지정된 국가문화유산입니다.
갑사 뒷산의 중사자암에 있던 것을 1917년에 이 자리로 옮겼다고 합니다.
승탑은 사리를 담은 작은 탑을 말하며 신라 말기~고려 초기에 많이 만들었습니다.
갑사 승탑은 고려 시대 승탑 중에서도 조각이 매우 섬세하고 뛰어나서 승탑 연구에 중요한 문화유산입니다.
대리석처럼 무른 돌도 아니고 단단한 화강암인데 조각이 섬세한 것으로 미루어 승탑 조각 장인의 수준을 엿볼 수 있습니다.

▲ 계룡산 갑사 대적전 앞에 있는 보물, 갑사 승탑

▲ 계룡산 갑사 대적전 앞에 있는 갑사 표지석
계곡물을 지나 숲속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면 높이 솟은 철기둥이 보입니다.
이것은 갑사 철당간지주로, 또한 보물로 지정된 국가문화유산입니다.
현존하는 당간지주 중 유일한 통일신라시대 문화유산으로 통일신라 중기의 양식이라고 합니다.
돌로 만든 당간지주 중간에 철로 만든 당간을 세웠는데 원래 28칸이었던 것이 고종 때 벼락을 맞아 4칸이 떨어져서 24칸(15m)이 됐음에도 현존하는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 계룡산 갑사의 보물, 철당간
갑사의 보물 중 남은 하나는 월인석보목판으로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유일한 판목이라고 합니다.
월인석보는 세조 5년(1459)에 월인천강지곡과 석보상절을 합해서 편찬한 불교대장경으로, 70여 년 전에 입수해서 갑사에서 소장하고 있습니다.
계수나무에 돋을새김으로 새겼는데, 15세기 당시의 한글과 말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서 국어 변천사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합니다.

▲ 계룡산 갑사의 보물, 월인석보 판목

▲ 계룡산 갑사 관음전 앞마당에서 보물체험
갑사 보물투어를 마치고 관음전 앞에서 문화유산 체험 '천강에 달이 떠오르다'에도 참여했습니다.
목판의 모형으로 직접 찍어보는 체험도 있었고, 당간지주 조립하기, 갑사 안내서를 전통 오침법으로 제본하기 등을 무료로 체험했습니다.
앞으로 남은 체험 날짜는 다음과 같습니다.
*천강에 달이 뜨니 만사가 절로로다-갑사 전통산사국가유산 활용사업
6.29 / 7.20 / 8.17 / 9.21 / 9.28 / 10.19 (일요일에 진행)

▲ 계룡산 갑사 관음전 앞마당에서 보물체험

▲ 계룡산 갑사 관음전 앞마당에서 보물체험
여름방학 때 아이들과 함께 계룡산 갑사를 방문할 때 위와 같이 체험이 가능한 날짜에 가신다면 다양한 문화유산활용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의보주 만들기만 체험비 3천원이고 다른 체험은 무료입니다.
계룡산 갑사는 보물 부자입니다.
볼 거리도 많고 역사 스토리도 다양하며 계룡산으로 가볍게 등산도 할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국가문화유산 활용사업 프로그램은 갑사 누리집에서도 확인할 수 있고, 전화문의는 041-857-8921로 하시면 됩니다.

▲ 계룡산 갑사 관음전 앞마당에서 보물체험
공주시 계룡산 갑사
○ 위치 : 충남 공주시 계룡면 갑사로 567-3
○ 관람시간 : 10시~18시 (입장마감 17:30)
○ 주차 및 관람요금 : 무료
○ 여의보주 만들기(유료 체험) 3,000원
○ 문의: 041-857-8921
* 취재(방문)일 : 2025년 6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