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한 산사에서의 하루
모두가 꿈꾸지만, 많은 이들이 막상 행동으로 옮기지 못 하는 일을, 잠시만이라도 누려 보기 위해 충남 서산에 위치한 개심사를 방문해 보았습니다.

개심사는 백제 의자왕 14년인 654년에 혜감국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집니다.
다른 사찰에 비해 크기가 그리 크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충남 4대 사찰 중의 하나로 꼽히는데요.
그 이유는 보물 제143호로 지정된 대웅전과 사찰을 중심으로 우거진 울창한 숲, 그리고 다른 곳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청벚꽃이 피기 때문입니다.

우선 개심사를 향해 가는 길은 그리 녹록하지 않습니다.
개심사 아래 공영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뒤 도보로 걸어가면 대략 15분 가량이 소요됩니다.
걸어가는 길이 평지가 아닌 언덕길이라, 평소 운동 부족이셨던 분들은 숨 좀 헐떡이며 걷게 돼요.

차로 올라갈 경우에는 차선이 하나밖에 없어, 능숙한 운전솜씨를 요합니다.
맞은 편에서 차가 올 때는 서로가 길을 비켜줘야 하는데, 갓길이 없는 길이 많아 후진으로 차를 빼줘야 하거든요.
평지라면 수월하겠지만, 오르막길이라 여의치 않습니다.

그러니, 운전에 자신 없다 하시는 분들은 공영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뒤 걸어서 산사까지 올라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개심사 입구 바로 앞에는 작은 연못 하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연못 위에는 흰 연꽃이 둥둥 떠 있고요.

처음에는 저 연꽃이 진짜가 아닐까 싶었는데, 시기적으로 지금 저렇게 화려한 연꽃이 필 수 없겠더라고요.
자세히 보니, 역시 모형 연꽃이었습니다.

사찰 앞에 이렇게 작은 연못과 모형 연꽃을 두는 이유는, 연못은 청정함과 깨달음의 세계를 상징하며, 연꽃 역시 청정과 깨달음, 그리고 극락세계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개심사(開心寺)라는 이름도, '마음을 열다'라는 뜻인데, 사찰 입구에서부터 수행의 마음가짐을 준비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해요.

그래서, 개심사를 찾는 이들로 하여금 이 연못과 연꽃을 지나 걸어 오게끔 길을 만들어 놓았는데요. 저 넓고 튼튼한 돌다리를 통해 사찰로 걸어가게끔 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연못을 지나면 다시 개심사로 올라가는 돌계단이 나타나고요. 돌계단을 오르면 드디어 보물 제143호로 지정되어 있다는 대웅보전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 보이는 건물이 바로 개심사 대웅보전입니다.

대웅보전은 조선 중기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는 목조 건물로,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아름다움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고 합니다.
대웅전의 기단은 백제 때의 것이고 건물은 조선 성종 6년(1475)에 산불로 소실된 것을 조선 성종 15년(1484)에 다시 중건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고 해요.

여기까지 걸어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다고, 대웅보전은 편히 앉아서 감상하시라고, 대웅전이 마주 보이는 곳에 기다란 의자를 가져다 놓았더라고요.
저기 의자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른 뒤, 이곳에 온 또 다른 목적인 청벚꽃을 찾아 다시 일어나 보았습니다.

청벚꽃 나무가 있는 위치는 명부전 건물 앞입니다. 명부전은 조금 전 소개해 드렸던 대웅보전을 바라보고 섰을 때 우측 방향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런데, 개심사 청벚꽃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가 봐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지, 이렇게 아예 나무에 '청벚꽃'이라고 이름표도 달아 놓았더라고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직 안 진 벚꽃이 남아 있을까 싶어 열심히 살펴보았지만, 아무리 봐도 벚꽃은 보이지 않더라고요. 저렇게 시든 꽃만 있고요.
내년에 다시 서산 여행을 올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는 지금보다 더 일찍 와서 청벚꽃을 감상해 보아야겠습니다.

이전에도 몇 번 충남 서산 여행을 온 적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여유를 갖고 조용히 산사를 즐겼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소음이 가득한 도심에서 지내다 조용한 산사에 오니 너무 좋더라고요.
여러분들도 도심의 소음에서 벗어나, 조용히 마음의 여유를 찾고 싶으시다면 서산 개심사를 한 번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크지 않은 사찰이라 더 여유로웠던 것 같아요.
'서산 개심사'
○ 위치 : 충남 서산시 운산면 개심사로 321-86
○ 입장료 : 무료
○ 주차장 - 있음, 무료
* 방문일자 - 2025년 5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