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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늦가을 숲길 탐방 : 용봉산 내포사색길

2023.11.14(화) 03:04:01경명(jsh_letter@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정신없이 바쁜 일정을 마친 후 한숨 돌리고 나니, 그동안 쌓여온 것을 다 비워내고 싶어 집니다. 그리고 올해 들어 제대로 챙기지 못한 가을 숲길 풍경이 그리워집니다.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추운 날씨를 겪고 보니 더 늦기 전에 늦가을 숲길 이야기를 챙겨야 되겠다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렇게 충남 늦가을 숲길 이야기를 만나러 용봉산 내포사색길을 향해 길을 나섭니다. 그러고 보니 이맘때 용봉산 내포사색길을 걷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눈 앞에 보이는 용봉산을 바라보면서 11월 늦가을 내포사색길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12▲ 늦가을 내포사색길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만난 용봉산 모습 


아직 가을풍경이 많이 남아 있겠지 기대하면서 머릿속으로 울긋불긋 화려한 숲길을 떠올렸는데, 오늘 만난 내포사색길은 서서히 겨울이 가까워지고 있는 듯한 그런 모습입니다. 그렇게 가을과 겨울 사이 어딘가에 놓여있는 탐방로 주변 풍경을 바라보며 계절이 서서히 바뀌어가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탐방로를 걷는 도중에 우리 토종 야생비둘기 중 하나인 멧비둘기를 만납니다. 날아갈 생각도 없이 제 앞길을 가로막은 채 휴식을 취하고 있는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이 친구 사색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듭니다. 그렇게 저도 발걸음을 멈추고 멧비둘기와 같이 늪가을 숲 한복판에서 휴식을 취해봅니다. 

충남 늦가을 숲길 탐방 : 용봉산 내포사색길 사진


12▲ 늦가을 내포사색길 탐방로 풍경 


보통 10월 숲길을 다채로운 가을 이야기로 풍성한데, 11월 중순을 막 넘어 겨울을 향해 달려가는 내포사색길은 상대적으로 조용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곳에 아무런 가을 이야기도 남아 있지 않은 건 아닙니다. 이 길에 만날 수 있는 수많은 곤충 친구들은 모두 자취를 감추어버렸지만, 이따금 눈에 띄는 산국 덕분에 아직 가을이 우리 곁에 머물러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나뭇가지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가을 열매 덕분에 무채색으로 변해가는 숲길 한가운데에서 막바지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충남 늦가을 숲길 탐방 : 용봉산 내포사색길 사진


충남 늦가을 숲길 탐방 : 용봉산 내포사색길 사진


12▲ 내포사색길에 드문드문 남아있는 마지막 가을 이야기


계절이 겨울로 넘어가고 있는 식물 친구들과 달리 조류 친구들은 아직 가을에 머물러 있습니다. 우리나라 토종 텃새 친구들 모습만 보일 뿐, 아직 겨울철새 친구들 모습은 안 보입니다. 내포사색길을 걷다 보면 군데군데 여러 조류 친구들이 한데 모여 활발히 활동하는 지점이 있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그곳에서 박새, 쇠박새, 곤줄박이와 같은 산새 친구를 만나는 시간을 즐깁니다. 여전히 경계심이 많아 재빠르게 움직이는 탓에 제대로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늦가을 숲에 쉴 새 없이 울려 퍼지는 새소리를 감상하면서 나무와 하늘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충남 늦가을 숲길 탐방 : 용봉산 내포사색길 사진


산새 친구를 만나며 만난 늦가을 내포사색길 ▲ 산새 친구를 만나며 걷는 늦가을 내포사색길


용봉사를 향해 내포사색길을 걷다 보면 내포신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탁 트인 공간이 나타납니다. 매번 이곳에 도착하면 저 멀리 보이는 내포신도시 모습을 바라보곤 하는데, 오랜만에 이곳에 와서 보니 도시화 속도가 엄청나게 빨리 진행되고 있음을 새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미 거대한 빌딩숲이 만들어졌고, 그 옆에는 또 다른 빌딩숲이 만들어지는 중입니다. 이곳에 올 때마다 느껴지는, 시간 흐름에 따라 빠르게 변하는 용봉산 주변 일대 공간을 목도합니다. 생각보다 빠르게 도시화되면서 급격하게 바뀌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풍경이 지워져 가는 현실에 대한 왠지 모를 아쉬움도 느껴지는 동시에 뭐라 표현하기 힘든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에 잠겨봅니다. 

3▲ 용봉산 내포사색길에서 만날 수 있는 내포신도시 개발 이야기


이런저런 늦가을 내포사색길 이야기를 감상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내포사색길 종점 구간에 다다릅니다. 이곳에 오니 위쪽 산책로에서는 느끼지 못한 가을 정취가 상대적으로 많이 남아 있습니다. 위에서 만나지 못한 나비가 이곳에선 아직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울긋불긋 진한 단풍 풍경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산책로 주변에 여전히 만개해 있는 쑥부쟁이 풍경도 반갑고 또 반가운 가을숲 이야기입니다.  

충남 늦가을 숲길 탐방 : 용봉산 내포사색길 사진


충남 늦가을 숲길 탐방 : 용봉산 내포사색길 사진


2▲ 내포사색길 용봉사 종점 구간에서 만난 가을 이야기 


오늘 만난 여러 이야기 중에서 가장 하이라이트이자 주인공 격인 친구는 바로 고욤나무입니다. 이곳을 여러 해 지나치면서도 이곳에 고욤나무가 있는 건 이번에 처음 알게 된 반가운 순간입니다. 가을철에 만나는 
고욤나무는 얼핏 보면 흔한 감나무로 오해하고 그냥 쉽게 지나치기 쉽습니다. 고욤나무에 달린 열매는 마치 감처럼 생겼습니다. 하지만 감보다 훨씬 크기가 작고, 늦가을을 지나면서 감처럼 생긴 열매가 흑자색으로 완전히 변하는 특징으로 감과 구분할 수 있습니다. 

고욤나무 열매가 우리에게 더 특별한 이유는 바로 고욤나무가 감나무 엄마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식물도감을 읽으면서 배운 내용인데, 감나무를 처음 키울 때 고욤나무를 밑나무로 하고 그 위에 감나무 가지를 잘라다 접붙이기로 대를 잇는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맛있게 먹는 감은  감나무 대목역학을 하면서 대리모 역할을 수행하는 고욤나무 희생 위에서 만들어집니다. 처음에는 고욤나무가 그저 그런 나무 중 하나인 줄로만 알았다가 이 사실을 배운 이후로는 늘 고욤나무가 더 특별하고 고마운 존재로 느껴졌답니다. 

내포사색길에서 만난 고욤나무 이야기 ▲ 내포사색길에서 만난 고욤나무 이야기

모처럼 만난 늦가을 내포사색길 이야기에 푹 빠져 금방 용봉산과 이별을 하기 싫어집니다. 그래서 바로 떠나는 대신, 용봉산 내포사색길 초입 주변 풍경을 감상하면서 어슬렁어슬렁 거리는 시간을 더 가져 봅니다.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준비해 간 커피 한잔을 마시는 여유도 즐깁니다. 계절감각을 잊어버린 채 홀로 펴 있는 철쭉꽃을 보면서 추위가 오기 전 유난히 따뜻했던 이상했던 지난 가을날씨를 떠올리기도 했고, 이 나무 저 나무를 훌쩍훌쩍 뛰어다니는 청설모를 보면서 이 친구가 보여주는 나무 타기 서커스를 감상하는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그렇게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늦가을 내포사색길 이야기를 갈무리합니다. 

충남 늦가을 숲길 탐방 : 용봉산 내포사색길 사진


늦가울 용봉산 내포사색길 이야기를 갈무리 하는 순간들▲ 늦가울 용봉산 내포사색길 이야기를 갈무리 하는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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