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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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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은산면 장벌리의 거대한 소원지 동화를 태우는 날

향토 유적 63호인 은산면 장벌리의 정월대보름 동화제

2024.02.25(일) 22:54:45충화댁(och0290@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부여 은산면 장벌리의 거대한 소원지 동화를 태우는 날 사진

부여군 은산면 장벌리에서는 정월대보름을 맞이하여 동화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장벌리 동화제는 부여군 향토유적 제63호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유래가 깊습니다. 동화는 땔나무를 동아줄로 묶어 하늘을 향해 세운 나무 더미로 정월대보름에 마을 사람들과 태우며 한해의 풍년과 무사 안녕을 기원합니다.

부여 은산면 장벌리의 거대한 소원지 동화를 태우는 날 사진

부여 은산면 장벌리의 거대한 소원지 동화를 태우는 날 사진

장벌리에는 정월대보름 동화제뿐만 아니라 탑제도 유명합니다. 

부여 은산면 장벌리의 거대한 소원지 동화를 태우는 날 사진

장벌리 마을 사람들이 집집마다 한단씩 가져온 땔나무로 동화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노동집약적인 농경사회에서는 마을 공동체의 협동심이 필요합니다. 특별한 날에 지내는 제례의식과 놀이는 공동체의 결속력을 다지기 좋은 행사입니다.
장벌리에서는 특히 한 가구당 한짐씩 동화를 만들 나뭇짐을 내서 준비합니다. 
옛날부터 장벌리 사람들은 나뭇짐이 풍성해야 그해 운수가 좋다고 서로 다투어 많이 내려고 애를 썼다고 합니다. 동화를 묶는 동아줄은 홀수가 되도록 묶어서 세워야 한다고 합니다.

부여 은산면 장벌리의 거대한 소원지 동화를 태우는 날 사진

대낮부터 장벌리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거대한 동화에 드디어 불이 붙었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동화 위에
정월대보름 둥근달이 떠올랐으면 좋으련만 오늘은 비가 와서 그런 풍경까지는 볼수가 없었습니다.
동쪽에서 달이 서서히 떠오르면 동화에 불을 붙이고 잔을 한 잔 올립니다. 장벌리 풍물단에서 풍물을 치며 동화 주위를 빙빙돌며 정월대보름 잔치의 막을 열기 시작합니다.

부여 은산면 장벌리의 거대한 소원지 동화를 태우는 날 사진

마을 사람들이 정성껏 마련한 제물들이 차려지고 있습니다. 
장벌리 동화제 추진위원들이 의관을 갖추고 돼지머리와 떡, 과일 등의 제물을 진설하고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 모두 건강하고 올해도 풍년이 들기를 바라는 주민들의 염원을 담아 제관들이 축문을 읽고
절을 하는 의식을 진행합니다.

부여 은산면 장벌리의 거대한 소원지 동화를 태우는 날 사진

봄비가 촉촉하게 내려서 동화가 잘 타지 않을 것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마을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동화의 불길이 타다닥 소리를 내며 아름다운 색깔로 타들어 갑니다. 
"어르신들이 동화불이 마을 바깥으로 넘어져야 재수가 있다고들 했슈. 그려서 마을 청년들이 동화불이 타는 모양을 보며 대기하고 있다가 마을 바깥쪽으로 넘어지도록 살짝 밀기도 했슈."
며칠 전부터 정월대보름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바빴던 최순봉 장벌리 이장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여 은산면 장벌리의 거대한 소원지 동화를 태우는 날 사진

불은 소멸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합니다. 
장벌리에서는 동화불이 타는 것이 보아야 액운을 물리칠 수 있다는 속설이 있어서 마을 사람들이 거의 동화불 근처로 모여듭니다. 불꽃이 소리를 내며 하늘로 타오르다가 땅으로 스러지는 모습을 보며 옛날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동화불이 잘 타오를 수록 한해의 액운이 모두 물러가고 새로운 기운이 생성해 마을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으로 미치게 됩니다. 
모든 의식이 끝나고 다시 풍물이 시작되면 구경꾼들과 마을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흥겨운 시간이 이어집니다. 

부여 은산면 장벌리의 거대한 소원지 동화를 태우는 날 사진

동화불이 서서히 땅으로 내려오고 마을 사람들의 흥도 절정이 이릅니다. 
동화를 준비하는 동안 마을 사람들은 서로 협력하며 성취감도 생기고 자존감도 높아질 뿐만 아니라 동화불이 타오르며 액운이 소멸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한해를 잘 살아낼 용기가 생기게 됩니다. 사람들이 모이면 해내지 못하고 이루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부여 은산면 장벌리의 거대한 소원지 동화를 태우는 날 사진

부여 은산면 장벌리의 거대한 소원지 동화를 태우는 날 사진

제물로 올렸던 떡과 머릿 고기는 그 자리에서 구경하는 사람들과 마을 사람들과 나누어 먹으며 올 한해 재수가 있고 풍년 들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서로 주고 받습니다.

부여 은산면 장벌리의 거대한 소원지 동화를 태우는 날 사진

은산 장벌리 동화는 신목,탑, 장승, 솟대, 선돌 등의 눈에 보이는 대상 신이 없는 대신 정월대보름에 거대하고 높이 세우는 것으로 마을 사람들의 자존감과 높이고 소원을 비는 대상입니다. 

마을이 점점 사라지고 인구 소멸 위기에도 공동체 의식이 살아있어 해마다 동화제를 지내는 장벌리 사람들의 의식에 박수를 보냅니다. 장벌리에서 돌아오는 길은 봄꽃의 개화를 재촉하는 봄비가 기분좋게 내리고 있습니다.


장벌리 동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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