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상왕산 자락에 자리한 개심사는 내포문화숲길의 일부인 내포불교순례길 3코스에 해당하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이 사찰은 특히 봄이 되면 사찰 전체가 벚꽃으로 뒤덮이며, 연분홍빛의 겹벚꽃과 청아한 흰빛의 청벚꽃이 경내를 물들인다. 이곳은 국내에서도 드물게 청벚꽃이 군락을 이루는 장소로, 그 특별함 덕분에 많은 사진가와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2025년 4월 28일 오후, 나는 문수사 촬영을 마치고 곧바로 개심사로 이동했다. 같은 날 오후였지만, 개심사 경내는 이미 많은 방문객들로 활기를 띠고 있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벚꽃의 절정을 맞은 사찰 안팎은 연신 셔터 소리와 웃음소리로 가득했고, 봄날의 따뜻한 햇살이 사람들의 얼굴을 더욱 환하게 만들고 있었다. 드론 촬영을 준비하며 사찰 경내를 둘러보는 동안, 나는 벚꽃과 연등, 그리고 사람들의 움직임이 어우러진 그 장면들이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졌다.
경내로 들어서자 사찰의 고요함 속에 피어난 벚꽃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대웅전 앞을 비롯해 사찰 담장 주변, 산책로를 따라 흐드러진 겹벚꽃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앉은 봄의 카펫처럼 이어져 있었고, 그 사이사이에는 청벚꽃이 은은한 빛으로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걸린 오색연등은 바람결에 흔들리며 꽃잎과 함께 조용한 진동을 일으켰고, 그 풍경은 단순한 경관을 넘어 마음을 맑게 해주는 정적인 아름다움으로 다가왔다.
벚꽃 아래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추억을 남기느라 분주했다. 연인들은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고,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은 아이를 꽃길 가운데 세워 기념사진을 남겼다. 셀카봉을 든 이들도 있었고, 삼각대를 설치해 인물과 풍경을 함께 담으려는 사진가들도 보였다. 사람들의 움직임은 활기찼지만 경내의 고요함을 해치지 않았고, 오히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절묘한 균형 속에서 평화로운 봄날의 정취가 흘러나왔다.
이번 드론 촬영에서는 다양한 촬영 기법을 활용했다. 벚꽃길을 따라 부드럽게 직진하며 경내를 스치듯 지나가는 샷, 연등과 지붕을 감싸는 벚꽃을 위에서 부감으로 포착한 샷, 사찰을 중심으로 회전하며 전경을 보여주는 POI 기법 등은 모두 입체적인 구성을 가능하게 했다. 이 영상은 단순한 관광 소개 영상이 아니라, 개심사라는 공간이 담고 있는 봄의 서정과 고요한 정서를 담아내는 데 목적을 두었다.
하늘에서 바라본 개심사의 봄은 과하지 않았다. 사찰의 담장과 기와지붕, 나무 아래 드리운 꽃그늘, 그리고 그 사이를 거니는 사람들의 움직임은 조용하고도 단단한 아름다움을 전해주었다. 드론 카메라는 이 장면들을 천천히, 그리고 경건하게 따라갔다. 프레임 속에는 꽃잎만이 아니라 그 안에서 스쳐가는 사람들의 미소, 아이를 안고 걷는 아버지의 뒷모습, 손을 꼭 잡은 중년 부부의 조용한 대화도 담겨 있었다.
‘마음을 연다’는 뜻을 지닌 개심사. 그 이름처럼, 이곳의 봄은 닫혀 있던 마음을 천천히 열어주는 힘이 있었다. 경내를 걷다 보면 자연스레 발걸음이 느려지고, 벚꽃 아래에서 하늘을 올려다보게 된다. 사람들은 각자의 속도로 사찰을 둘러보고, 꽃을 바라보고, 연등에 담긴 소망을 마음속에 새긴다. 그 모든 순간이 모여, 하나의 따뜻한 기억으로 남는다.
짧은 방문이었지만 그 여운은 길었다. 봄의 절정 속에서 만난 개심사의 풍경은 단지 아름다움을 넘어서, 우리의 마음을 정화시키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주는 시간이 되었다. 자연과 사람, 전통과 계절이 한자리에 어우러진 이곳에서의 하루는 누구에게나 잔잔한 위로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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