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마곡사는 봄이 가장 아름답다하여 봄은 마곡사, 가을은 갑사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마곡사의 봄이 아름답다고는 하나 가을 또한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다. 이제 단풍이 하나 두울 물들어가고 있는 마곡사는 가을정취를 느끼기에 제격인 곳이다.
 

 
천년의 고찰 마곡사.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된 마곡사는 다수의 문화재를 보유한 유서 깊은 명찰이자 수려한 산세와 어우러진 경승지로 2018년에 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법주사, 선암사, 대흥사 등과 함께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시원한 가을 바람과 더불어 나무 사이로 비쳐지는 따스한 가을 햇살을 받으며 잘 만들어진 산책길을 걷고 있자면 절로 힐링이 된다. 또한 마른 낙엽을 밟는 바스락 거리는 소리와 흐르는 물소리가 귀에 기분 좋게 닿는다.







경내로 들어서면 첫 번째로 마주하는 문은 바로 해탈문이다. 해탈문은 마곡사의 정문으로서 이 문을 지나면 속세를 벗어나 불교 세계를 들어가게 되며 해탈을 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하여 해탈문이라 한다.

해탈문을 이어 두 번째 대문으로 천왕문은 조선 후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건물 안쪽에는 동서남북의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신인 사천왕상이 안치되어 있다. 사천왕은 천상계의 가장 낮은 곳인 사천왕천의 동서남북 네 지역을 관할하는 신적 존재로 부처님이 계신다는 수미산의 중턱 사방을 지키면서 인간들이 불도를 따라 사는지 살피어 그들을 올바르게 인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평일 오후의 시간이라 사람들이 붐비지 않고 눈길 닿는 곳마다 구절초와 노오랗게 변한 은행나무와 이제 빨갛게 변할 준비를 하고 있는 단풍나무를 보고 있으니 아름다운 가을이라는 계절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극락교라는 작은 다리를 건너면 마곡사의 중심 법당 대광보전과 오층석탑이 보인다.1788년 중창된 대광보전은 보물 제80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임진왜란으로 불타 없어진 것을 정조 9년에 다시 지었으며 건축기법이 독특하여 조선후기 건축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고 한다.
 


대광보전 옆으로 백범당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이 백범당을 말하자면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1896년 명성황후가 시해 된 날, 백범 선생은 명성황후의 시해 한 원수를 갚기 위해 일본군 중위를 처단하여 인천교도소에 투옥되었다. 사형수로 복역 중 3월 탈옥하여 1898년 마곡사에서 은거하게 되었다. 원종이라는 법명으로 잠시 출가 수도하였던 곳으로 의미 있는 곳이다.


▲ 김구선생 은거 기념식수

김구선생은 3년 동안 이 절에서 사미로 일했는데 그때의 상황이 [백범일지]에 기록되어 있다. 사람보다 더 오래 살아남아 사람의 뜻을 널리 전해 달라는 마음으로 심은 향나무가 바로 이것이다.

“영원히 잊지 않는다는 기념으로 무궁화 한 그루와 향나무 한 그루를 심고 마곡사를 떠났다.”
[백범일지] 하권에서

조국 해방을 위해 싸워온 그가 ‘영원히 잊지 않는다.’고 한 그것은 광복 후 민족의 무궁한 번영과 평화이었을 것이다.













뜨거웠던 한여름의 태양이 물러가듯 각자의 걱정과 근심거리도 훌훌 털어버리고 형형색색 화려한 옷을 갈아입는 가을을 소소히, 어디에서든 누리기를. 바쁜 일상에 쉼이라는 작은 공간을 내어 줄 수 있기를. 온갖 생각들로 가득 찬 머릿속을 잠시 시원한 가을바람으로 환기 시켜주기를.
 
 
마곡사
충남 공주시 사곡면 마곡사로 966
Tel. 041-841-6220~3
템플스테이. 041-841-6226