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공주 마곡사
초록빛 자연과 오랜 역사가 켜켜이 쌓인 공간, 공주 마곡사로 향하는 길은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이번에는 대전 충청 역사문학 탐방 모임원들과 함께 마곡사를 걷고 왔습니다.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혹은 지친 일상에 쉼표가 필요한 분들이라면 꼭 한 번쯤 찾아가 보시길 권하고 싶은 마곡사 답사기를 전해드립니다.

▲ 마곡사 가는 길
마곡사는 주차 방법이 두 가지입니다.
① 무료 공영주차장 이용 (추천)
마곡사 입구 식당가에 있는 무료 공영주차장에 주차한 뒤 약 20분 정도 걸어가는 방법입니다.
② 유료주차장 이용
마곡사 바로 앞까지 차량으로 올라가면 유료주차장이 있습니다.
주차요금은 4,000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무료주차장을 추천합니다.

▲ 주차장
날씨가 너무 덥거나 다리가 불편하시다면 위쪽까지 차를 타고 가시는 것이 좋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무료 주차장에 차를 두고 걸어 올라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인도와 차도가 잘 분리된 산책 데크길을 걷다 보면, 우거진 나무 그늘 아래로 맑은 계곡 물소리와 산새 소리가 기분 좋게 귓가를 맴돕니다.
중간중간 걸려 있는 예쁜 풍등과 법구경의 좋은 글귀들을 읽으며 걷는 그 시간 자체가 훌륭한 힐링이 되거든요.

▲ 유네스코 세계유산 기념비 앞 단체사진
입구에 다다르면 엄청나게 큰 대형 비석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유네스코 세계유산'.
기념사진부터 먼저 찍고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산사? 산지승원? 정확히 무슨 뜻일까?'
'산사(山寺)'는 말 그대로 산속에 자리한 절을 의미하고, 산지승원(山地僧園)은 스님들이 수행하며 생활하고 신도들이 함께 수행문화를 이어가는 공동체 공간을 말합니다.

▲ 유네스코 세계유산 기념비석
이 길고 묵직한 이름표가 무슨 의미인지 자세히 알아보니, 단순히 오래된 절을 넘어 깊은 뜻이 담겨 있었습니다.
조선시대의 엄격한 숭유억불 정책 속에서 도심의 사찰들이 강제로 사라질 때도 굳건히 살아남아, 오늘날까지 승려와 일반 신자들의 신앙, 수행, 일상생활이 단절 없이 이어져 온 '살아있는 종합 불교 승원'이라는 의미였습니다.
마곡사를 비롯해 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법주사, 선암사, 대흥사 총 7개 사찰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그 오랜 시간의 깊이를 알고 나니 발걸음이 한결 경건해졌습니다.

▲ 마곡사 돌담
본격적으로 경내에 들어서기 전, 예쁜 연등과 돌담이 어우러진 풍경 한편에 무심하게 세워진 귀여운 오토바이 한 대가 눈에 띄었습니다.
천년 고찰의 고즈넉함 속에 툭 놓인 일상의 흔적이 묘하게 이질적이면서도 재미있어 기분 좋게 카메라에 담아보았습니다.
평일 오전인데도 가족, 친구, 단체 여행객들이 많았습니다.
입구부터 푸른 숲과 알록달록 연등이 어우러진 풍경은 벌써부터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듭니다.
'오늘 사진 많이 찍겠구나.'
예감이 딱 들었습니다.

▲ 마곡사
길을 따라가면 가장 먼저 두 개의 웅장한 문을 만나게 됩니다.
마곡사에는 가장 먼저 해탈문이 나옵니다. 해탈문은 마곡사의 정문으로, 이 문을 지나면 속세를 벗어나 불교의 세계로 들어가며 해탈을 다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문 하나를 지나는 것뿐인데도 괜히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해탈문을 지나면 국가보물인 천왕문이 나옵니다.
이곳에는 사천왕이 모셔져 있습니다.
칼을 쥔 지국천왕(동), 삼지창과 보탑을 든 광목천왕(서), 용과 여의주를 쥔 증장천왕(남), 미소를 띠며 비파를 켜는 다문천왕(북)의 역동적인 모습 앞에서 우리 탐방 모임 원들도 꼼꼼히 설명을 읽으며 학구적인 감상 시간을 가졌습니다.

▲ 극락교
두 문을 지나면 남원(수행 공간)과 북원(예불 공간)을 잇는 극락교가 나옵니다.
다리 위를 수놓은 다채로운 연등과 자연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야말로 예술입니다.
다리 아래 소원 동전을 던지는 사람들의 정겨운 모습까지, 모든 순간이 카메라 앵글 속에 아름답게 담겼습니다.

▲ 오층석탑
극락교를 건너 북원에 들어서면 범종과 북이 있는 범종루를 지나 오층석탑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고려 말 원나라 라마교의 영향을 받아 세워진 보물 제799호.
화재로 일부 훼손되었지만 지금도 고려시대 석탑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뒤로 보이는 대광보전에서는 지금도 많은 불자들이 조용히 기도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관광지가 아니라 지금도 살아있는 수행 공간이라는 것이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 마곡사 내 계곡
경내 왼편으로는 백범 김구 선생님의 삭발터와 명상길이 이어져 있습니다.
우거진 숲과 다리,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복잡했던 마음을 비워내는 시간은 종교를 떠나 깊은 치유를 선사합니다.
여름날 피서 여행 삼아 맑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풍경을 즐기기에도 더없이 좋아 보였습니다.

▲ 마곡사 내 식사공간
이번 탐방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절밥'이었습니다. 원래는 주차장으로 내려가 식당가에서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으나, 문화관광 해설을 듣던 중 해설사 선생님께서 "절에서 5,000원에 점심을 먹을 수 있다"는 꿀팁을 주셨습니다.
주의할 점은 오직 현금만 가능하며, 계좌이체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행히 일행 중 한 분이 5만 원권 현금을 챙겨오신 덕분에 우리 모임 모두가 말로만 듣던 절밥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 식사장면
배식은 뷔페식으로 각자 먹을 만큼 덜어 먹는 시스템이었습니다.
반찬과 국 모두 간이 싱거운 편이고 기름을 거의 쓰지 않아 몸이 맑아지는 듯한 건강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시원한 수박과 쫄깃한 인절미까지 곁들여져 아주 훌륭한 만찬이었습니다.
다 먹고 난 뒤 각자 본인 그릇을 직접 설거지해야 하는데, 세제를 전혀 쓰지 않고 물로만 씻어내는 점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깊이 있는 문화관광 해설, 곳곳에 피어난 아름다운 꽃들, 천년의 역사가 스며든 목조건축물, 그리고 몸과 마음을 정화해 준 5천 원의 든든한 절밥까지.
단순히 구경하는 여행을 넘어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읽어낸 잊지 못할 하루였습니다.
이번 주말, 시원한 계곡물 소리와 함께 마음의 여유를 찾고 싶으시다면 공주 마곡사로 훌쩍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마곡사
○ 위치: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마곡사로 966
* 취재(방문)일자: 26.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