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7일 흐린 날씨 속에서도 서천군 한산면에서 열린 제7회 한산소곡주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아침부터 하늘이 잔뜩 흐려서 걱정했지만 다행히 비는 많이 내리지 않았어요. 한산전통시장 근처 공터에서 진행된 축제장에 도착하니 전통의 향기와 함께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가득했습니다.


한산소곡주 축제는 매년 전통주 소곡주와 함께 서천 지역의 전통과 매력을 알리는 자리입니다. 올해 축제장에서는 한산읍내 부녀회에서 직접 준비한 해물파전(5,000원), 김밥(3,000원), 육개장(9,000원) 등 푸짐한 식사가 저렴한 가격에 제공되어, 축제 관람객들이 부담 없이 전통 먹거리를 즐길 수 있었죠. 푸드트럭들도 자리해 소고기초밥, 핫도그, 치킨 등 간편한 먹거리들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축제의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했지만, 아쉬운 점은 무료 체험보다 비용을 지불하고 참여해야 하는 공예 프로그램들이 더 많았다는 점이에요. 공예 체험은 어린아이부터 어른들까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캔들만들기, 부채만들기, 양말목공예 등 다양한 활동들이 있어 선택의 폭이 넓었으며 그 밖에 한산지역의 특산품인 모시로 만든 소품들도 많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축제장에서 시간을 보낸 뒤 가까운 한산읍성도 함께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한산읍성은 고려 중기, 왜구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해 쌓은 성으로, 고을 백성들의 안전을 위한 방패 역할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당시 한산읍성은 둘레가 약 1,233미터, 높이 3미터에 달하는 견고한 돌성으로, 성 안에는 도랑과 4곳의 우물이 있어 생활을 위한 중요한 자원을 갖추고 있었다고 해요.

오늘날에도 한산읍성의 원형이 비교적 잘 남아있어 역사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성의 평면은 서벽이 동벽보다 긴 사다리꼴 형태인데, 서쪽과 북쪽의 성벽은 돌로 쌓였고 남벽은 흙, 동벽은 흙과 돌을 섞어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남벽 일부가 도로 개설로 잘리긴 했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서천의 옛 흔적을 더듬으며 역사 산책을 즐기기에 충분했답니다.


옛날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한산읍성이 지닌 역사적 깊이와 그 속에서 피어난 한산 소곡주의 전통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게 느껴지더라구요. 무엇보다 언덕 중간에 자리잡은 큰 나무가 참 멋있어서 한참을 바라보았네요.


하지만 축제의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행사장 주변 주차 공간이 부족해 방문객들이 혼잡을 겪었고, 홍보가 조금 더 활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네이버 등에서 축제 정보를 확인해 보니 작년 정보가 여전히 남아있어, 업데이트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다만 이런 작은 불편을 상쇄할 만큼 행사 자체는 알차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가득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발전할 여지가 많아 보였습니다.
내년에는 주변 관광지 한산모시관, 한산읍성과 함께 더 불어 조금 더 알찬 축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 제7회 한산소곡주 축제
○ 기간: 2024년 10월 26일 ~ 10월 27일 (행사종료)
○ 장소: 서천군 한산면 지현리 한산시장 일원
○ 추천 코스: 한산소곡주 축제 → 한산읍성 역사 산책
* 취재일 : 2024.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